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히스토리아 노바 리뷰

이번 리뷰는 서론을 생략하고 재밌는 대목 몇 개만 집중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형식 파괴 리뷰! 55페이지의 주제는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지구를 찾아오지 않는 외계인" 그리고 이 농담같은 일은 21세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컨대 게임강국 일본에서는 집에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가 무려 10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친척이 있어서 한 번씩 가게 되는 제법 넓은 도시, 울산광역시 인구가 약 110만~120만명 인데, 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늘날 히키코모리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치는 줄어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한 이후 사람들은 "간접적인 신호"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위장과 착각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때문입니..

리뷰[Review]/책 2013.10.20

그래비티 (Gravity, 2013) 리뷰

고대 현인들의 지혜는 매우 인상적이고, 간단합니다. 너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든지 (소크라테스), 무슨 일이 발생 하면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공자) 식입니다. 시간이 흘러가며, 한 살을 먹어가고, 또 한 살을 먹어가고...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진실이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괴롭고 힘든 일"이라는 통찰을 배우게 됩니다. 현실을 마주보지 않기 위해서, 오늘날 많은 친구들이 가상현실의 세계를 가까이 합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되지! 그래서, 괴로운 환경은 잠시 제쳐두고, 오늘을 즐기면 되지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유혹이 종종 듭니다. 그럴 때, 영화 그래비티를 아주 몰두해서 보고 나면, 어쩌면 우리의 삶이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

병인박해, 제너럴샤먼호, 동아시아 정세의 이해

생각할수록, 재미있고 유익한 근대사 이야기, 지난 문서 복습부터 잠깐 해봅시다! 대원군이 대내 개혁을 강하게 밀고 나가잖아요. 중요한 초점이 무엇인지 기억 나는가요. 왕권강화 와 민생안정 이라는 키워드는 잊지 마세요. 서원정리나 호포법 등 아직 기억에 남아 있지요? 뭐 생각 안나면, 그냥 다시 보면 되니까, 걱정은 접어두고, 이번 문서에서는 흥선대원군의 대외정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내용이 길어지다보니, 이번에도 2개로 문서를 나누었습니다. 우선 서론은 동아시아 정세로! 당시 조선의 대외정책과 사건의 흐름들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 동아시아 정세를 한 번 차분히 파악해 볼께요. 배경이 어땠는가를 살펴보자는 겁니다. 조선을 두고, 왼쪽에는? 청나라가 있고요, 남동쪽은? 일본이 있습니다. 그런데 ..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리뷰

영화 화이를 보았습니다. 잔상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절친한 동생녀석과 장시간 토론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이번 리뷰는 색다르게 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시점인 주인공 화이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화이는 다섯 명의 아버지에 의해서 키워진 인간 입니다. 아빠가 다섯? 하여간, 화이에겐 현실이 조금 이상하긴 해도,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고교생이 된 화이는 큰 거부감 없이 삶을 받아들여 갔고, 다섯 명 아버지의 애정을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이의 삶을 외부적 관점에서 행복이라 부르긴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 나름대로는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총쏘는 실력은 엄청나고, 운전기술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다만, 말..

히스토리아 리뷰

주경철 선생님의 역사에세이, 히스토리아에 관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풍경들을 통해서, 한 번쯤 생각을 전환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내용을 곱씹어보기에도 좋은 단편들이 잘 묶여 있습니다. 서론은 행복에 대하여 생각해 볼까 합니다. 행복이라는 개념어는 서구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합니다. 영어의 happiness 혹은 프랑스의 bonheur 같은 단어는 어원을 살펴보면 "(신이 허락한) 좋은 시간" 이라고 합니다. 조금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사람들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쩐지 우리가 종종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인, 풍요롭고 넉넉한 삶과는 다른 느낌이 있는데요. 그 까닭은 위의 영단어를 번역할 때, 정확한 뜻을 옮기기 어려워서, 일본 사람들이 물질..

