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리뷰

배트맨 비긴즈 같은 뛰어난 오락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진지한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이 친구들은 참 영화를 잘 만드는구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지 않는구나! 당당히 싸울 수 있는 힘이 있고, 대단한 존재가 되는 것, 간단히 말해 영웅이 되는 것이 얼핏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사실 선의 영역 뿐만 아니라 "악의 영역"에도 충분히 가까울 수 있음을 너무나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범한 영웅이 되어서 잘난 체 하기 보다는 (잘난 척이라! 배트맨의 스승격인 듀커드가 딱 이런 태도를 취합니다!), 각자의 주어진 자리에서 선을 향해서 살아가는 소박한 발걸음이 사실은 더욱 고귀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경찰로서, 검사보로서, 배트맨으로서, 집사로서, 과학자로서, 선의를 가진..

더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 2014) 리뷰

깊이가 있고, 인상적인 영화인, 더 이퀄라이저는 영화 초반 마크 트웨인의 명문구로 막을 엽니다. 사람에게는 일년 중에 두 번 특별한 날이 있다. 하나는 태어난 생일이며, 또 하나는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아는 날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세계에 존재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굉장한 사람입니다. 저는 행복에 대하여 오래도록 단순히 돈벌기가 아니라,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아는 것에 있다고 여겨 왔습니다. 저는 갈 곳을 잃고 방황중이지만, 그래서 이 영화 더 이퀄라이저가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맥콜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하여 단순한 목표를 지정하면서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명작 서적 100권 읽기인데, 이제 구십권이 조금 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노인..

빅 히어로 (Big Hero 6, 2014) 리뷰

빅 히어로는 참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우선, 상실감을 우정으로 극복해 나간다는 기본 스토리가 훌륭합니다. 게다가,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과 교류해 나가는 모습이 참 따뜻할 수도 있음을 다정하게 말걸기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베이맥스의 귀여운 모습과 힘찬 모습, 그리고 특유의 온기는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힘든 우리의 마음을 꼭 안아주고선, 그래도 괜찮아 라고 포옹해 주는 것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딱 힐링 애니메이션 같은데, 실은 악당과의 싸움도 전개되고 있고, 의외의 액션 장면들도 화려한게 미국 블록버스터 답습니다. 테디가 개발한 베이맥스는 사람들의 고통을 치유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치면 1~10단계 중 얼마나 아픈지를 물어보고, 사람의 몸을 스캔한 후에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신비한 동물사전 (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 2016) 리뷰

이번 영화 이야기는 신비한 동물사전. 영화관의 대형스크린과 박력있는 사운드로 잘 만든 블록버스터를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네요. 가볍게 즐긴다면 가족끼리 화려하고 동화같은 마법세계와 생물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겠고, 다소 무겁게 바라본다면, 비극은 어디서 탄생하는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콕 집어 이야기 하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악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인간들의 세계이다! 왜 우리 마법사들은 인간들을 위해서 양보만 하고, 쥐죽은듯이 살아야만 하는가! 냉정하게 되묻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음... 어쩌면, 생각과 행동이 많이 다른 사람도, 알고보면 똑같은 사람이다 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 어떤 사람은 차이점에 자꾸 주목하면서 서로 간의 이간질을 통해서, 싸움을 만들려고 합니다...

