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액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리뷰

며칠 전, 친구와 길을 걷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래의 내 모습이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줬으면 좋겠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아니 어쩌면 세계 어디에나, 오늘날 많은 2030의 청춘들이 힘들어 하고, 괴로워 하는지도 모릅니다. 걱정도 없이, 따라서 생각도 없이 살아왔던, 저는 미래의 내가 존재한다면, 오늘날의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네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하, 무슨 초능력도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별달리 떠오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이른 새벽 6시 30분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 아가씨가 김어준 총수의 어록을 카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밤새 고민 많던 그녀는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황급히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다음과 ..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 The Desolation of Smaug, 2013) 리뷰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남겨봅니다. 판타지 영화 호빗 2편, 스마우그의 폐허 이야기 입니다. 드래곤이 불을 뿜어대고, 함께 여행을 다니는 로망은, 순수한 마음을 흔듭니다. 판타지 영화의 매력이라면, 꽤 긴 시간동안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서, 매력적인 세계 속으로 다녀올 수 있음에 있겠지요. 161분의 상영시간이 꽤 아쉽게 느껴질만큼, 또 2천억이 넘는 제작비의 위용을 보여주듯이, 영화는 크고 아름다운, 화려한 장면이 제법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스토리를 요약하거나, 배경을 설명할 수 있을만큼의 역량은 전혀 없다보니, 저는 단지 인상적이었던 대목 몇 가지를 가져와서, 즐겁게 리뷰를 써보고 싶을 뿐입니다. 반지의 제왕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영화에서는 오래도록 사는 요정족 "레골라스"가 멋지게 등장..

올드보이 (Oldboy, 2003) 리뷰

10년 전, 처음 올드보이를 극장에서 봤을 때, 저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누군가는 타인에 대한 폭력을 담고 있다고 말하였고, 누군가는 벽을 넘어가는 사랑에 대하여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한참 풋풋한 20대 였기에, 저는 멋진 해석을 해볼 역량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감탄했을 뿐이었지요. 이후에도 오래도록 기억나는 것이 좁은 복도에서 괴물 같은 최민식이 싸우던 장면, 내가 웃으면 세상 모두가 웃을 것이라는 대사, 잘못된 질문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유지태의 일갈 정도가 제법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때마침 영화채널을 통해서 올드보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재미는 물론이고, 생각의 다양한 힌트를 파격적으로 던져주는 구성까지, 정말이지 천재 박찬욱..

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리뷰

현대 사회로 진입해가면서, 영웅이 사라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되기 쉬우며, 공공을 위해서 자신의 힘을 쏟아붓는 태도는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조롱이 일반화 된다는 날카로운 분석이었습니다. 막스 베버 같은 학자는 후기 자본주의에는 영혼 없는 전문가가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일단 하일 히틀러 부터 외치고 보는 전문가 말이지요. 가끔 오늘날 대한민국도 비슷한 나머지, "YES! 반인반신 지도자가 있으니 만세!" 라고 하는 것 같아서, 재밌기도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초반부가 유독 즐거웠습니다. 몇 번 뉴스에도 소개된 사고방식 실험인데, 근육질의 남자들이 보수성향이 좀 더 많고, 마른 사람들이 진보성..

리얼 스틸 (Real Steel, 2011) 리뷰

한마디로, 용기를 주는 영화 였습니다. 리얼 스틸은 거대한 현실에 맞서며 열심히 싸워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왕도스토리, 긴장감이 적절하게 유지되는 사운드, 요즘 예능의 트렌드라는 귀여운 아이까지 등장! 남녀노소 누구나, 삶이 지칠 때에 본다면 커다란 용기를 얻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작은 승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습니다. 작은 승리를 누적해서 쌓아나가면, 커다란 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목표로 정하고, 그것을 반드시 성취해 본다는 개념입니다. 이제는 습관화가 되었는데, 제 경우 이유없이 TV를 켜는 일은 삼가는 편입니다. 심심할 때 스마트폰을 갖고 노는 행위도 금기시 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리뷰

