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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온리 (If Only, 2004) 리뷰

따뜻한 감성 충만 영화라면, 이프 온리가 정말 좋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복잡한 질문을 아주 명쾌하게 정리해 주기 때문입니다. 키워드 형식으로 표현하면, "적극적으로!", "바로 지금!", "완벽한 하루를 만들라!" 입니다. 오늘 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생각하고 살아보라는 것은 현명한 교훈이지만, 실제로는 실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로 와닿지 않는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늘 바쁜 남자, 잘 나가는 남자 이안은 오늘도 바쁘고, 서둘러야 할 것이 많습니다. 숨가쁜 현실 앞에서 낭만적인 하루 따위를 상상하기는 이미 끝장났고, 어떻게 하면 실망한 그녀의 마음을 맞춰줄 수 있을까 라고 뒷처리를 끙끙대는, 연애에 지친 남자 입니다. 영화 내내 웃음소리가 사랑스럽게 들리는..

고려의 토지제도 고찰 - 전시과의 한계와 변화

정치와 경제(및 토지)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려시대 복습의 느낌도 납니다만, 하나 하나 그 시대의 분위기를 살펴본다는 느낌으로 접근해 보면 좋겠습니다. 고려시대의 토지제도를 큰 흐름으로 본다면, 전시과 시행 - 대농장 등장 - 과전법 시행 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농장은 권문세족이 누렸던 호화로운 깽판이니까 -_-;;; 사실상 중요하게 배워야 할 부분은 전시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전근대, 사람들이 국가에 열심히 일하면 근무대가로 얻게 되는 것은 수조권 이었습니다. 수조권은 토지의 생산량 중 일부를 받는 것인데, 주로 직급에 따라 받게 되었습니다. 쉽게 생각한다면, 각 호봉에 따라서 수조권의 규모가 정해져 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아직까지는 화폐경제가 아니라, 사회가 농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

투 브라더스 (Two Brothers, 2004) 리뷰

동물을 사랑한다면, 고양이과를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 투 브라더스 입니다. 사람에 대한 실망감으로,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 힐링 무비 투 브라더스 권합니다. 호랑이 가족이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에 저절로 위로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 요즘 누군가가 재치 있게 표현한 이런 댓글이 큰 공감을 얻고 있더군요. "매일 매일이 충격과 공포다, 황당한 멘붕 대한민국." 짐승만도 못한 일부의 패륜적 인간들이 쉬지 않고 등장하고 있으니, 그들 마음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어쨌든 저는 사람이야말로 서로 아끼고 보듬어가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살아야 100년을 넘기기 어렵고, 아무리 많이 가져도 하루에 먹을 수 있는 것은 몇 끼 안 되며, 심지어 수만권의 책이 있다한들 집중해서 볼 수..

공민왕의 개혁 의지와, 신진사대부의 성장

공민왕은 이대로 안 된다고 확신했습니다. 적극적인 반원, 반권문세족 을 내세우면서, 개혁을 시작 합니다. 기득권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역사에서 한 번도 이 싸움이 쉬웠던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외부의 원나라, 내부의 권문세족을 이겨내야 하니, 그야말로 정치적 전쟁 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원나라가 주춤할 때야 말로, 일어설 절호의 기회입니다. 언제까지 준식민지로 살 겁니까. 힘은 올바르게 쓰라고 있는 법이지요. 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공민왕은 철령 위쪽에 있는 쌍성총관부를 무력으로 되찾았고, 요동을 공략하면서 영토를 회복 합니다. 안으로는 원나라 내정간섭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던, 정동행성 이문소를 폐지시켜 버립니다. 원과의 연결고리는 다 끊겠다는 결연한 의지 는 계속됩니다. 몽골풍으로 다니..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I've Loved You So Long, 2008) 리뷰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인 필립 클로델이, 이제 영화 감독도 하게 되었습니다. 문학교수로 활동하다가, 영화광이다보니, 꼭 영화를 한 번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나 봅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솔직히 저는 보기 전부터 조금 걱정이 있었습니다. 한국 감성과, 미국 감성, 그리고 유럽 감성은 상당히 느낌이 다릅니다. 극의 분위기부터, 음악까지, 여러 면에서 이질적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포스터만큼이나 강렬합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좋겠네요. "느리고 섬세하지만, 사랑이라는 압도적 무게감이 영화를 흔든다" 입니다. 사랑하는 아이를 잃었을 때 보여주는 "엄청난 절규"와는 다릅니다. 이 작품은 사랑 없이 살..

