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관찰의 힘 리뷰

최근 한 주간 너무 신경을 많이 썼던 터라, 정신적 과로에 시달렸습니다. 가만 보면, 항상 스스로 일을 잔뜩 만들어 놓고, 끝내지 못하는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고요. 네, 저는 관찰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세계에 대한 관찰, 자신에 대한 관찰, 사물에 대한 관찰까지, 통찰력은 없지만 나름대로 끙끙대며 열심히 들여다보는 타입이지요. 그런데 정말로 관찰을 하면서, 결론을 끌어내고, 이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기에, 관찰의 힘이라는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대목 몇 개를 가져와서 리뷰를 써보면 유익하겠다 싶네요. 책 도입부에서는 인간은 언제 행동하는가를 알기 쉽게 말합니다. 배고플 때, 불편할 때, 짜증날 때, 오히려 행동하려고 한다는 거지요. 서비스업계에 꽤 오래 몸담았던 저는, 재밌..

리뷰[Review]/책 2013.09.15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奇跡, 2011) 리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라고 바랄 때가 있습니다. 오늘날은 돈이 압도적으로 추앙받고 있다보니, 로또 1등 같은 기적을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우리는 저마다 바라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희망사항들을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 함께 움직이는 발걸음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기적을 향해서 걸어갈 수 있다고 노래하고 있는 찬가 랄까요. 저도 바라는 기적이 있습니다. 이건 좀 욕심인데, 매일 매일을 감탄하면서 맞이하고, 두려워 하지 말고 더 적극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꽤나 바랍니다. 그랬기에,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서 큰 용기와 위로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작중에서, 꼬마 아이들이 용기 있게, 과감한 선택..

습관의 힘 (THE POWER OF HABIT) 리뷰

습관의 힘은 정말 인기가 많았던 책이고, 또 유용한 통찰을 제공해주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다만, 이 책 한 권으로 내 삶이 지금부터 리셋되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될꺼야 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곤란합니다. 어떤 마법이나 판타지가 들어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습관의 힘은 - 우리의 습관을 제대로 바라보고, 기록해보자 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진짜 가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예컨대 청소의 경우, 우리는 청소 그 자체보다는, 청소가 끝난 후에 찾아오는 만족감과 상쾌감을 좋아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고단한 밥벌이 조차도, 일하는 그 긴 시간들 보다는, 통장에 입금되는 그 순간의 기쁨을 원하기도 하지요. 저는 ..

리뷰[Review]/책 2013.09.11

콰이어트 (Quiet) 리뷰

일반적인 생각들과 다른 접근을 하는 책을 보면,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랍고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무척 감동적인 책인 콰이어트는 일종의 도전장과 같습니다. 외향성이 우대받고, 자기PR이 당연시 되며,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게 "능력"이 되는 세상에 대하여,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말이지 이 책을 좋아해서, 몇 번이고 읽어내려갔는데, 이제 소화를 끝마치고(!) 즐겁게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비범한 창의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요? 특별한 이들을 연구한 칙센트미하이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줍니다. "또래들에게 기이하게 비치는 관심사에 강렬하게 호기심을 보이거나 집중한 까닭"에 어린 시절 주변부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오히려 매우 창의적인 사람들이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리뷰[Review]/책 2013.09.03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2000) 리뷰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잘 만든 명작이다보니,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사회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리고 지위를 유지하는가로 바라볼 수 있고, 소년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에 감격할 수 있으며, 또한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 절절한 마음에 눈물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독특한(?) 리뷰를 써보고 싶은 저는, 우선 주인공 빌리의 "춤사랑"이라는 테마로 접근을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몰입의 즐거움으로 잘 알려져 있는 칙센트미하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즐거움은 지루함과 불안 사이의 경계에서, 즉 행동 능력과 눈앞의 장애물이 서로 균형이 맞을 때 찾아온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표현 중에 하나 입니다. 그리고 이른바 몰입상태에 빠져들게 되면, 그 때부터는 시간에 대..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리뷰