미션 임파서블의 4번째 작품이자, 49살 톰 크루즈의 박력 있는 액션이 펼쳐지며, 한바탕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고스트 프로토콜을 뒤늦게 즐겁게 보았습니다. 포스터 그대로,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에서 화려하게 시도되는 고공 액션! 장갑 떨리는 긴장감만으로도 유쾌하고 설레입니다. 신나는 오락영화에 대해서 리뷰를 굳이 진지하게 쓸 필요야 없겠지만, 그럼에도 굳이 이번 작품에서 흥미를 끌었던 대목 몇 개를 깊게 생각해볼까 합니다. 하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톰 크루즈의 화끈한 질주 외에도, 리더로서의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더십 개념 중에 흔히 강조되는 것으로는, (실천되기는 어려운데) 남의 실력과 재능을 탓하지 않고, 작은 재능이라도 소중히 여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1+1..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2011) 리뷰

요사이 저는 불확정성과 불안감이라는 두 가지를 여러 차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먼저 불확정성이라고 한다면, 간단히 말해 미래를 함부로 예측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아무리 안정적인 사회라고 할지라도 한 방에 훅 가는 것이 세계의 냉혹한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입니다. 고도로 과학이 발전했음에도, 아직도 인류는 지진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를 했음에도 막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이 꽤나 비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편 불안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행동을 선택함으로서, 이겨나갈 수 있음을 생각해 보곤 합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지나간 일에 대한 쓸데없는 자책에서 벗어나려면, 현재를 행동하면서 살아가면 된다는 단순한 결론입니다. 서론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컨빅션 (Conviction, 2010) 리뷰

가끔, 사람은 너무 간사해서 "자기중심적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게 아닐까"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러움에 손을 묻히고 있으면서도, 전혀 자신의 삶이 물들어가고 있는 줄 모릅니다. 가장 큰 비극은 스스로 가능성을 제약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거봐요, 현실이니까요. 내 인생은 어쩔 수 없다고요. 노력해봐도 다 끝난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당차게도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컨빅션의 주인공 배티양 입니다. 그는 세상과 다르게 생각하며, 홀로 세계와 맞섭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영화를 보았던 저는 뒷부분부터 자꾸 눈물이 흘러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누군가 부당하게 삶의 행복을 짓밟았을 때, 얼마까지 싸워나갈 수 있을까? 한없이 거대해 보이는 세계의 벽, 일상의 벽을 ..

영화 헬프 (The Help, 2011) 리뷰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감동적인 영화 헬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질문처럼 들렸습니다. "스키터 양처럼 세상과 맞서며 살아갈 수 있을까?", "매일 매일, 안 된다는 현실 앞에서 됐거든요! 나는 해볼꺼에요! 라고 결단할 수 있을까?" 영화 헬프의 빛나는 인물들은, 저마다 용기를 내어서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 비결에 대해서 저는 언제나 강한 의문이 듭니다. 왜 그들은 일반적인 사고방식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특별한 이들을 연구한 칙센트미하이의 표현을 가져와본다면, "또래들에게 기이하게 비치는 관심사에 강렬하게 호기심을 보이거나 집중한 까닭에 어린 시절 주변부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오히려 매우 창의적인 사람들이 되..

그래비티 (Gravity, 2013) 리뷰

고대 현인들의 지혜는 매우 인상적이고, 간단합니다. 너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든지 (소크라테스), 무슨 일이 발생 하면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공자) 식입니다. 시간이 흘러가며, 한 살을 먹어가고, 또 한 살을 먹어가고...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진실이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괴롭고 힘든 일"이라는 통찰을 배우게 됩니다. 현실을 마주보지 않기 위해서, 오늘날 많은 친구들이 가상현실의 세계를 가까이 합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되지! 그래서, 괴로운 환경은 잠시 제쳐두고, 오늘을 즐기면 되지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유혹이 종종 듭니다. 그럴 때, 영화 그래비티를 아주 몰두해서 보고 나면, 어쩌면 우리의 삶이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