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리뷰

007 50주년 기념작품인 스카이폴 이야기 입니다. 제임스 본드의 강력한 임무의지와 헌신적인 열정이 인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명작이지요. 이 영화는 두 가지 질문을 제게 던져주었습니다. 온힘을 다해서 조직을 위해서 노력했을 때,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 다시금 조직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근본적 동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둘째로, 화려하고 편안한 삶을 버리고, 스스로 속박되는 삶을 선택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의 인생을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복잡하거나, 철학적인 접근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막 써내가는 리뷰에 당연히 그럴만한 필력도 없고요. 하하. 스카이폴은 "국장이라 할 수 있는 M"이 훈련으로 낳았던 두 아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

아이언맨 3 (Iron Man 3, 2013) 리뷰

영웅이 언제나 즐겁고, 멋지며, 근사한 것은 아닐테지요. 고독한 시간을 달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고, 때로는 잠을 이루지 못해서 방황하고, 힘들어 한다는 것. 어쩌면 영웅의 뒷모습이란 우리네 일상처럼 힘든 풍경이 펼쳐지 있는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너무 앞모습만 보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한 듯 합니다. 아이언맨 3편은 그런 면에서 참 흥미로운 시선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영웅은 무슨 답을 할 수 있을까요? 토니 스타크는 겉으로는 최고의 성공가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집은 또 얼마나 화려하고 넓은지요. 천재답게, 엔지니어링 뿐만 아니라, 언론과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까지 잘 파악할 줄 압니다. 정작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토니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

에반게리온 파 (Evangelion: 2.0 You Can [Not] Advance, 2009) 리뷰

오랜만에 오덕 투혼을 불태우면서, 즐거운 리뷰를 하나 남겨볼까 합니다. 케이블TV에서 극장판 에바를 해주다니 상당히 놀랐네요. 개인적으로 서는 극장에서 보았고, Q는 아직 보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보류 중이던 파를 최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신극장판 중에서도 파는 한국, 일본 양쪽 모두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굉장한 애니메이션이지요. 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순서는 서 - 파 - Q - 최종화 의 4부작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서론을 보태자면, 70-80년대 태어난 이들이 그러하듯이, TV판 에반게리온은 소년시절의 즐거움으로 추억되곤 합니다. 복제된 테이프를 통해서 원판을 돌려보던 그 추억. 슈퍼로봇대전에 이제 에바까지 나온다는 이유로 열광하던 그 추억.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에반게리온은 재밌고, 자극..

킬 빌 2 (Kill Bill: Vol.2, 2004) 리뷰

감각적인 영화 킬 빌, 그 두 번째 이야기에 관한 리뷰입니다. 사실 1편과 2편은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1편이 일본을 무대로 한바탕 잔혹극을 펼쳐나가는 행위라면, 2편은 소수정예를 상대로 한 걸음씩 선명하게 복수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만화 같은 액션 영화이므로, 처음부터 리뷰의 중심주제를 "할 수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정해놓고,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킬빌2 의 매력적인 세계속으로 들어가봅시다. 킬빌2의 시작은 "설명하기"에서 출발합니다. 주인공 브라이드의 결혼 장면을 섬세하게 살펴보면서, 악당 빌의 감정을 어느 정도 소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혼과 함께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브라이드와, 이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던 빌의 잔혹함이 잘 대비되..

일생에 한번은 체 게바라처럼 리뷰

제목 한 번, 참 와닿는 책입니다. 일생에 한번은 체 게바라처럼! 저는 블로그에서 시북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백하건대 20대시절 잠깐동안의 닉네임은 시북(★Che)였습니다. 체 게바라 평전과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에 열광하는, 패기 있는 삶을 꿈꾸는 청년이었지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공부방의 친구 한 녀석이 유독 최진기샘을 좋아했습니다.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꼭 교사를 해보고 싶다며 열공 중인데, 덕분에 저도 최진기 라는 이름에 좀 더 친숙해 질 수 있었지요. 최진기와의 간접적인 만남들, 예를 들자면, 간단한 철학입문서와 생존경제 강의 등... 상당히 유쾌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최근 최진기는 여러가지 책들을 연이어서 선보이면서, 특유의 경쾌하고 직설적인 이야기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리뷰[Review]/책 2013.05.01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2011) 리뷰

