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댄싱퀸 (2012) 리뷰

영화 댄싱퀸의 주제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 당연히 이게 쉽지는 않습니다. 충분한 시간 투자도 필요하고, 많은 연습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어쩌면 강철 같은 의지가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민과 정화는 결혼은 했지만, 꿈을 잃어버리고서 힘겨운 밥벌이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민은 고학력에 사시합격이 무색할 정도로 가난하고 (물론 청렴하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것은 조금 묘합니다) 정화는 그나마 인정받는 에어로빅 강사로, 꿈을 한 번씩 생각하기도 합니다. 슈퍼스타 참가서를 들고서 망설이는 대목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럽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세요? 라고 묻는다면, 요즘은 쉽게 답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저 잘 벌어서, 안정되게 사는게 꿈일지도 모릅니..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1998) 리뷰

정말 놀라운 영화 트루먼 쇼 입니다. 15년 전의 내용이라고 믿기지 않으며, 지금 현실을 놓고 봐도 더욱 굉장합니다. 젊은이들 이라면, 방송에 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트루먼 쇼를 보라고 강추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트루먼 이라는 남자가 24시간 삶이 생방송 되고 있으며, 이것이 벌써 10,909일이나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도 워낙 많고, 트루먼의 중요한 이야기들은 많은 시청자들이 모두 알고 있을만큼, 트루먼은 시청자들과 함께 살아온지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들은 트루먼이 어떻게 태어났고, 무엇을 무서워하며, 어떻게 사랑에 빠졌고, 결혼 생활이 어떤지까지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트루먼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길었던 그의 방송계 일류..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2012) 리뷰

90년대 영화 딥 임팩트에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요즘은 (책을) 읽는 시대가 아니라 (영화를) 보는 시대 라고요.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도 이제 읽어서 즐기는 만큼이나, 보면서 즐기는 분들도 많을 듯 합니다. 그야말로 글자문화를 압도하는 영상문화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인 중에는 제발 블로그에 각종 장면이나 영상클립이라도 넣으라고 권유하는 분들이 있는데, 꿋꿋하게 글자만 쓰고 있는 저도 참 고전적인 스타일입니다. 하하. 여하튼 안나 카레니나 참 좋았습니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화면의 화려함과 각종 연출력이 매력적입니다. 각 장면들을 상당히 정성스럽게 찍었다는게 느껴집니다. 단점은 조금 산만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랄..

포기하지 마라 한 번뿐인 인생이다 리뷰

요즘 부쩍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저 역시 성향적으로 상당히 사회비판적인 편이라, 경제적으로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히 먹먹한 기분입니다. 가령 아직 풋풋한 대학생이, 등록금 대출을 받으며, 나도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리는구나 라고 표현할 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왜 그렇게 비관적이냐 라고 쏘아붙이는 사람도 있지만, 등록금이 486만원이고, 최저임금이 4,860원일 때, 이 친구가 약 1,000 시간은 일을 해야 충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무이자로 계산했을 때지요. 물론 좋은 직장을 잡으면 훨씬 빨리 해결될 수 있겠지만, 사회는 쉽고 편한 일자리가 그렇게 간단히 주어지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에게 "포기하지 마라 한 번뿐인 인생..

리뷰[Review]/책 2013.04.04

생텀 (Sanctum, 2010) 리뷰

어느덧 100번째 영화 리뷰가 되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영화 이야기는 이 곳 블로그의 주요 분야가 아니었고, 열개 남짓 밖에 없었는데, 하나 둘 열심히 손가는대로 쓰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생각보다는 굉장히 즐거운 글쓰기 였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서, 괜찮은 통찰들을 발견할 때는 기쁘기도 했고요. 이제 100번째 리뷰이니, 아주 기념적이고, 멋진 100번째 영화를 골라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저는 패닉 영화, 기분 나쁜 영화로 불리는 "생텀"을 골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여기까지 써올 수 있었던 것은, 타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재밌네요. 영화 리뷰 계속 써봐요" 라고 가볍게 전해준 한 마디가, 여기까지 온 비결이라면 비결 입니다. 영화 리뷰 100개나..

