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청춘을 읽는다 리뷰

좋아하는 작가님 혹은 선생님의 책을 집어든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강상중 교수님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문화센터 강의를 바탕으로 대폭 가필하고 수정을 덧붙인 원고라서, 쉽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 점이 매력이기도 하겠고요. 페이지가 좀처럼 넘어가지 않아서, 소박한 두께 앞에서 오래도록 진지하게 들여다 보아야 했습니다. 가령 이런 질문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우리의 위치가 주력이 되지 못한다면, 잘 나가는 일류가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사실 제 나름대로는 하나의 정리된 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좋은 재능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그러나 설령 나에게 눈부신 재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

리뷰[Review]/책 2013.09.25

근대 태동기의 문화3 - 국학 연구의 확대

국학은,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소중화의식이라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명나라의 대를 이은 정통이라는 자부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기에, 정통이라면 무엇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겁니다. 우리가 가진 게 무엇일까?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 문서에서는 짧막하게, 국학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전혀 어렵지 않고, 재밌습니다! (우기는 중) 먼저 역사서 부터 살펴볼까요. 안정복이 지은 동사강목이 있습니다. 고조선부터 ~ 고려까지 이어오는 흐름 속에서 무엇인지 정통인지 따졌던 역사서 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는 도덕적으로 정당성을 결여한 국가는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상이 있습니다. 발해..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 2012) 리뷰

2012년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영화 광해를 보았습니다. 지위가 점점 올라갈수록 책임도 함께 따르는 법이지요. 따라서 "권력을 휘두른다는 것"을 바라볼 때, 남용되는 측면은 없는지, 또 누가 희생될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시 강상중 교수님의 표현을 빌려와본다면 "국가 지도자의 결단은 만일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막대한 희생자를 내기 마련이므로, 그 영향은 가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대하다. 따라서 우리는 늘 그들의 결단을 엄정한 눈으로 점검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개개인이 가진 엄정한 눈이란 그토록 소중한 것입니다. 배우 류승룡이 열연한 "허균"은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이하 허균이 주장한 호민론 입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해설해주신 것을 옮겨봅니다...

B급 문화, 대한민국을 습격하다 리뷰

리뷰에 앞서, 개인적으로 저는 하위문화 (서브컬쳐) 에 상당히 관심이 높은 편입니다. 보통 사회에서, 비주류로 인식되는 비디오게임 동호회에서 10년 넘게 운영위원으로 몸담고 있기도 하고요. 저는 얼마든지 하위문화에서도 창조성이 있고, 영감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놀자고 하는 판에, 죽자고 덤비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도 있는 편입니다. 또한 성향적으로는, 가볍고 경쾌하지만, 꾸준히 갈 수 있는 태도를 가장 사랑하고요. 물론 제 경우, 책이나 영화 혹은 스포츠처럼,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취미도 좋아합니다만, 한편의 저는 비디오게임과 애니메이션도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랄까요. 이렇듯 제 나름대로 하위문화의 가능성에 주목을 해왔고, 얼마든지 아름다운 문화생활로 다루어질 수 있다고,..

리뷰[Review]/책 2013.09.22

공부하는 인간 리뷰

올해 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KBS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을 보면서, 저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공부방식이 현저하게 달랐고, 각 나라마다 공부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작은 공간에 틀어박혀서, 홀로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상당히 아팠습니다. 도대체 공부란 무엇이기에? 그리고 공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오늘은 본격 공부에 관한 고찰을 해볼까 합니다.  가볍게 서론을 시작하자면, 일본의 공부방식 중에는 "노트필기"를 중시한다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잘 정리된 노트는 인터넷 상에서 유료로 판매된다는 점은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큰 영감과 자극을 받아서, 그동안 공부하고 정리해왔던 것을 한 번 인터넷에 올려봐야겠다..

