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 리뷰

영화 에이 아이는 평이 상당히 갈리는 영화 중 하나 입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호의적인 평가가 많지만, 해외에서는 제법 충격적인 전개로 나아가기 때문에, 예상 밖의 영화였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상당히 무겁고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따뜻한 휴먼드라마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무엇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명작 반열에 올려놓아도 좋다고 봅니다. 사람이 로봇과 다른 점은 대체 무엇인가? 또한 로봇은 어떻게 해야 사람과 비슷해 질 수 있는가? 나아가, 나에게 필요하면 사랑하고, 필요 없으면 혹은 저항하면 "그대로 폐기해 버리는 사고방식"은 자칫 위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복잡한 질문까지도 던져..

하워드의 선물 리뷰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하워드 교수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이야기책! 매력적이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통찰들! 감히 2013년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하워드의 선물"! 그 알찬 이야기들을, 복귀 기념 첫 포스팅으로 써볼까 합니다. 인상적이게도 하워드 교수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타인에게도, 따뜻한 호의와 관심을 보여주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적인 행동 방향성을 알려주는데, 저는 굉장히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까닭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아니 이 노교수님은 어째서 이렇게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책의 후반, 내용이 거의 마무리 될 무렵에야, 하워드 교수는 나지막이 고백하듯 들려줍니다. "내가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친절과 선의로 대하려고 하느냐고? ..

리뷰[Review]/책 2013.07.11

영화 터미널 (The Terminal, 2004) 리뷰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을 선물해 주는 숨은 수작, 영화 터미널을 소개합니다. 톰 행크스와 스필버그 감독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이름값"은 하고 들어가는데요. 세계적으로도 2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던, 이색적인 휴먼드라마 입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이 있고, 터미널에서 일어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정밀하게 담아낸 작품이고요. 놀랍게도 별로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기에도 좋고요.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는, 이제 막 터미널에 도착해서, 꿈꾸던 뉴욕시티를 가보기 위해서 들떠 있는 "이방인" 입니다. 영어도 서툴고, 확실한 목적도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의 어느 작은 나라 출신인 것..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리뷰

4년만에 다시 만나는 스타트렉 신극장판 두 번째 이야기, 다크니스편 입니다. 제작비만 거의 2억 달러에 가까운, 호화 블록버스터 영화인데, 극장에서 보길 정말 잘했다 싶었습니다. SF영화로서는 이번 작품 역시도, 수준 높은 완성도와 긴장감을 자랑하고 있으며, 매력적인 인물들과 정교한 스토리라인도 일품입니다. 캡틴 커크가 이끄는 이번 우주 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 볼 것인가! 그 화려한 세계로 출발합니다. 존재감이 대단한 인물인, 벌칸스타일 "스팍"은 영화 시작부터 "결단이 무엇이며 룰을 지킨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오늘도 논리와 시스템을 중요하게 여기며, 원칙대로 살아가며, 거짓말은 하지 않는, 그럼에도 묘하게 빠져드는 이 남자 스팍! 그리고 목숨보다 원칙을 중시하는 스팍의 결정이 못..

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리뷰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취향을 너무 밀고 간다면, 소수만을 위한 영화가 되기 쉽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상업적으로만 찍는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는 영화가 되버립니다. 그 중간 지점을 절묘하게 포착한 걸작 SF영화가 있으니, 스타 트렉의 새로운 극장판이라 할 수 있는,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입니다.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이 새로운 신극장판에 관하여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야 SF 영화를 참 좋아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내용이라면,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보아도 짜릿할 듯 합니다. 블록버스터 답게 제작비만 1억5천만 달러가 들어갔고, 영상미와 사운드도 일품입니다.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라..

