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1005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리뷰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를 참 인상적으로 봐서, 이번에는 히르슈하우젠의 또 다른 책,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를 읽어보았습니다. 특유의 블랙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상을 주목해서, 이것을 개그로 연결시키는 장면도 신기하지만, 한편으로는 해박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통찰을 주는 대목도 있습니다. 인간 사회에 한 번 대입해 보고 싶은 장면도 있는데, 원숭이 연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원숭이들에게는 맛난 주스를 포기할 만큼, 매력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루한 사진을 보여주면, 그들은 냅다 무시하고, 여전히 주스를 즐기겠지요. 그런데 높은 권력, 높은 지위의 원숭이 사진을 보면, 그들은 주스를 기꺼이 내놓습니다. 이 점은 인간사회와 지독할 만큼 유사합니다. 우리 중 그..

리뷰[Review]/책 2014.01.28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리뷰

최근에 저는 이 책 영혼의 미술관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보물섬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탕으로, 예술을 단지 설명하는 대상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예술이 무슨 말을 건네고 있는지 길을 안내해 주었고, 또한 예술은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저자의 확신. 책은 고작(?) 240 페이지 정도이지만, 정말 아껴가면서, 소중하게 읽어내려갔던 책입니다. 첫 출발은 사랑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라는 대목으로 잡아봅니다. 인간적 약점이 소개됩니다. 우리는 쉽게 지루해하고, 사람이든 사물이든 일단 알고 나면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없다고 선언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을 대단히 우울하게 만들어줍니다. 흔하고 절망적인 농..

리뷰[Review]/책 2014.01.21

여행, 혹은 여행처럼 리뷰

살아가는 하루가 여행 같다면 얼마나 즐거울까를 상상해 봅니다. 예컨대 (p.15) "여행지에서 나는 목표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더 알고 더 느끼는 데서 단순한 기쁨을 느낀다. 그런데 삶 속에서 나는 수 많은 것들을 오로지 수단으로 삼는다. 여행지에서 나는 확실한 길만 찾아가지는 않는다. 불확실함이 많은 데 불평하지 않는다. 그런데 삶 속에서 나는 확실한 것만 찾는다." 여행자의 태도로 살아보기 위한, 정혜윤 작가님의 여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럼 저는 그 중에서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대목을 가져와 보고, 반사해 놓고자 합니다. 다음은 제 마음을 사로잡는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이야기. "항상 나 자신으로만 머물려 하면 결코 아무것도 매개할 수 없다는 사실만은 알게 된 것 같아. 나는 완전해지기 위해서가 아..

리뷰[Review]/책 2014.01.21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리뷰

이주은 선생님의 소소한 표현들 중에는, 마음에 슬쩍 다가와 공감을 건네주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행운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내리는 것도 아니고, 노력해서 획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당장은 시간낭비처럼 여겨지는 사소한 모험들이 하루하루 누적되어 스스로의 운명을 써가는 것이리라." 사람의 인생이란, 멀리 떨어져서 본다면, 지금 순간들이 쌓여서, 존재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일테고, 그렇게 본다면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슬퍼하기 보다는, 소중히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진수는 미와 추가 조응하는 접점에 있는지도 모른다 (p.199)" 현대사회가 추를 외면하고, 미에 환호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작 자신의 심연을 들여다 보기에 두려워 합니다. ..

리뷰[Review]/책 2014.01.21

평등사회로의 이행 1부 - 인간 자유가 확대되는 장면들

분명한 불평등이 존재했던 신분제 사회가, 균열이 발생하고, 결국 깨어져 나가는 과정을 이번 문서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재미있겠지요? 당연합니다! 게다가 역시 복습적인 측면이라서, 전혀 어렵지도 않아요! 당장 출발해 봅시다. "역사는 전진하였고, 인간 자유는 확대되어 나간다." 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 것 같아요. 하하. 기본적으로, 신분제가 해체되는 과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자유권이 향상되고, 또한 보장되어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저절로 인권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 굴곡도 있고, 투쟁도 있고, 사건도 있기 마련입니다. 단지, 역사적 흐름만큼은 "선명하게 점차 발전적인 모습이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고 또 놀라운 거 아니겠어요. 신분제가 법적으로 폐지되기까지, 그 배경을 이해해보고 파..

