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 리뷰

[오늘의 서론 - 저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곤 합니다. 연애, 결혼, 출산 등을 일찍이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 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적게 벌어 적게 쓰는 방식으로, 1인분의 삶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살아갑니다. 다시 써본다면, 시간부자가 되어서 많은 경험을 누리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세 배씩 돈을 버는 정규직 친구가 전혀 부럽지 않았지요. 나는 그 대신 세 배의 시간을 쓸 수 있잖아. 나만의 삶을 그려나가도 된다고 용기를 내어갑니다. 삶을 용기 내어 다른 트랙에서 살아보기, 할 수 있는 일들은 꼭 도전해보기. 그렇게 삶을 생각하고 정리해 나갑니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추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꾸뻬씨의 행복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2014) 리뷰

상상 이상으로 좋았던 감성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이야기 입니다. 배울 것도 많고, 느낄 것도 많고, 마음을 사로잡는 명대사 구간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첫 구간은 극의 서론부에 등장합니다. 마음 속에 자신만의 아이가 있더라고 얼마든지 괜찮아, 대신에 그 아이가 핸들을 잡고 운전하는 것만큼은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 키덜트 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만 성인이지, 마음은 어린아이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피터팬 같은 사람. 네 이 말은 제 이야기지요. 게임음악이나 팝송을 들으며 글을 쓰고, 매주 어떤 영화를 볼까, 현실 보다 상상의 세계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모험 영화에 완전히 반해버린 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는 아프리카 의사가 한 명 나옵니다. 그 때의 대사는 눈부십니다. 소명에..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009) 리뷰

저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아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목표라는 것도 거창하게 세워놓지 않았기 때문에, 늘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을,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여겨 왔지요. 여기 인 디 에어 영화에서 - 주인공 라이언 빙햄은 마일리지를 쌓아서 플래티넘 카드를 받는 것을 목표로 여기며, 삶을 매우 단순화 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복잡하니 집어치우고, 자신의 삶을 우선으로 여기는 라이프스타일. 영화를 보면서 꼭 제 미래 이야기 같아서 많이 놀랐네요. 저도 실은 친구라고는 몇 없고, 혼자서 시간보내기를 즐겨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자, 과연 이런 인생 괜찮은걸까요? 역시 사람은 누군가를 만남으로서 충격을 입고, 생각이 변화해..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2016) 리뷰

주말에 영화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친구를 설득해 이 작품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보기로 결정! 단순한 판타지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 점은 세계적 흥행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도 겹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열심히 적극적으로, 탐험가처럼 살아가기 입니다.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무서운 적 할로게스트와의 대결에서도 용기내어 한 번 맞서보겠다 라고 태세를 고쳐잡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미스 페레그린과 아이들은 저마다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친구도 있고, 손에서 불꽃을 만들어 내는 소녀도 있습니다. 공중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바람을 조절해서 바닷속 탐험도 가능합니다. 미스 ..

공정사회 (Azooma, 2012) 리뷰

블로그에서 모처럼 직접적으로 영화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짧지만 강렬한 영화, 혹은 참으로 아픈 영화 공정사회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약자를 얼마만큼 배려하고 있는가를 다시금 묻게 됩니다. 일마치고 뉴스를 볼 때면 놀랍고 기이한 일들이 눈앞에 놓여있습니다. 임산부를 지하철에서 때렸다는 황당한 노인이 있질 않나... 그런데 영화 공정사회는 우리를 더욱 통렬하게 합니다. 멀쩡하고 잘난 사람들이 그녀를 외면한다는 것, 저는 이 무렵 공부중독(*엄기호, 하지현 저)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한 가지 진실이 등장합니다. 인성이라는 것은 공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부만 잘해서 성공하고 잘나게 된 사람들, 이들에게 인성이 실종되었을 때 얼마나 슬픈 현실이 되는지를 느낄 수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cel, 2013) 리뷰

한 편의 멋진 뮤지컬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영화 속 피아노 음색이 참 명료한데다가, 각종 악기의 등장이 영화를 한껏 풍요롭게 뒷받침 해줍니다. 개구리들의 연주는 아주 유쾌한 명장면!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어린 시절 충격으로 인해 말을 잃어버린 남자가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섬세하게도 이 영화가 주는 멋진 위로, 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아픈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기 마련, 기억 으로 인해서 펑펑 눈물 흘린다고 하더라도, 그럼에도 삶은 괜찮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행복한 기억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기억을 이만큼이나 만들어서, 괴로웠던 기억을 덮어보라고 우리에게 따스하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담담해서 좋습니다...

용의자 (The Suspect, 2013) 리뷰

한국 액션 영화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작품 용의자를 보았습니다. 특수부대원 한 명이 불사신처럼,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돌진하는 장면들은 순식간에 강하게 영화 속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지루할 틈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싸우는 장면은 긴장감 넘치고, 자동차 씬들은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대로, 이거이거 명작 본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네요. 그만큼 잘 찍었고, 편집도 좋았습니다. 액션배우, 이제는 천만배우로 거듭난 공유의 대활약 이야기, 영화 용의자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북측에서 내려온 탈북자 지동철은 가족을 죽인 범인을 잡아서 복수하는 것을 오직 삶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돈으로도 움직일 수 없는 그의 목표는 시작부터 이 친구가 예사롭..

암살 (Assassination, 2015) 리뷰

1933년 일제강점기 한복판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다양한 인간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친일파를 보고 있자니, 그 기회주의적이고 비굴한 모습에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극은 시작부터 친일파 강인국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가족을 등져버리는 잔혹한 모습으로 막을 엽니다. 강인국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한 명은 소중스럽게 길러서 일본 이름을 가진 미츠코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딸은 그대로 실종. 훗날 독립군이 되어서 나타나지요. 그리하여, 1930년대 부잣집 딸로 귀하게 커온 미츠코는 일본군 장교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현실에 대하여, 친일파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기에 이릅니다. 비록 영화 전체에 비한다면 참 짧은 장면이었지만, 사람은 어떻게 커오느냐가 참 ..

영화 마돈나 (Madonna, 2014) 리뷰

영화를 보면서 오래도록 고민하던 부분이 딱 하고 등장하면 마치 계시를 받은 듯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영화 마돈나가 그런 소중한 영화 였습니다. 명대사 하나가 지금껏 내가 느껴왔던 사실을 애써 재확인 시켜주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랑받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사랑하기가 안 되는거야..." 오랜 고민의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왜 나의 사랑하는 벗들이 저마다 방황했는지, 또 포기해 버렸는지,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무쪼록, 우리는 꼭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아껴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는 무척 슬프고, 무겁고, 아프고, 보기에 불편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힘이 있습니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생각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자, 잘 봐둬, 아무 것도 ..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 리뷰

대형 포탈사이트 네이버에는 무료영화관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시기마다 뜻밖이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작품들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어요. 아메리칸 허슬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어찌나 유쾌하고 발랄한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조마조마 하면서 즐길 수 있었던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사기꾼들이 모여서, 큰 놈 하나를 노려보겠다는 이야기 인데, 워낙 통 큰 인물들이 많아서 오히려 악당들이 벌벌 떨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은 또 하나 같이 매력이 있어서 마냥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가령 주연 어빙의 아내 로잘린(제니퍼 로렌스 분)은 그 막무가내와 독특한 성격을 너무 잘 그려내서 등장할 때마다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어빙이라는 배불뚝이 남자가, 시드니라는 묘한 매력의 여인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