리뷰[Review]/책 2013.10.16

도둑들 (The Thieves, 2012) 리뷰

시원하고 눈이 즐거운 액션 영화 도둑들에 대하여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물론, 아니! 신나는 오락영화에 굳이 리뷰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서도, 느낀 바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면, 꽤나 달콤한 리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수백억이 나가는 다이아몬드 하나를 놓고서, 잘 나가는 도둑들이 펼치는 이야기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데다가, 무지막하게 강력한 악역의 존재감, 또 팀내에서도 서로 간의 불신과 회복이 절묘하게 들어가 있어서, 즐기는 영화로서는 그야말로 충분히 A급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이기도 하고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비싼 물건은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수백억 짜리 다이아몬드의 소재지가 파악된다고 해도, 이걸 턴다는 건, ..

지식 e 1편 리뷰

지식채널의 김진혁PD는 인상적인 말을 했습니다.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5분을 채우기 위해 나머지 23시간 55분을 미련 없이 살아왔지만,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5분이라는 짧아보이는 시간에, 가득한 밀도를 채워왔던 지식채널e, 책으로 만나보니 또 한 번 새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자세한 배경을 설명해주는 친절함이 엿보였습니다. 40꼭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인상적인 대목 몇 개만 소개해도, 이 리뷰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올림픽 마라톤 최초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수년 후, 아베베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마라토너에게 달릴 수 있는 발이 없다면, 이건 너무 가혹하고 치명적입니다. 아베베는 말합..

리뷰[Review]/책 2013.10.15

대원군의 개혁 2편 - 호포제 실시, 그리고 탄핵.

지난 문서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대원군은 왕권강화를 진행하며, 이대로는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눈으로 좀 보여주고 싶고, 위엄도 드러내야 했기에, 마침내 경복궁을 중건하기에 이릅니다. 임진왜란 때 불탔던 그 궁, 이제는 잡초만 무성하고, 폐허와도 같았던 그 경복궁 재건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참 많은 시련이 있었어요. 궁들은 나무로 만들어야 하는데, 나무이다보니 아무래도 화재가 잘 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중건을 하면서도 몇 번이고 화재가 발생합니다. 계속되는 경복궁 사업, 그 막대한 비용이며, 노동력이며, 정말 많은 것을 소진하면서까지, 끝까지 경복궁 중건을 밀어붙입니다. 당시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중건에 필요한 "돈"이 었습니다. 정부에서는 급한대로, 원납전이라고 해..

흥선 대원군의 대내개혁 1편 - 왕권 강화, 서원 철폐

근 현대사 이야기의 출발점을 흥선대원군으로 잡아보려 합니다. 대원군과 그 배경을 잘 이해하면, 이어지는 강화도 조약까지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테니까요. 대원군이 나오게 되는 과정부터 차분히 들여다 봅시다. 늘 강조하지만,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아요~ 해치지도 않아요! 1800년까지는 영, 정조 시기였으므로, 어느 정도 조선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1800년을 기점으로 정조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이후에 나오는 세도정치는 끔찍했지요, 타락하고 부패한 모습이 펼쳐지면서, 조선은 곤두박칠 치며 계속해서 추락합니다. 자~ 그러다가, 1863년 대원군이 집권을 하게 되는데, 정말 꺼져가는 조선의 불꽃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번 문서에서는 대원군의 개혁..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대략 20년 전에도 그런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지만, 유시민 선생님은 참 글을 맛깔나게 잘 씁니다. 거꾸로 읽는 역사책이니, 경제 이야기니,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소화가 가능했을 만큼, 이해하기가 정말 쉬웠습니다. 초코파이를 예를 들면서, 처음에야 맛있지만, 세 개쯤 먹으면 그 효용가치가 폭락한다는 비유는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납니다. 오십대 중반이 되었음에도, 유 선생님은 더욱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아무리 이름난 철학자라 해도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저 역시도 스스로를 자학하도록 만드는 어려운 책이 싫었기에, 술술 쉽게 풀어쓰는 유 선생님들의 책이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신간도 여전히 읽기 편합니다. 첫 마디가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는 노는 게 좋다." 여전히 철없는..

리뷰[Review]/책 201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