경제적 구국운동 - 방곡령에서부터 국채보상운동까지

이번 문서에서는 경제적 구국운동들을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약간(?) 길긴 해도, 새벽 1시에 열심히 정리 중! 1876년 개항 이후, 조선 경제에 꾸준한 부담이 되었던 것은 "무제한 곡물 유출"이었습니다. 곡물이 자꾸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니까, 당장 조선의 곡물 가격이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는 1883년 경에 일본과 다시 협상을 하게 되었고, 이 때 방곡령을 내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1880년대 흉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곡물은 일본으로 꾸준히 유출되었고, 조선 백성들은 굶주리고, 곡물 가격이 계속 오르는 참사가 발생합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잖아요. 드디어 1889년 함경도와 황해도에서 대규모 방곡령을 전격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규정대로 1개월 전에 일본측에 ..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 The Desolation of Smaug, 2013) 리뷰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남겨봅니다. 판타지 영화 호빗 2편, 스마우그의 폐허 이야기 입니다. 드래곤이 불을 뿜어대고, 함께 여행을 다니는 로망은, 순수한 마음을 흔듭니다. 판타지 영화의 매력이라면, 꽤 긴 시간동안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서, 매력적인 세계 속으로 다녀올 수 있음에 있겠지요. 161분의 상영시간이 꽤 아쉽게 느껴질만큼, 또 2천억이 넘는 제작비의 위용을 보여주듯이, 영화는 크고 아름다운, 화려한 장면이 제법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스토리를 요약하거나, 배경을 설명할 수 있을만큼의 역량은 전혀 없다보니, 저는 단지 인상적이었던 대목 몇 가지를 가져와서, 즐겁게 리뷰를 써보고 싶을 뿐입니다. 반지의 제왕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영화에서는 오래도록 사는 요정족 "레골라스"가 멋지게 등장..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리뷰

질문으로 출발! "나의 삶은 왜 의미 있는가?" (89p) 에 대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가 한 번 답을 내려본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누군가에게 격려를 받을 때도 행복해지지만, 누군가를 격려할 때도 행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가지 예를 들어서 생각해 본다면, 타인에게 안마를 해주는 사람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운 날 사랑하는 식구를 생각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한웅큼 사서 집으로 향할 때, 그 발걸음 역시 행복일 수 있습니다. 저는 삶의 의미가 관계 속에서 있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김난도 교수님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자기가 되도록 노력하라." 라고 조금 엄격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의 측면에서, 우리는 다양한 자..

리뷰[Review]/책 2014.01.12

열강의 경제침탈 4부 - 화폐정리사업, 예속되고 마는 조선경제

이제 1904년으로 이야기를 진입해 봅니다. 1904년에는 한일의정서를 체결합니다. 여기에는 군용지를 일본이 마음대로 쓰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대한시설강령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조선을 식민지화 하려는 계획이 등장합니다. "조선에 일본인들을 살게 하자!" 이것이 일제가 가진 목표였습니다. 조선땅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단 땅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일본은 "조선땅 황무지 개간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 볼 대목은, 어쩌면 일본이 겉으로는 노골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주목해보고 싶습니다. 즉 일본이 처음부터 "조선땅 다 내놔"식으로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앞서 철도권과 역둔토 이야기도 그렇지만, 강대국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천천..

열강의 경제침탈 3부 - 일본의 철도 부설권 집착

어지간하면 이번 문서에서 다 정리될 수 있기를 바랐는데, 참 열강의 경제침탈이 많긴 많네요. 아무래도 내용이 많이 길어져서, 3부와 4부로 끊어야 겠습니다. 역시나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복습을 겸해서 1890년대의 이야기를 재밌게 살펴보려 합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지난 문서에서 시간을 뒤로 10년 쯤 지나보내고, 우선 격동의 1894년으로 진입해 봅시다. 동학농민운동이 있었고, 갑오개혁이 있었고,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이기게 되는 그 무렵 입니다. 최근 문서들은 쭈~욱 경제파트만 보고 있으니, 갑오개혁 때 추진되는 경제개혁에는 뭐가 있었는지 복습해 봅시다. 도량형 통일, 은본위제 시행, 조세의 금납화가 있었네요. 하하, 반복되는 복습 측면이 있으니, 부담 없이 접근하는 거 잊지 마시고요. (*은본위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