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코요테 어글리 (Coyote Ugly, 2000) 리뷰

참 유치해보이면서도, 들을 때 마다 어쩐지 가슴 뭉클한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꿈을 위해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까?" 저마다 다른 답변을 내놓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마다 다른 변명을 내놓습니다. "그럼요, 나는 오늘을 꿈을 위해서 하얗게 불태우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 먹고 사느라 바쁜 사람, 잠시 꿈을 미룬 사람, 꿈을 포기해버린 사람, 또 다른 꿈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 참 많은 사람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오늘 주인공 바이올렛은 그 출발이 대담하고, 시원하며, 경쾌합니다. 이제 이 곳 뉴저지를 떠나서, 뉴욕시티(!)에 가서 음악하는 사람이 될래!!!! 아버지는 딸의 패기를 말려보고 싶지만, 워낙 확고한 바..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리뷰

저는 이따금씩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합니다. 한참 젊은(?) 나이인 30대에 벌써 부터 무슨 죽음 타령인가 싶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저는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표현되었듯이, 결국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둘째로, 결국 죽을 것이라면, 쓸데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그 쓸데없는 집착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예컨대 블로그에 광고를 다는 문제를 언급해 보자면, 저는 본문 하단에 구글 광고를 살짝 넣었을 뿐인데, 수년이 흐르자 도메인 비용정도는 매년 벌 수 있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좋아하는 도메인을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서 즐거웠지요. 그런데..

리뷰[Review]/책 2013.03.29

노라 없는 5일 (Five Days Without Nora, 2008) 리뷰

별로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노라 없는 5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화 노라 없는 5일은, 죽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전 정보가 없었던 저는 처음에 노라가 집을 나가서 5일 동안 사라졌고, 마침내 사랑을 깨닫게 되는구나 식의 스토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뭐, 단순한 제가 늘 그렇지요. 하하. 영화 첫 부분은 상당히 정성스러운 장면들과 함께 문을 엽니다. 누군가가 정갈하게 테이블을 차리고, 그릇을 놓고, 수저를 놓고, 노라의 전남편 "호세의 집"에는 고기를 배달시키고... 만찬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주인공 호세는 20년 전에 이혼한 노라의 집을 찾아갑니다. 노라의 집이 참 가까이에 있거든요. (최소 10인분은 넘을듯한) 배달 온 고기가 워낙에 많아서, 자신의 집 작..

과속스캔들 (Speed Scandal, 2008) 리뷰

배우 박보영의 연기가 정말 훌륭했던 과속스캔들 입니다. 물론 극중 주인공은 차태현과 왕석현군도 있지만, 영화는 박보영의 감정에 대해서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해 나가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같은 꽤 무거운 주제도 감동적이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족은 어쩌다보니 아이를 일찍 갖게 되어서, 지금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되었지만,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이지, 그 자체로서는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관점으로 리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인기가 크게 없는 연예인 남현수는 그래도 라디오에서 한 자리를 맡으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수입이 되어주는 TV광고까지 찍게 되면서, 포스터대로 잘..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리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상당히 충격적인 영화, 머신건 프리처 입니다. 독일인 감독이 만든 영화는 흥행부터 충격적인데 3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흥행수입 1백만 달러 조금 넘게 벌었다고 합니다. 단위를 쉽게 이해하자면, 3천원 가지고 백원이랑 바꾼 셈이지요. 비록 흥행에는 참패했다지만, 저는 한 번 꼭 보라는 추천을 받아서, 이 영화를 최근 보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영화 안에 상당히 많은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를 따라서 살펴보자면, 초반에는 샘 칠더스가 방탕한 삶을 버리고, 세례를 받는 계기로 완전히 다른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총을 좋아하고, 술을 가까이 하며, 즐겁고 신나게 살다가, 과거와 단절하면서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샘..

