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리뷰

영화 화이를 보았습니다. 잔상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절친한 동생녀석과 장시간 토론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이번 리뷰는 색다르게 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시점인 주인공 화이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화이는 다섯 명의 아버지에 의해서 키워진 인간 입니다. 아빠가 다섯? 하여간, 화이에겐 현실이 조금 이상하긴 해도,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고교생이 된 화이는 큰 거부감 없이 삶을 받아들여 갔고, 다섯 명 아버지의 애정을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이의 삶을 외부적 관점에서 행복이라 부르긴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 나름대로는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총쏘는 실력은 엄청나고, 운전기술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다만, 말..

히스토리아 리뷰

주경철 선생님의 역사에세이, 히스토리아에 관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풍경들을 통해서, 한 번쯤 생각을 전환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내용을 곱씹어보기에도 좋은 단편들이 잘 묶여 있습니다. 서론은 행복에 대하여 생각해 볼까 합니다. 행복이라는 개념어는 서구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합니다. 영어의 happiness 혹은 프랑스의 bonheur 같은 단어는 어원을 살펴보면 "(신이 허락한) 좋은 시간" 이라고 합니다. 조금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사람들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쩐지 우리가 종종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인, 풍요롭고 넉넉한 삶과는 다른 느낌이 있는데요. 그 까닭은 위의 영단어를 번역할 때, 정확한 뜻을 옮기기 어려워서, 일본 사람들이 물질..

리뷰[Review]/책 2013.10.16

도둑들 (The Thieves, 2012) 리뷰

시원하고 눈이 즐거운 액션 영화 도둑들에 대하여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물론, 아니! 신나는 오락영화에 굳이 리뷰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서도, 느낀 바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면, 꽤나 달콤한 리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수백억이 나가는 다이아몬드 하나를 놓고서, 잘 나가는 도둑들이 펼치는 이야기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데다가, 무지막하게 강력한 악역의 존재감, 또 팀내에서도 서로 간의 불신과 회복이 절묘하게 들어가 있어서, 즐기는 영화로서는 그야말로 충분히 A급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이기도 하고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비싼 물건은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수백억 짜리 다이아몬드의 소재지가 파악된다고 해도, 이걸 턴다는 건, ..

지식 e 1편 리뷰

지식채널의 김진혁PD는 인상적인 말을 했습니다.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5분을 채우기 위해 나머지 23시간 55분을 미련 없이 살아왔지만,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5분이라는 짧아보이는 시간에, 가득한 밀도를 채워왔던 지식채널e, 책으로 만나보니 또 한 번 새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자세한 배경을 설명해주는 친절함이 엿보였습니다. 40꼭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인상적인 대목 몇 개만 소개해도, 이 리뷰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올림픽 마라톤 최초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수년 후, 아베베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마라토너에게 달릴 수 있는 발이 없다면, 이건 너무 가혹하고 치명적입니다. 아베베는 말합..

리뷰[Review]/책 2013.10.15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대략 20년 전에도 그런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지만, 유시민 선생님은 참 글을 맛깔나게 잘 씁니다. 거꾸로 읽는 역사책이니, 경제 이야기니,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소화가 가능했을 만큼, 이해하기가 정말 쉬웠습니다. 초코파이를 예를 들면서, 처음에야 맛있지만, 세 개쯤 먹으면 그 효용가치가 폭락한다는 비유는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납니다. 오십대 중반이 되었음에도, 유 선생님은 더욱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아무리 이름난 철학자라 해도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저 역시도 스스로를 자학하도록 만드는 어려운 책이 싫었기에, 술술 쉽게 풀어쓰는 유 선생님들의 책이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신간도 여전히 읽기 편합니다. 첫 마디가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는 노는 게 좋다." 여전히 철없는..

리뷰[Review]/책 2013.10.13

심야 치유 식당 리뷰

하지현 선생님이 우화 형식으로 가게를 열었습니다. 다양한 음악이 흐르는 바 입니다. 이 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격인 철주를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20대 후반 ~ 30대 후반의 사람들이 등장하기에, 그 또래가 읽는다면 가장 공감대가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저도 비슷한 또래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에 가끔 아찔할 때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손도 못 대고,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밥벌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천천히 계속 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

리뷰[Review]/책 2013.10.11

지구를 지켜라 (Save The Green Planet, 2003) 리뷰

리뷰 쓰기 곤란한 작품을 만났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입니다! 인상적인 작품이라 그동안 여러 번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코믹하고 유쾌한 면이 보였고, 두 번째 볼 때는 인간들의 못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에 다시 보면서, 마침내 소수자로서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게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겉으로 보면 저는 눈꼽만큼도 성장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지만, (키와 체중은 거의 똑같으니까요! 외모는 조금 늙어갑니다만...) 10년이라는 세월은 그나마 세상을 보는 눈을 조금 열어주었나 봅니다. 저는 요즘의 모습이 훨씬 좋습니다. 나이든다는 것은, 상상만큼 나쁜 면만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자 어쨌든.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상당히 이색적인 작품입니다.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것에서 SF 장르..

역사 e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리뷰

재밌게 역사를 생각하고 접근하려면, 잘 만든 영상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짧은 역사채널e 에서부터, 클래식한 역사스폐셜 등, 다양한 역사이야기를 영상으로 접하다 보면, 놀랍게도 가끔씩(!) 흥미롭고 재밌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을 할 때, 가끔씩이나마 흥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역시 종종 번뜩이는 통찰을 선물해 주기 때문이고요. 올해 출간된 역사e는 그런 의미에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생각을 요구하고 있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우치는 힘이 있습니다. 국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력추천할 수 있는 역사e 이야기로 오늘은 경쾌하게 출발합니다. 오래전 공부방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참 열심히 사는 녀석이, 선택하기 곤란..

리뷰[Review]/책 2013.10.08

가능성의 발견 리뷰

일주일 정도, 아주 통렬하게 고민에 몰두하였습니다. 삶의 궤도를 바꿔야 겠다고 결단을 내리고, 한계를 확장해 보려고 고민하였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좋은 행운을 만났습니다. 너무 빠르게 해답을 얻게 되어서, 감격적이고, 놀랍지만, 여하튼 진솔하게 사고의 흐름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행운은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을 만난 것입니다. 감히 추천하자면, 어지간한 짜집기 양산형 책들 수백권 보다 더 값진 한 사람의 인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정말 뜻깊은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본문에서 계속 이야기 하겠습니다. 두 번째 행운은, "왜 누군가는 그토록 많은 시간을 공들이는데도 발전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에 대하여, 지인이 명쾌하게 답해주었기 ..

리뷰[Review]/책 2013.10.04

공부하는 힘 리뷰

수년 전, 처음으로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이라는 책을 읽고, 커다란 영감을 얻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 주변 지인에게도 많이 소개했었고요. 몰입에 대하여, 아주 압축해서 이야기한다면, "단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대단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으며, 희열을 동반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저는 그 이후로,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하나의 주제를 오래도록 생각하는 것을 피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동호인 모임에서, 질문하는 인간, 철학하는 인간 으로 놀림(?)받을 정도로, 끈질기게 생각을 해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황농문 교수님이 한 발 더 나아간 파격적인 책을 선보였습니다. 몰입하고, 파고드는 경험을, 하기 싫은 일, 예컨대 공부 같은 일에도 적용해서 놀라운 성취를 낼 수 있지 않..

리뷰[Review]/책 2013.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