주먹이 운다 (Crying Fist, 2005) 리뷰

최근 본 글귀 중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게 있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정상에 도달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법이다. 그런데 갖은 고생 끝에 일단 정상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사수해 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법이다. 한편 비극적이게도, 결국 정상의 자리에서 뒤쳐지기 시작하면, 다시 힘을 내어 과거의 영광인 정상 탈환을 한다는 것은 너무너무 어려운 일이다. 아이구 표현이 좀 어렵나요. 축구로 예를 들어본다면 우리나라 혹은 터키가 다시 월드컵 4강,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축구의 전설을 경험하기란 지독히 힘든 일입니다. 한 때 강호였던 폴란드만 해도 마지막으로 4강을 경험한 1982년 이후, 좀처럼 영광은 재현되지 못했고, 2014년에도 터키와 폴란드를 월드컵에서 보기란 힘들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도 비슷한 측..

가끔은 제정신 리뷰

오늘 소개할 책은 가끔은 제정신이라는, 재밌게 풀어쓴 심리학 교양서 입니다. 일년에 꼭 몇 권씩은 심리학 관련 책들을 탐독하는 편이라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허교수님이 알차면서도 워낙 솔직하게 써놓았기 때문에, 누구나 읽고 생각할 부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추천할 수 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은 사람은 얼마든지 착각에 쉽게 빠지기 마련이며, 때로는 착각에 빠지는 편이 정신건강에 더 이로울 수도 있다는 재치 있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습니다. 서론으로는 "평균 이상"의 착각을 살펴봅시다. 간단히 말해, 인간은 다양한 영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또래에 비해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지각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이른바 자랑질을 많이 하는지는 피곤할 정도로 자주 느낍니다. 나는 똑똑한..

리뷰[Review]/책 2013.05.26

조국의 만남 리뷰

조국교수님을 가만히 보면, 열정이 넘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참여하면 변화는 온다. 당신이 움직이면 세상이 바뀐다." 라고 말하며,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며 실천합니다. 무엇보다 교수님이 좋았던 것은,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노동야학에서 활동하기도 했다는 점이 제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야학이 있었기에, 애정을 듬뿍 받으며 학업을 마칠 수 있었으니까요. 자신의 시간은 물론이고, 때로는 일해서 버는 돈까지도 아낌없이 써가면서,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저는 항상 감동스럽습니다. 이 책은 한겨레에서 연재되었던 인터뷰를 모아서 엮은 책입니다. 친숙한 김태호PD, 만화가 강풀, 핫한 가수..

리뷰[Review]/책 2013.05.25

아메리칸 뷰티 (American Beauty, 1999) 리뷰

영화 제목이 상당히 의도적인데, 실제 내용은 역설적으로, 미국 중산층의 붕괴를 유쾌하면서도 무겁게 다루고 있는 걸작 명화 입니다. 1999년 작품 중에서는 매트릭스 등과 함께, 많은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지요. 스타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샘 멘데스의 연출력을 높이 절찬하면서, 기어이 그를 영화 감독으로 데뷔시켰는데, 첫 작품부터 그야말로 "대박 만루 홈런"을 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았기에 아카데미는 이 영화에 작품상을 주었던 걸까요? 보는 이의 현재 상황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상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데, 장르를 정의하기 어렵다로 출발하고 싶습니다. 드라마이긴 한데, 마냥 재밌고 경쾌한 에피소드는 아닙니다. 진지할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깊은 고민이 들어가 있고, 각 사람의 욕망을 ..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Fast Five, 2011) 리뷰

단순히 스피디한 액션과 질주를 상상하고 보았다가, 의외로 감탄이 나왔던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입니다. 제목을 확 바꾸어 쉽게 접근하면, 분노의 질주 5탄 이야기 입니다. 브라질을 무대로한 화끈하고 시원스러운 액션 영화로 탈바꿈 했고, 전통의 노선이었던 자동차 배틀 장면은 본편에 길게 등장하지 않고, 엔딩 크레딧에 그냥 휙 넣어버렸다는 파격적인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제작비는 1억달러가 넘고, 흥행 수입도 6억 달러가 넘습니다. 자동차를 유려하게 질주시키는 건 여전하지만, 특히 싸움의 이유가 제대로 되었다! 라고 호평하고 싶습니다. 권력의 검은 돈을 좇아서 한 탕을 노리는 역발상이 재치 있습니다. 정말로 시대를 예언한 듯, 요즘 어둠의 경로로 탈세를 일삼았던 일부 재벌가의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