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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덴티티 (Identity, 2003) 리뷰

명작 스릴러로 손꼽히는 영화 아이덴티티. 많은 찬사를 받았던 이유는, 뻔하지 않으며, 예측하기 힘든, 과감한 전개방식이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심리적 묘사가 상당히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것도 일품. 머리쓰면서 범인을 탐색해 가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아이덴티티는 정말 강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저의 리뷰야 뭐 늘 그렇듯이, 생각할 주제를 고민하는 형식이지만, 이 영화는 몇 가지 새로운 감탄을 줍니다. (혹여 아이덴티티를 한 번 볼 생각으로, 블로그에 우연히 들어온 분이라면, 일단 영화부터 보시고, 리뷰는 나중에 보세요. 그래야 재밌는 영화 이니까요.) 첫번째 감탄은, 상상력 바깥에서 일어난다는 기묘한 점입니다. 이렇게 틀을 깨는 참신함이 매우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일반적인 전개방법에 익숙해 ..

언스토퍼블 (Unstoppable, 2010) 리뷰

탑건 등으로 유명한 토니 스콧 감독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 영화 언스토퍼블 입니다. 토니 스콧이, 작년 2012년 생을 마감했을 때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다 주었지요. 여하튼 영화는 1억 달러 제작비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이고, 흥행성적도 1.6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충분히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작하기 까지 과정이 만만하지 않았지요. 영화산업이 원래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감독의 역량이나 인기 등이 상당히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토니 스콧이, 덴젤 워싱턴과 함께 작업한 영화 펠헴123 이 흥행부진에 빠지자, 그 불똥이 언스토퍼블까지 덮쳐서, 이 영화는 사실상 도중에 중단될 뻔 하기도 합니다. 20세기 폭스사는 언스토퍼블에 대해, 제작비를 절감하라고 압박했고, 출..

2013년3월10일/성전을 깨끗하게 하다(요한복음2:13-22)/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3월 10일 주일 예배 성전을 깨끗하게 하다 (요한복음2:13-22) 요즘 서울이나 지방이라도 큰교회당에 가보면 예외없이 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상점입니다. 편의점이나 찻집, 식당, 서점, 기념품점 같은 것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점들은 본래 교인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들어 서기 시작해서 이제는 주위의 상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업 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점은 대개 교회 직영이기도 하지만 교회의 직분자들이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이 자리를 위해서 어떤 검은 거래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검은 거래가 없을 수도 있고 이러한 상점들이 사람들에게 크게 유익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옛날 생각이 납니다. 고향 교회에서 처음 교회..

정관누리교회 2013.03.13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2003) 리뷰

제목 한 번, 화려하면서도 길군요. 강의 하면, 보통 얻고 성취하고 잘되는 것을 다룰 때가 월등하게 많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면, 사색하고, 고민하고, 의심하고, 깨달음을 향해서 나갈 때도 있겠고요. 그런데 이게 뭐란 말입니까. 10일 안에 차이는 법이라니! 그 제목의 가벼움 만큼이나, 명랑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입니다. 자, 우리 솔직히 이야기 해봅시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스토리 라인이 시작부터 그려지지 않을까요? 저렇게 두 사람이 서로 싸우다가, 결국 잘 되는거 아냐~ 이 영화가 재밌고, 한편으로는 놀라운 것은, 그렇게 뻔한 이야기 임에도, 그 속에서 생각해 볼게 있고, 감동적인 게 있으며, 빵빵 웃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난데없이 조금 진지하게 들어가본다면,..