땡스 포 쉐어링 (Thanks for Sharing, 2012) 리뷰

땡스 포 쉐어링은 19금 뉴요커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연대하면서 치유의 길을 그리고 있는 정통 드라마의 느낌도 듬뿍 가지고 있는 영화랍니다. 평점이 그렇게 높은 명작 영화는 아니고, 어쩌면 B급 영화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참 인상깊게 봤습니다. 성욕이 주체가 안 되어 괴로워하던 이들이 마침내 간절히 노력을 달성해, 정직하게 금욕 성공 메달을 값지게 받을 때, 인생은 그런 순간이 감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즘 제가 즐겨 읽었던 꾸뻬씨 식으로 표현해본다면, 금욕이라니! 행복한 순간은 자주 오지 않을지 모르지만,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안다면, 행복하고 값진 순간은 얼마든지 우리 인생에 찾아온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리뷰는 영화 ..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리뷰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를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정말 강력한 정신의 힘을 가지고서, 우주를 압도하는 스케일에 놀라기도 했네요. 공간이 일그러지고 변형되기도 하고, 차원의 문을 통해서 이 곳, 저 곳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시원스럽습니다. 이 세계는 불가능이라고는 없어! 그러므로, 정신의 세계로 어서오세요! 입니다. 천재 외과의사 닥터 스트레인지는 운전 중에 딴 짓 하다가, 큰 사고를 당하면서 비극에 빠집니다. 손을 쓸 수가 없는거에요. 친척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의 손은 신비한 조직이라서 손가락을 크게 다치면 재생이 거의 안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고모님은 손바닥 뼈가 갈라진 곳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게 활동하곤 하지요. 영화..

꾸뻬 씨의 인생 여행 리뷰

영화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프랑수아 를로르 의사 선생님께 향하게 되었고, 후속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꾸뻬 씨의 인생 여행을 매우 애정 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네요. 인생에 대하여 가볍고 예리한 통찰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꼬마 꾸뻬 라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누구에게나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도 했네요. 꼬마 꾸뻬와 저는 닮은 점도 있었습니다. 게임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누가 오게 되면 게임으로 이야기를 펼치곤 했다는 점은 신기했습니다. 아, 나도 꼬마 꾸뻬처럼 공부도 가열차게 더 열의 있게 해서, 아빠 꾸뻬 처럼 의사가 되었으면 딱 완벽했는데... 신은 너무 많은 것을 주지 않았나 봅니다 (웃음) 실은 이 책을..

리뷰[Review]/책 2016.11.07

열두살 샘 (Ways to Live Forever, 2010) 리뷰

열심히 글쓰기, 영화보기를 해나가다가 마침내 잠깐 한계반응이 오고 말았습니다! 해야 할 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자신감이 바닥나 버린거지요. 이럴 때는 웃으며 버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무한도전, 런닝맨, 나혼자산다 등의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해가며,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책 속에서 답을 발견합니다. "이 길은 말이야, 인생과도 같단다. 비가 올 때도 있지만, 또 활짝 갤 때도 있어. 하지만 더 가다 보면 또 비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지. 중요한 건 계속해서 달리는 거야...(꾸뻬 씨의 인생 여행 중에서)" 열두살 샘 이라는 멋진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지? 난 백혈병이라고 해! 왜 신은 어린 아이들에게 병을 주는 걸까? 정답이 없는 질문! ..

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 2003) 리뷰

브루스 올마이티는 제가 오래도록 참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삶이 힘들 때, 이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나면 큰 힘을 내보곤 합니다. 사는 것은 거대한 성공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기쁘게 여기며,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이것으로도 얼마든지 근사한 삶이라는 아주 멋진 결론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이름도 없는 인생, 빛나는 것도 없었던 인생, 그러나 가까운 이들에게 따스한 사랑이 흐를 수 있고, 신 앞에서도 늘 겸손히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 왔습니다. 기적도 행복도 오늘 이 순간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잘 기억하려고 글쓰기 앞에 다시 섭니다. 주인공 브루스는 주어진 일에 대해서 불평이 많고, 만족하지 못합니다. 나이가 마흔이 다 되어간다면서, 방송..

베테랑 (Veteran, 2015) 리뷰

영화 베테랑은 참 재밌고,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속도감이 좋아서 몰입하기도 좋고, 선과 악의 경계도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선한 경찰의 힘"을 부각시키는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 그래! 세상에는 이렇게 좋은 공무원도 있는거였지! 라는 그 희망의 감성이 마음에 듭니다. 한 분야의 베테랑이 되어갈수록, 그 예리함은 더욱 더 날카로워져 가는 것, 그런 삶이 정말로 품격 있고 멋진 게 아닐까요. 글쓰기에 용기를 잃어간다며 합리화 하고, 게으름을 피워가던 저는 매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 서도철은 이른바 마이웨이를 추구할 줄 아는 진짜 형사입니다. 한 번 수상한 냄새를 맡으면, 끝을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재벌 3세 조태오와의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조태오의 호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