고려의 대외 관계 2부 - 원나라가 남기고 간 비참함

거란과의 전쟁을 무사히 끝냈다고 했지만, 국제정세는 변하기 마련이지요. 12세기 여진세력이 강력해 지면서, 고려는 조금씩 고생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여진은 말을 타고 공격하는 기병들이 강력했는데, 보병 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고려군이 고전했던 것은 당연합니다. 이 때 윤관의 주도로 대여진 특수부대 "별무반"이 조직됩니다. 여진을 정벌해 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고려의 기상, 역시 만만찮다니까요. 별무반은 신보, 신기, 항마군으로 구성되었는데, 오늘날로 치면 보병, 기병, 승병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윤관의 별무반은 천리장성을 넘어, 여진에게 선제공격을 날리며, 동북 지역을 추가로 획득! 동북 9성을 축조하고 호기롭게 출발했습니다. (후에 여진이 조공을 바치겠다고 약속했고, 관리상의 어려움이 발생하자, 동..

스쿨 오브 락 (The School Of Rock, 2003) 리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전설적 명작이라면, 역시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와 스쿨 오브 락을 손꼽을 수 있겠지요. 최근 연속된 무거운 영화들에 피로감이 조금 있었는데, 스쿨 오브 락은 "일상의 해독제"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즐겁고, 유쾌한 영화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요. 물론 락 마니아라면, 등장하는 각종 뮤지션들 이름 덕분에 살짝 놀랄 수 있겠지만, 락에 대해서 전혀 모르더라도 좋습니다. 매력적인 왕도 스토리라인과 개성 넘치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연기력과 연주력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전설의 음악 명작"이 되었으니까요. 한편 어른들에게도 강렬하게 어필하는 대목이 있으니, 영화 내내 이어지는 "저항정신" 입니다. 몇몇 힘있는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세계에 대하여, 그들이 떠들어 대고 있는 메이저..

2013년4월14일/끝나지 않은 길(창세기28:10-15)/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4월 14일 주일 예배 끝없는 길(재개정 판) 창세기28:10-15 한 사람이 광야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형의 분노를 피해 외갓집으로 도망을 가는 중입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광야, 수시로 불어 오는 모래 바람들, 내리쬐는 햇빛 그리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도적떼들은 그로 하여금 이 여행길을 지치고 힘들게 합니다. 더구나 동행자도 없이 고독한 길을 걷는 것은 광야를 여행하는 자로서 매우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그의 여행길의 목적지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 하란입니다. 그런데 마치 야곱의 여행길이 우리의 인생길과 같습니다. 고독한 여로를 묵묵히 걸어가야하는 우리네 인생길이 오늘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하란으로 가는 광야길 같습니다. 한번도 가..

정관누리교회 2013.04.16

머나먼 다리 (A Bridge Too Far, 1977) 리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전쟁명화 머나먼 다리는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줍니다. 연전연승을 올리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연합군, 그리고 군 사령부의 위험한 판단 수준, 전쟁은 승자에게도 비참한 독약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메시지까지, 많은 것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가령 간단하게 들리는 말, 싸워서 이기면 만사OK 같은 언어에 대하여, 영화는 차갑게 반문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전쟁에서 이긴다는 명분을 내걸어서,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다면 좋은 판단으로 부르긴 힘듭니다. 그래서 고대의 현인들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면 가장 좋은 일이라고 평했겠지요. 어쨌든 영화는 육해공을 넘나들며 굉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제작을 한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까지 만..

고려의 대외 관계 1부 - 거란과의 전쟁

바로 무신 → 권문세족으로 넘어가기 전에, 고려의 대외 관계를 정밀하게 이해한다면 좋을 것 같아서, 문서를 따로 준비했습니다. 호기로웠던 고려의 초반부를 느껴본다면 좋겠다는 측면도 있고요. 주변의 침입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맞짱 뜨자면서 정면으로 붙는 경우가 있고, 평화롭게 가자며 외교적 협상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는 굴욕적이더라도 외세의 강력함을 인정하고 사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고려는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가의 분위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차근차근 고려를 침입한 주변 민족들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조금 도식화 시켜서 간단히 요약하면 우선 다음과 같습니다. 고려 초 호족이 주류일 때는, 거란이 쳐들어 옵니다.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