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군함도 (The Battleship Island, 2017) 리뷰

2017년 10월, 애플리케이션 옥수수에서 일찍도 무료로 풀어주길래 챙겨보게 된 영화 군함도 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감을 받아 영화가 전개 되는데, 그 드라마가 펼쳐지는 게 일단 슬펐습니다. 말이 좋아서 군함도지, 마구잡이로 조선사람을 잡아다가 섬에 가둬버리고, 강제로 탄광노역에 종사시키는 내용입니다. 그 뿐입니까, 조선사람이 마냥 선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불편함이 남을 것입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나쁜 것은 당연하고, 생각해보면 나라가 빼앗긴 이 틈을 노려서 잔인한 행동에 동조해 버린, 조선사람들 역시 있었다는 게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탄광은 흡사 살아있는 지옥을 방불케 합니다. 45도에 달하는 고온, 게다가 좁기도 좁아서, 아직 키가 다 자라지 않은 나이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해 석탄캐기..

영화 사랑에 미치다 (Touched with Fire, 2015) 리뷰

평소라면 당연히 지나칠 영화 였습니다만, 어머님이 조울증으로 오래도록 고생중이므로, 이 병에 대하여 조금 더 이해해보고자 시청에 나섰습니다. 극적으로 재밌다거나, 감동적인 부분은 특별히 강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대사들과 장면들이 오롯이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었습니다. 조울증으로 고생 중인 남녀 - 연인. 이 두 사람의 관계는 행복할 수 있을까? 거기에 정면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네요. 한편으로는 조울증에 걸리면 가족들 역시 힘들어진다는 것을 선명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조울증 이해 영화로써 그럭저럭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증이 나타나는, 1형 양극성 장애 - 즉, 조울병을 겪으면 치료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맘대로 놔두면 재발률은 90%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약을 꾸준히 복..

킹스맨: 골든 서클 (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 리뷰

2017년 10월 11일 현재, 벌써 450만명이나 관람했군요. 청불 영화이고, 다소 자극적인 장면이 있음에도 킹스맨의 인기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해리가 멀쩡하게 살아 있음이 이미 포스터에 나와 있어서, 언제 그가 나타날 지도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 입니다. 이번에는 에그시가 홀로 고군분투 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전작이 킹스맨을 뽑는 과정을 기발하게 잘 담아내서 호평을 받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에그시 요원이 외롭게 살아 남아, 재치 있게 헤쳐나가는 장면들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제목의 골든 서클은 악당 조직의 이름입니다. 그들은 마약을 유통시키며, 세계 최고의 자산을 손에 넣으며, 비밀 기지에서 호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킹스맨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존재한다면, 이들은 세계..

영화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2017) 리뷰

세상을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편리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람은 좋은 편, 일본사람은 나쁜 편. 이렇게요. 그래서 이웃나라 일본에 혹여 지진이라도 나면, 그래 일본은 차라리 망해버려라! 하고 좋아하는 댓글들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이분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열한 한국인이 있을 수 있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정의로운 일본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국적이 아닙니다. 사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시대,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당찬 일본인 연인 가네코 후미코를 함께 조명하고 있습니다. 동지가 되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던 이상주의자의 꿈. 어쩌면 그를 실천에는 실패한 몽상가라 부를 수 있겠죠. 그러나 시대를 앞서가는 ..

노무현입니다 (Our President, 2017) 리뷰

저는 2002년이 참 좋았습니다. 축구를 좋아했는데, 대한민국이 글쎄 월드컵 4강까지 진출했고, 열심히 함께 응원했던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테죠. 게임을 좋아했는데, 그 철없던 순수한 나이에 만든 동호회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서 훌쩍 커가던 기쁨이 좋았습니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서 힘을 얻고, 관계 속에서 천국을 맛보는 게 아닐까 지금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일 중 하나는 노무현 태풍, 훌륭하고 옳은 바보가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죠. 힘들더라도 올바른 길로 살아야 함을 행동으로 보여준 모습. 그리고 15년이나 흘렀네요. 눈물의 2009년 5월 이후로는, 8년이 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이에 변해버린게 아닐까... 혹여 재빠르고 이익에 밝은..

