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저는 맞지 않는 캐릭터를 입어보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곧바로 말하거나, 날카로운 지적질을 쏘아붙이거나, 그렇게 악역을 한 번 해보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더 처참하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한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개성)를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훨씬 박력있고 대범한 모습이기를 동경했지만, 어느새 조금은 철이 들었는지(?), 섬세하고 소박한 스스로의 모습을 좀 더 좋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고통을 각오하고, 악역을 자처하는 과감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강신주 선생님입니다. 무려 철학 박사이며(!), 거침없는 발언을 해대며, 사람들을 울리고,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힘. 그 고통과 박살나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