미이라 (The Mummy, 1999) 리뷰

영화 미이라는 보고 있으면 즐겁고 유쾌합니다. 적당한 긴장감과 유머도 섞여 있고, 신나는 모험 영화로는 상당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업적으로 크게 히트를 치며, 4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기록합니다. 돈을 벌어다주는 미라 군요. 하하. 늘어지지 않고, 전개감이 빠르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야기 구조는 명쾌합니다. 대부분 황금유물을 찾아서 한탕을 꿈꾸며 "하무납트라" 라고 불리는 죽음의 도시를 향해 열심히 움직입니다. 3천년 정도의 시간과 황금이 합쳐져 있다면, 그 금전적 가치는 엄청날테니까요. 뭐 예측할 수 있듯이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모험의 어려움"을 재밌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는 모험영화에서 "부비트랩" 그러니까 함정을 유심히 보는 편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장치가 숨겨져 있을까. 뭐가..

영웅본색 (A Better Tomorrow, 1986) 리뷰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 이거 정말 어렵고도 설레는 질문 아니겠어요. 뭐 기본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대부분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편이고, 못난 삶 보다는 잘 나가는 삶을 강렬히 원합니다. 영웅본색은 그 스토리가 참 대담합니다. 어떻게 이런식의 이야기를 이렇게 훌륭하게 찍어냈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86년 영화 치고는 굉장한 힘이 있습니다. 첫 질문에 영화는 이렇게 답합니다. "돈 치워, 명예 치워, 남자는 우정과 형제애로 사는거야!" 유치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훗날 발표된 여러 연구들은 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해줍니다. 사람이 언제 행복한가? 라고 바꾸어 질문한다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가 있을 때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물론 옛사람들도 이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멀리서 친구가 찾..

리더십의 종말 리뷰

오늘날 처럼, 개인의 힘이 커진 시대가 있을까요. "분노한 트윗 하나가 브랜드를 무너뜨릴 수 있다" 라는 재치 있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21세기는 개인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전파되고 때로는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에 뭐하나 잘못 올렸다가 고생했던 사람들을 꽤 알고 있잖아요. 반대로 익명의 누리꾼들이 모이면, 수사조직을 능가하는 탐색력을 보여주면서, 숨겨져 있던 진실도 드러나곤 합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리더십은 환상일 수 있으니, 비판적으로 냉정하게 좀 바라보자. 그리고 떠오르는 주연들인 팔로어들에 집중해 보자 입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50년대, 60년대 연방정부가 옳은 일을 한다는 여론은 거의 70%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은 우호적이었고, "아메리카 드..

리뷰[Review]/책 2013.04.01

초한지 : 영웅의 부활 (The Last Supper, 2011) 리뷰

오늘은 좀 더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쓰는 편이 좋겠습니다. 흑흑, 포스터에 속았습니다. 200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액션 블록버스터 라는 말은 반쯤은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절대로 자웅을 겨루며 피튀기게 싸우는 "액션"영화가 아닙니다. 영화 초한지 영웅의 부활은 상당히 이색적인 전쟁 영화입니다. 각 개인의 선택과 의문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는 듯 보였습니다. 역사는 승자의 논리대로 기록된다는 일반적 인식을 재확인 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빠르고 감각적인 내용을 너무 기대하다간, 실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하. 다시 말하지만, 박력 넘치고 스피디한 전개가 아닙니다. 굉장히 무겁고 차분한 느낌을 영화 내내 이어갑니다. 이걸 버티지 못하면, 중간에 지루하다고 뛰쳐나갈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세 남자 (유방..

영화 고백 (告白, 2010) 리뷰

제가 기억하고 있는 여배우 마츠 다카코는 밝고 명랑했습니다. 일본 드라마 히어로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재치 있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그게 벌써 한참 전이니, 확실히 사람의 느낌은 변하는가 봅니다. 영화 고백처럼, 상당히 냉정하며, 무서운 역할을 잘 할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아 정말 싱크로율이 엄청났습니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마츠 다카코의 표정 연기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영화 고백에 대해서 제가 언급하자면, 이 작품은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철저한 복수극의 완결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질문을 던진다는 측면에서도 괜찮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청소년 보호법이라는 방패로 인해서, 10대들의 범죄를 가볍게 면죄해 주는것이 올바른 행위인가?"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