영화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리뷰

역시 영화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와닿는 느낌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를 제가 맨처음 봤을 때는,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실화에다가 감동적인 내용이었지만, 서구물질주의 특유의, 풍족하게 가질 수 있을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메시지에 조금 거부감이 있었나 봅니다. 그로부터 대략 6년 정도가 지나서, 다시 영화를 보면서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영감이 찾아와, 저를 마음 깊이 울립니다. 오늘 저는 경제적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그 "돈"이라는 녀석 말이지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돈이라는 종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만큼은 제법 풍족하게 자란 탓도 있겠고, 돈 때문에 일어나는 온갖 다툼..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2006) 리뷰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상당히 무서우면서도, 가슴 아픈 다중적인 느낌의 영화 입니다. 아프리카의 모습을 정밀하게 보여주는데,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할 수 있고, 짓밟을 수 있는지, 매우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 입니다. 아프리카는 낙원이 될 수 있다는 영화 속 대사는, 풍부한 자원 보다 인간의 선택이 훨씬 더 중요함을 정중히 말해주는 듯 합니다. 간단히 말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가 독점하면 지옥이 펼쳐지고, 적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와 나누기 시작하면 천국이 되는 것입니다. 값비싸며, 아름답고, 마음을 사로잡는 다이아몬드, 이렇듯 변하지 않는 굳건한 보석들은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거금이 투자되기도 하는, 비극적 물..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리뷰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는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정말 잘 만든 액션 영화입니다. 특히 매력넘치는 세계관이 일품인데, 누가 정의이며, 무엇이 올바름인지 생각해 보기에도 너무 좋습니다. 3부작 영화의 1편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젠가 나올 후속작도 참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븐 역의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리뷰는 이렇듯 사심이 담겨 있습니다 :) 인상적인 인물들 위주로, 차분하게 그들의 생각과 선택을 살펴보면 재밌겠지요. 우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주연 에릭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영화는 에릭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생생하게 시작됩니다. 영화의 단골 악당인 나치는, 이번에도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 만행을 보여주는데, 비정한 태도로, 에릭의 마음을 파괴해 버립니다..

플라이트 (Flight, 2012) 리뷰

덴젤 워싱턴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영화 플라이트는, 시작부터 재밌는 대사가 나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이) 비디오게임 같지 않은가? 라고 부기장에게 농담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이 대사는 80년대, 90년대에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대쯤 와서는 비디오게임이, 현실과 근접한 수준까지 성장했고, GTA같은 작품하나 만드는데 엄청난 돈이 투자되기도 합니다. 자동차 게임을 신나게 하고 있으면, 놀랄 만큼 상쾌하고, 축구 게임을 보고 있으면, 실제 축구 경기를 보는 듯한 깨끗한 화면과 동작들에 종종 놀랍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진 셈입니다. 주인공 휘태커 기장의 삶이 지금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 그는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환상 속에 살고 있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 1994) 리뷰

베토벤과 음악을 다루고 있는 명작 영화, 불멸의 연인을 살펴볼까 합니다. 베토벤의 인생을 그려내고 있는, 전기 형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스터리를 좇아나가는 전개감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베토벤이 정말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라면, 당연히 음악이겠지! 라는 저의 허접한(!) 추리력도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베토벤의 감각적인 클래식 음악들을 사랑한다면, 이 영화, 한 번쯤 시간내서 본다면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경음악들은, 런던 교향악단이 직접 연주를 다루었기 때문에, 눈만 아니라, 귀까지 즐거울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물론 음악을 사랑하고, 악기를 좋아하지만, 재능은 영 꽝입니다. 베토벤 같이 존경받는 대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영감을 얻으며, 무엇을 생각했기에 위대한 유산들을 남길 수 있었는가..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 리뷰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저마다 재능이 다르고, 가끔 누군가는 탁월하기까지 합니다. 똑똑한 데다가 감미로운 음악까지 들려줄 수 있다면, 저절로 호감이 갈지도 모릅니다. 가벼운 느낌으로 쓰자면, 저처럼 "해도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은 부러움 반, 놀라움 반으로 이른바 천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인공 프랭크는 비상한 두뇌와 연기력을 발휘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자신감을 무기로 해서, 프랭크는 수표 위조를 비롯해서, 각종 사기 행각을 벌입니다. 범죄 영화 치고, 이토록 깊은 여운을 주고, 실화이면서, 영감을 주는 영화도 드물 것입니다. 스필버그는 확실히 대단하네요. 처음부터 프랭크가 위조 수표 전문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