내 깡패 같은 애인 (My Dear Desperado, 2010) 리뷰

마지막 1분까지도 사랑스러운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입니다. 전혀 닮은 데가 없는 두 사람이 펼치는 달콤씁쓸한 로맨틱코미디 인데, 이 정도로 할 말 확실히 하는 영화도 드물지요.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며, 취업준비생을 응원하며, 착한 사람들만 고생하고 있다며, 진짜 나쁜 놈들이 누구인가 묻고 있습니다. 깡패보다 더 나쁜 권력자들의 불편한 모습까지 모두 다 보여주는 오늘 이 영화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정말 깡패 같은 박중훈의 연기도 굉장했습니다. 꿈을 향해 달리는 정유미는 사랑스럽고요. 아, 그러고보니 영화의 동철과 세진은 공통점이 있네요. 최고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일단 동철은 건달 치고는, 최고가 아닙니다. 조직의 형님을 대신해 감옥에 갔다왔을 정도로, 의리와 충성은 끝내주지만, 정작 입..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The Hunger Games, 2012) 리뷰

미국에서만 무려 4억달러, 세계적으로 6억8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판타지 대작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이야기 입니다.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개봉초 미국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관람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제니퍼 로렌스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추천에, 늦게나마 헝거게임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3가지가 겹쳐보이더군요. 이미 평론가분들이 잘 지적한대로, 오디션프로그램, 배틀로얄, 그리고 스포츠세계. 대담한 상상력이 일품인 헝거게임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 합니다. 저야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로 보았고, 영화에서의 배경 설명을 조금 살펴보자면, 사람들은 구역을 나누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1구역, 2구역...12구역까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1구역이 잘 나가고..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2) 리뷰

저는 이 영화를 중립적으로 바라볼 역량이 되지 못합니다. 예컨대,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리 가치 중립적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을 피하기 어렵고, "돈의 맛"이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니,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입니까. 다른 말로, 미국에서 만든 영화가, 반미 영화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저 역시 아무래도 다소 미국적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됨을 미리 언급해 놓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친미나, 친일은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오래도록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슬로건을 블로그에 걸어두었고, 동호회 장으로 활동할 때는, 2002년 6월 월드컵 만큼이나, 2002년 6월 효순, 미선양 사고를 선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미군이 사과는 했다지만, 당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조직이 개인을 ..

범죄와의 전쟁 (2011) 리뷰

전개감 좋고, 시나리오 사실적이며, 최민식과 하정우의 불꽃같은 연기투혼은 강렬하고, 범죄와의 전쟁은 근사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 였습니다. 더욱이 제가 부산에서만 30년 넘게 살아와서 그런지, 알아듣기 쉬운 사투리와 어린 시절의 풍경을 보는 듯한, 거리와 배경들도 상당히 훌륭했고요. 영화는 서두에서 모든 단체는 실화가 아닌 픽션이라고 힘주어 강조하는데,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연줄"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네요. OCN에서 방송할 때, 상단에 "부산 느와르"라고 재치있는 표현을 써놓았는데, 역시 느와르 장르 답게, 남자들의 세계에 초점을 맞춘 영화 입니다. 폭력을 넘어서, 권력이라는 측면에서 오늘 리뷰를 접근해 본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요즘 유행..

킬 빌 (Kill Bill: Vol.1, 2003) 리뷰

봐주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잔혹 액션 영화라면, 역시 킬 빌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약간의 블랙 코미디 요소도 상당합니다. 참혹함과 아이러니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묘한 느낌은 킬 빌이 주는 색다른 매력이지요. 여주인공 더 브라이드는 자신을 절망에 빠뜨린 암살조직 "데들리 바이퍼스"를 찾아서, 철저하게 피의 복수를 선보입니다. 악한 인간들에 대해 조금의 동정도 없이, 일직선으로 쭉 나가는데, 심지어 88대 1로도 맞짱뜨는 유쾌함이 인상적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화 같은 영화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장면이 들어가 있고, 카메라의 구도나, 화면이 전개되는 방법이, 초현실적인 느낌이 확 납니다. 제게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절묘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액션 만화 같은 영화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