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리뷰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는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정말 잘 만든 액션 영화입니다. 특히 매력넘치는 세계관이 일품인데, 누가 정의이며, 무엇이 올바름인지 생각해 보기에도 너무 좋습니다. 3부작 영화의 1편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젠가 나올 후속작도 참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븐 역의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리뷰는 이렇듯 사심이 담겨 있습니다 :) 인상적인 인물들 위주로, 차분하게 그들의 생각과 선택을 살펴보면 재밌겠지요. 우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주연 에릭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영화는 에릭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생생하게 시작됩니다. 영화의 단골 악당인 나치는, 이번에도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 만행을 보여주는데, 비정한 태도로, 에릭의 마음을 파괴해 버립니다..

플라이트 (Flight, 2012) 리뷰

덴젤 워싱턴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영화 플라이트는, 시작부터 재밌는 대사가 나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이) 비디오게임 같지 않은가? 라고 부기장에게 농담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이 대사는 80년대, 90년대에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대쯤 와서는 비디오게임이, 현실과 근접한 수준까지 성장했고, GTA같은 작품하나 만드는데 엄청난 돈이 투자되기도 합니다. 자동차 게임을 신나게 하고 있으면, 놀랄 만큼 상쾌하고, 축구 게임을 보고 있으면, 실제 축구 경기를 보는 듯한 깨끗한 화면과 동작들에 종종 놀랍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진 셈입니다. 주인공 휘태커 기장의 삶이 지금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 그는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환상 속에 살고 있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 1994) 리뷰

베토벤과 음악을 다루고 있는 명작 영화, 불멸의 연인을 살펴볼까 합니다. 베토벤의 인생을 그려내고 있는, 전기 형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스터리를 좇아나가는 전개감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베토벤이 정말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라면, 당연히 음악이겠지! 라는 저의 허접한(!) 추리력도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베토벤의 감각적인 클래식 음악들을 사랑한다면, 이 영화, 한 번쯤 시간내서 본다면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경음악들은, 런던 교향악단이 직접 연주를 다루었기 때문에, 눈만 아니라, 귀까지 즐거울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물론 음악을 사랑하고, 악기를 좋아하지만, 재능은 영 꽝입니다. 베토벤 같이 존경받는 대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영감을 얻으며, 무엇을 생각했기에 위대한 유산들을 남길 수 있었는가..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 리뷰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저마다 재능이 다르고, 가끔 누군가는 탁월하기까지 합니다. 똑똑한 데다가 감미로운 음악까지 들려줄 수 있다면, 저절로 호감이 갈지도 모릅니다. 가벼운 느낌으로 쓰자면, 저처럼 "해도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은 부러움 반, 놀라움 반으로 이른바 천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인공 프랭크는 비상한 두뇌와 연기력을 발휘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자신감을 무기로 해서, 프랭크는 수표 위조를 비롯해서, 각종 사기 행각을 벌입니다. 범죄 영화 치고, 이토록 깊은 여운을 주고, 실화이면서, 영감을 주는 영화도 드물 것입니다. 스필버그는 확실히 대단하네요. 처음부터 프랭크가 위조 수표 전문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

영화 세 얼간이 (3 Idiots, 2009) 리뷰

3 이라는 숫자는 안정감도 주고, 많은 것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램프의 요정이 괜히 세 가지 소원 이야기를 말했겠어요. 세 가지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이 인상적으로 많기 때문이 아닐까요. 의사에 관해서 저는 이런 교훈을 본 적이 있습니다. 병을 고치는 의사, 사람을 고치는 의사,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있다. 후자로 갈수록 더욱 놀라운 의사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학문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요. 학문을 파고들어서 박식해지는 사람이 있으며, 학문을 응용하고 활용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유명한 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21세기에는, 학문을 스스로 이루어가면서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