이제는 작가라고 불러야 겠지요. 손미나 누님의 신간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를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기 쉽게 쓰는 매력 덕분에, 순식간에 끝장까지 도달해 버린 행복한 여행기 였습니다. 무엇보다 정직한 글쓰기를 추구했다는 점,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순간을 담았다는 게 특히 좋았습니다. 책에 소개된 신경숙 작가의 힘찬 표현, 열정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써보며 신나는 리뷰를 시작합니다. "소설의 경우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천 명이라면 그중에 실제로 쓰기 시작하는 사람은 열 명도 채 안 되고, 실제로 소설을 시작하는 사람이 천 명이라면 그것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또 열명이 안 되지요. 그 적은 수에 낀다고 해도 그 작품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가능성은 아주 적..

리뷰[Review]/책 2013.08.28

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리뷰

고백합니다. 저는 TV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음을, 예능과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음을, 그리고 잉여로운 시간 보내기에는 항상 의미를 두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하지현 선생님의 예능력이라는 책은 굉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강력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니까요. 심지어 예능을 보면 인생의 길이 보인다는 파격적인 발언까지 담겨 있습니다. 진지한 대화, 깊이있는 책만이 우리네 삶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한 시간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건데요. 과연 늦은 밤 예능을 보며 웃고, 주말 저녁을 예능과 함께 보냄으로서, 우리가 회복될 수 있을까요? 흥미로운 리뷰가 되겠군요. 서둘러 출발해 봅시다.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지요. 그런데 연주회가 끝나고, 저녁이 되자, 연주자..

리뷰[Review]/책 2013.08.26

영화 렛미인 (Let The Right One In, 2008) 리뷰

마음을 파고 들어오는 호러 로맨스 영화 렛미인! 강렬한 연출력으로 인해, 인상적인 대목이 많기에, 리뷰를 참 신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소년 오스칼,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존재가, 과연 만남을 가지고,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요? 또한, "당신이 존재하기에" 고통스러운 현실을 버텨나가는 힘이 되어준다는 점도 너무 좋았습니다. 삶이 초라하고 심지어 무의미하게 느껴지던 그 순간, 소년과 소녀는 운명처럼 만났고, 함께 하는 법을 배우고, 존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웁니다. 스웨덴 영화다 보니, 기존의 익숙하던 할리우드 외화와는 전개와 분위기가 굉장히 다릅니다. 긴장감과 박진감 대신에, 촉촉하게 다가와 감성을 두드리는 느낌이 아주 상큼합니다. 주류가 되지 못한 이들의 치명적 고..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2006) 리뷰

국내뿐만 아니라 거의 세계적으로, "종교계에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영화"로 잘 알려진 다빈치 코드를 최근에야 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장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재밌는 스릴러 영화였다니, 좋잖아!!! 어째서 이게 반종교 영화인거지?" 오히려 영화 중반에 나오는 한 대목, 예수라는 존재가 등장해서 "유일신과 사랑"을 설파하고 다닌지 불과 3세기 만에, 크리스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라는 대목은 아찔한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예수의 이야기들은 초창기에 정말로 인기가 없어서, 예수가 이야기를 설파하기 시작하자 대부분 사람들이 다 떠나가버릴 정도 였다고, 성서에 나와있으니까요. 그렇게나 외면받던 예수라지만, 오늘날까지도 그를 좇는 사람이 참 많고요. (혹여 오해가 있으시면 안 되니까 미리 밝..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리뷰

영화 케빈에 대하여는, 흐름을 전개하는 방식과 가혹하게 드러나는 진실, 이 두 가지가 제법 독특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끔 유도하며, 의도적으로 여백을 남겨둠으로서, 관객이 진실을 향해서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이 매우 근사합니다. 특히 주목해 보고 싶은 대목은, 아이를 키우는 행동,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현실적이면서도 착잡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 아이가 정말 착하고 귀엽고 천사같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잘 알려진 유머처럼, "아이구, 우리 애는 잠자는 모습이 정말 예뻐..." 라고 말하는게 때로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울고, 또 우는 아이 앞에서 당황하고 힘들어지는게 우리네 어른의 모습이니까요. 또한 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