마법 같은 두 가지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입니다. 하나는 상상력의 예찬입니다.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주인공 "길"은 자신이 꿈꾸는 삶이 무엇인지 드디어 알게 되고,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게 된다는 내용이 멋지게 그려집니다. 둘째로 결국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라는 점입니다. 저처럼 "추억보정"이 자주 걸리는 사람들에게, 영화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원래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가지지 못한 것,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한없이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말이에요. 그러므로 미련없이, 환상적인 과거를 버리고, 현실부터 제대로 보자고 슬쩍 이야기 해줍니다. 덧붙여서 시작부터 펼쳐지는 파리의 예술적인 모습은 입이 쩍 벌어질만큼 멋집니다. 음악도 귀를 즐겁게 해주고요. 한편 ..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리뷰

꼭 보고 싶었던 영화 피아니스트 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로는,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 리스트와 함께 손꼽히는 전설의 명작이지요. 전쟁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함을 넘어서,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극찬하게 됩니다. 절대로, 절대로 울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하고, 영화를 보았지만, 가슴을 저미는 전율과 따뜻함에, 감정을 제대로 주체할 수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의 장면대로 입니다. 건물이 폐허가 되고, 모든 것이 붕괴되고 불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완전한 절망 가운데, 홀로 버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한 인간"이 살아서 끈질기게 서 있다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란,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절망과 무기력함에 무릎꿇지 말아야 합..

트랜스포터 (The Transporter, 2002) 리뷰

피곤한 일상을 잠깐 벗어나고 싶을 때, 시원스러운 액션 영화 만큼 좋은게 잘 없지요. 오래전 작품이지만, 트랜스포터도 상쾌한 질주감을 느낄 수 있는 박력있는 작품입니다. 전개가 빠른데다가, 1시간 30분 정도의 타임이기 때문에, 제이슨 스타뎀(프랭크 역)과 함께 다 덤벼!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지요. 아무 생각도 필요하지 않으며, 아무 준비도 필요하지 않으며, 그냥 앉아서 악당들을 박살내는 원초적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합시다! 원초적 즐거움 중에 하나는 역시 "빠름의 쾌감"이 아닐까 싶어요. 빠르고 시원스러운 모습은 호감의 대상이고, 우유부단 망설이는 모습은 약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굉장한 실력을 발휘하면서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가면, 존경심까지 드는데요. 주인공 프랭크 마틴은 철저한 준비와 ..

로마 위드 러브 (Rome with Love, 2012) 리뷰

아름다운 로마의 풍경과 훌륭한 음악들, 뛰어난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다채로운 인생들까지. 로마 위드 러브는 "인생에 대한 반가운 속삭임" 같은 영화입니다. 감수성 풍만한 영화이고, 알 수 없는 인생을 유머스럽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직감적으로 영화가 끝나고 생각했습니다. 여자분들이 더 좋아할테고, 나이가 들수록 좋아할만한 영화겠군! 일편단심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몇 배나 더 아슬아슬하고 묘한 동화 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으니까요. 이 독특한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굳이 결론부터 정의하자면, 어차피 후회 없는 인생이 불가능하다면, 하고 싶은 것을 미루지 말고, 즐겁게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다양하고 개성 강한 인물들 중에,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서, 영화는 다양한 느..

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 2002) 리뷰

영화 어바웃 어 보이는 반쯤은 꼭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극중 주인공 윌 프리먼과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의미 입니다. 백수생활을 예찬하고, 결혼생활을 비극적으로 보는 시선이 특히 그랬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저는 물려받은 유산이 없으므로, 고단한 밥벌이에 힘든 일상을 보내야 했지만, 어딘가에 구속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참 행복하다고 오래도록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는 윌 프리먼과 똑같은 OTL 자세로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했습니다. 도대체 왜? 20대 청춘시절에는, 저도 꽤 욕망적인 사람인지라, 돈을 벌어 갖고 싶던 TV를 사고, 각종 CD들을 차곡차곡 모으기도 했고, 책도 예쁘게 진열해놓고, 음... 보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