영화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 1990) 리뷰

1990년 3월의 봄날, 귀여운 여인이라는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했습니다. 1천4백만 달러의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기록적인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1990년 미국흥행수입 1위를 기록합니다. 귀여운 여인이 거둔 수입은 무려 4.6억달러가 넘습니다. 제작비 대비, 30배가 넘는 수익을 안겨다준 대박 잘 만든 영화가 되었지요. 세계적인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젊은 시절을 보는 풋풋한 즐거움도 있습니다. 예쁜 여배우의 맑은 웃음은, 수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하. 백마탄 왕자님이라는 동화같은 스토리를 깔아두고 있지만, 영화는 비교적 현실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편이며, 감정의 상처, 소통의 어려움도 드러납니다. 두 세계가 만나는 일이, 결코 낭만만 들어있는 보따리는 아님을 말해주기도 합..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 2003) 리뷰

시원스럽고 긴장감 넘치는 명작 액션 영화라면 이탈리안 잡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들이 신나게 거리를 누비는 장면들은 일품입니다. 범죄와 도둑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임에도, 이탈리안 잡은 경쾌한 느낌으로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며 전개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좌절하기 보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훨씬 멋진 일임을 통쾌하게 설명해 줍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알기 쉽고 즐거운 오락 영화지요 :) 자, 그렇다면 이탈리안 잡에 대해서 도대체 왜! 리뷰를 써보는가, 과연 무슨 말을 쓸 수 있을 것인가. 이해하기 편한 영화를 굳이 해석하려 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언제나처럼, 관점과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그들이 움직인 동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지요. 영화의 첫 장면은 프로페셔..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The Patriot, 2000) 리뷰

전쟁을 테마로 하고 있는 명작 영화들은 많이 있습니다. 저는 가끔씩, 그 까닭이 극한의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들은 자발적인 의사인 경우도 상당합니다. 돈에 미친다거나, 약에 미친다거나, 섹스에 미친다거나, 자신이 선택해서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은 셈이지요. 그런데 전쟁은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소용돌이 속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죽음 앞에 마주서야 합니다. 가만히 서서, 나는 참가하지 않겠어요 라고 외쳐봐도, 그 말에 전혀 상관없이 희생양이 될 수 있는 것. 그래서 전쟁은 금기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영화 패트리어트는 조금은 이색적인 입장을 가지고 출발합니다. 주인공 벤자민 마틴(멜 깁슨)은 전쟁이 정말 싫은 아버지 입니다..

영화 신세계 (2012) 리뷰

개미 이야기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개미는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같은 냄새를 갖고 있는 이른바 동족을 위해서, 개미들이 다른 냄새의 개미들과 싸워나가는 전투는 치열하고 잔인합니다. 개미는 다른 개미와 전쟁을 할 때는, 끝까지 밀어붙여서 여왕개미를 죽일 때까지 계속됩니다. 개미가 왜 그렇게 전쟁 때, 지독하게 싸워야만 하는가? 그것은 이 길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자, 동족을 지켜내는 단 하나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개미들에게 타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적당한 안일함은 모두를 자멸시키고 맙니다. 영화 신세계는 이와 같이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남자들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잘 만든 느와르 입니다. 자, 과연 누가 킹이 될 것인가?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굉장한 개성..

영화 향수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리뷰

오늘은 조금 독특한 리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써보지요. 약 20년 전의 아주 오래된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꼬마였던 저는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로맨싱사가2 라는 비디오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5명이 한 팀을 이루어, 모험을 떠나는 게임이었는데, 어떤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적이 "페로몬"이라는 공격을 했고, 화면을 뒤덮은 노란 파도가 살짝 지나갔고, 아군이 모두 정신줄 놓고 팀킬에 빠져서, 그 모험이 망해버리는 재밌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이렇게 표현하지만, 그 당시 어린 마음에 저는 그 "페로몬" 공격이 끔찍할만큼 너무 싫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사기다, 냄새에 정신줄 놓고 미쳐버리다니 라면서, 몇 번이나 울화통 터졌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