리뷰[Review]/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 리뷰

시북(허지수) 2016. 5. 21. 02:19

 

 현대사회가 되면서 자신에 대한 방어를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것과 같은 의미에서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기. 그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 이 책을 펼쳐듭니다. 예컨대 맹자의 이러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마음을 살펴, 그 성을 기르는 것이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 나의 본성을 기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옛 선인들이 바둑, 검술, 차와 술, 심지어 꽃을 기르는 일들을 정취 가득한 생활 예술로 여기거나 운치 넘치는 양생의 과정으로 여겼다는 말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생활 취미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거나 하는 기쁨이 나에게는 양생과도 같습니다. 책 읽기도 일종의 커다란 양생인데, 고백하자면 바쁘다는 핑계로 우선순위에서 밀릴 때가 많네요. 하하. 바둑 한 판이 아무리 길어도 개의치 않고, 의지력과 인내심을 기른다니! 와우. 정신을 수양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옛 사람들에게 우리는 오히려 배울 게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p.47)

 

 저자 : 팡차오후이 / 역자 : 박찬철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4년 02월 28일 / 가격 : 15,000원 / 페이지 : 324쪽

 

 

 문제는 어디에서 일어나느냐? 저자는 마음가짐을 고쳐먹어야 할 것을 강권하고 있습니다. "툭 까놓고 말하면 이는 느긋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생활을 향유할 마음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생을 추구한다면, 일상을 향유하기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나는 시인의 시구를 떠올립니다. "평범한 날의 소박한 결실."

 

 그러므로, 우리의 하루 하루가 설령 평범하게 보낼지라도, 그 하루 속에서 발전해 나가며, 결실을 얻을 수 있음을 재차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 걸음씩 천천히 전진하기! 저의 목표는 늘 한결 같았네요. 실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 위안이 되는 구절이 있습니다. 맹자의 양심(養心) 구절에 대한 대한 저자의 해석입니다.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날마다 조금씩 조정해서 점차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양(養)이 필요한 것이고,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나무 한 그루, 혹은 분재 한 그루로 여기고 키우고 기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맹자의 표현을 가져온다면, 마음을 수양하는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라는 것! 따라서 우리가 건강하지 않은 욕망을 감소시킬 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멋지고 건강해 질 것입니다.

 

 마음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 저는 조울증으로 장애판정을 받으신 어머니를 곁에 두면서 매우 뼈아프게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이 한 번 상처 입고 무너져 버리면, 회복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우리가 버텨내고 견뎌내는 마음의 힘이 있다면, 세상의 어떤 고난을 만날지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헤쳐나갈 수 있도록, 또한 포기하지 않도록, 끝내 노력할 수 있으리라 감히 또 생각합니다.

 

 맹자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뛰어난지의 여부가 평소에 자아를 수양한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봤습니다. 간단히 말해 행위에 호연지기가 드러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빈천불능이 같은 말이 참 좋았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지조를 꺽지 않는다. 부귀불능음 부귀영화도 음란하게 하지 못한다 라는 말들, 인간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찬사는 오늘날의 인간상에 비해서도 훨신 더 품위있게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p.59)

 

 따라서 호연지기에 대해서도 이렇게 접근합니다.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강직하고 정직하며, 아첨하지 않을 때 높은 경지와 수준을 체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므로 평소 생활상을 되돌아 보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여기서부터 부끄러운 고백인데요, 이 점에서 저는 낙제점이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매번 말하면서, 매일 컴퓨터에 앉지 않는 비겁한 행위를 해왔습니다. 읽어야 할 책이 두껍다는 이유(당연히 핑계)로 누워서 의미 없이 시간 보내는 일에 사사롭게 만족해 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호연지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무척 뼈아프게 느껴졌습니다. 맹자의 글은 자기 반성이 중요한데, 저는 편안함에 안주하며 반성없는 생활에 안주해 버렸던 셈입니다. 물론 우리가 어떻게 성인군자처럼 늘 살 수 있겠습니까만은,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루를 충실하게 보냈어야 했습니다.

 

 논어 학이에 나오는, 매일 나 자신을 돌아본다. 이런 말처럼, 아무리 바쁜 생활 속에서도 짬을 내어 자신을 반성하고 점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순간 다이어리에 무엇 하나 아무것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면서, 비겁해져가는 나 자신을 또렷하게 바라봅니다. 다시 빼곡하게 아이디어와 메모로 가득차 있는 모습으로 각성해야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자신을 회초리로 일깨워 갈 때에, 우리는 잘못되고 어리석은 길 대신에, 자신에게로 향해있는 바른 꿈을 찾아 나서는 여행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말들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아파 신음할 때마다 항상 고통 받는 바를 스스로 한스럽게 여겨 기록했다. (p.89)" 때로는 병약함이 우리에게 스스로를 반성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자기반성도 습관이 된다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더 나은 길로 안내하는 게 아닐까 또한 확신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쓸데없이 장문을 쓰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20대 시절 매우 혼란스러운 일기들로 도배를 하다 싶이 했고, 오히려 30대가 되어서야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지고, 말하는 대로, 써가는 대로 이루어져 감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내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확신으로 스스로를 채워가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나누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 그런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 저의 삶이라 하겠습니다. 가난한 선비 같다고 주변에서 놀려도 저는 그런 삶이 어쩐지 마음에 듭니다.

 

 글을 마칩니다. 힘든 시기에 이런 구절을 잊지 맙시다. 한 걸음 물러서서 드넓은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자. (p.97) 소설 어린 왕자에 보면 하늘의 별 하나, 거기에 피어있다는 장미 한 송이로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달아가는 왕자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중한 작은 것 하나로 말미암아 우리 인생이 풍요롭게 피어날 수 있기를, 그렇게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이기를, 저는 두 손 꼭 모아 바랍니다. / 2016. 05. 2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