리뷰[Review]/책 2013.09.21

머니볼 (Moneyball, 2011) 리뷰

다르게 생각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강자가 우대받고, 약자가 천대받는 게 아주 당연하게 다루어지는 세계에서, 소수 집단이 거대한 세력과 싸운다는 건, 고대의 다윗과 골리앗 같은 일입니다. 여기 그런 남자가 한 명 있습니다. 가난한 야구단의 단장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빌리 빈 입니다. 스포츠의 세계란, 예전부터 "자본주의의 미래를 묘사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 선수마다 몸값이 정해져있고, 일류 선수는 아주 호화로운 생활을 보장받으며,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혹은 다치기라도 한다면 아예 경기장에서 퇴출되어 버리니까요. 더욱 더 파고들어간다면, 결국 부자구단이 승리하는 구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야구로 예를 들면, 뉴욕 양키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등이 하위권에 ..

3분 고전 古典 2 리뷰

책을 펴자마자 운명처럼 들어온 대목이 있었습니다. "나와 다르다고 공격하면 손해가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논어의 위정편에 나와있는 공자의 생각이었습니다.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른바 유교적 주류가, 조선말에 그렇게나 다른 학문을 싫어하고 맹공하기도 했는데, 어째서인가? 마치 저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아주 친절한 박재희 교수님의 설명 - "주자는 공호이단의 공을 공부라고 해석하여 이단을 공부하면 해가 될 것이라고 주석하였습니다만 유교 이외의 이단을 배격하고 주자학의 정통을 세우기 위해서 그런 해석을 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주자는, 정통성의 확보를 위해 부득이하게 이단을 들여다보지도 말라고 강조했건만, 조선말 일부 강경파들은, 이걸 약간 변형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

리뷰[Review]/책 2013.09.18

근대 태동기의 문화2 - 중농학파, 중상학파 이야기

조선 후기 비주류였던, 실학자들은 가난했습니다. 이를테면, 유득공, 이덕무 같은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도 힘들어 했고, 그래서 이덕무의 경우 집에 있던 맹자 같은 책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이걸 보았던 친구 유득공은 "나도 춘추좌씨 책을 팔아서 술이나 한 잔 해야겠네" 라면서, 같은 처지를 공감하기도 하고요. 우정이란, 참 멋있지요. 여하튼 이번 문서는 권력에서 멀어져 있는, 가난한 비주류 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뤄봅니다. 잘 알려져 있고, 시험에도 친근하게 등장하는, 중농학파 및 중상학파 이야기 입니다. 굉장히 중요하고, 흥미롭고 인상적입니다! 중농학파 (=경세치용학파) 를 살펴봅시다. 경기 남인들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토지분배"를 하자는 겁니다. 토지를 나누..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리뷰

강신주 선생님의 글은 쓰라린 보약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달콤하게 포장되어 있지 않아서, 그대로 현실과 자신을 직면하게 해주고, 그렇게 제대로 일으켜 세우려는 의지가 가득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의 핵심키워드 두 개를 고른다면 정직함과 당당함으로 쓸 수 있을테고, 그 밑바탕에는 경쟁이나 이기심 대신,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영화가 재미 없었으면, 재미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힘, 저는 이게 참 좋았습니다. 사람을 3대 4대 3으로 나눈다면, 언제나 내 편에 가까운 3에 대해서만 집착하면 곤란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반대편인 3까지도 설득해 보려고 한다면 그것 역시도 지나친 오만함이 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결국 중간의 4까지를 배려..

리뷰[Review]/책 2013.09.17

청춘의 독서 리뷰

아껴두었던 책, 꾹꾹 눌러가면서 읽은 책, 들여다 보고 있는 시간 보다는, 몇 번이나 멈춰서 며칠씩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던 책,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입니다. 첫 대목부터 유시민은 거침없이 멋진 생각들을 펼쳐보입니다. "20세기 세계사는 소수의 비범한 사람들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구원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없이 많은 소냐와 두냐들이 좋은 세상을 만든 것이다." 세상의 발전이 다수의 깨달음으로 진행되어 간다는 믿음, 저는 이것이 참 좋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품격은 특별한 소수가 아닌, 강력한 내면의 힘을 가진 평범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에 의해서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습니다. 그런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평생의 꿈이기도 하고요 :) 책 ..

리뷰[Review]/책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