아메리칸 메이드 (American Made, 2017) 리뷰

어찌보면 남자의 로망인지도 모릅니다. 깔끔하게 잘 갖춰진 제복, 일류 파일럿, 시시한 것은 이제 싫고, 세상에서 손꼽히는 CIA 제공 항공기를 몰고 다니고.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마치 타오르는 불꽃 처럼, 하고 싶은 일을 끝내주게 하면서, 엄~청난 돈을 손에 넣었던 충격 실화 이야기.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입니다. 저는 한 때 아버지와 바둑 이야기를 하면서 농담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세돌 9단 연봉이 10억 넘는데요." 아버지는 대신 바둑계에서 10억 넘게 버는 사람은 한 명 뿐이지 않느냐면서, 분야의 최고가 되면,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말을 해주셨지요. 최고수를 부러워하지 말고, 어느 분야든 최고가 될만큼 노력해보라는 뜻이었을까요? 하하. 영화 최초의 장면, 배리 씰은 비..

동경가족 (Tokyo Family, 2013) 리뷰

지난 주에 저는 동경가족이라는 일본 영화를 한 편 시청했습니다. 여운이 참 오래가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는 아름다운 포스터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다정하게 대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흔한 고전개그로, 남편이 웬수라는 험한(?) 말이 있지만, 사람에게 가장 즐겁고, 복된 일은 좋은 짝을 만나는 것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 작품입니다. 작은 섬에 살고 있는 히라야마 부부는 노년의 여행을 결심하여, 동경으로 상경했습니다. 동경에는 세 자녀가 살고 있기 때문이죠. 첫째 아들은 의학박사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고, 둘째 딸은 미용실을 개업해 자리를 잘 잡았습니다. 막내 아들만큼은 무대설치 일을 하는데 - 프리터 비슷하게 일하면서 - 자유롭게 ..

킬러의 보디가드 (The Hitman's Bodyguard, 2017) 리뷰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토요일날 친구가 입소문을 듣고서는, 보러 갈 지 의논하게 되었고, 일요일날 저녁시간에 영화관에서 직관하게 되었지요. 예상보다 영화관에 사람이 많아서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는 숨겨진 쿠키 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그리 대단한 영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가벼운 에피소드를 피식하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정도. 킬러의 보디가드는 신나고 속도감 좋은 작품이며, 적당히 웃겨주는 개그가 들어 있습니다. 두 배우의 호흡이 즐거운 작품이지요. 편하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로 접근하면 2시간이 재밌습니다. 총탄이 튀고, 사람이 죽는 장면이 좀 많은 편이긴 하지만요. 브라이스는 특급 경호 요원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완벽한 경호 실력으로 의뢰인들을 지켜..

영화 맥베스 (Macbeth, 2015) 리뷰

맥베스 2015년 작품은, 매우 소설과 근접해 있는 영화입니다. 화려함이나 웅장함 같은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대사 하나 하나를 또박또박 내뱉고 있고, 한 번의 진행 앞에서도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인간 내면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충심으로 가득한 전사마저도, 그 마음 속에 바람이 들어가면, 조금씩 악의 길로 걷게 된다는 이야기. 사람의 마음은 순수하기 보다는 간교할 때가 많아서, 마음에 이기심의 폭풍이 불어닥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맥베스의 이야기는 좋은 교훈이 될 것 입니다. 음, 솔직히 말하면, 기존의 우리가 많이 접해왔던 속도감 있는 영화와는 전혀 전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책을 영화라는 매체로 한 편 읽는다고 보면 적절합니다. 그러므로 여유로움이 있으면 ..

라스트 홈 (99 Homes, 2014) 리뷰

영화 라스트 홈은 배우들의 연기가 참 훌륭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집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불안함을 주는지 생각을 던져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데, 현실적인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비도덕적인 사람들 역시 나옵니다. 윤리 보다는 돈을, 생활을 먼저 고려하는 태도는 실용적인 것 같지만, 그 마음에 평온이 깃들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먹고 산다는 일이란 참 어렵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돈 없으면 삶이 힘들어 진다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데니스는 올바른 청년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 가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땀흘려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일은 이상한 현실을 마주할 때 가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