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마음의 힘 리뷰

현대가 되면서 발전된 사회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스마트해졌다고 착각하기도 쉽습니다. 그 결과 자기는 뛰어난 사람이고, 남을 우습게 여기는 희한한 사람들이 하나둘 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황당한 세계에서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미리 예견했던걸까요. 책 중에서 소개된 나쓰메 소세키의 창작 메모는 현대 사회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Self-consciousness(자의식)의 결과로 신경쇠약이 생긴다. 신경쇠약은 20세기의 공유병이다. 인지, 학문 등 모든 것들이 진보하는 동시에 그 진보를 가져오는 인간은 한걸음씩 퇴폐하여 쇠약해진다." (p.40) 이 신경쇠약은 21세기에 들어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

리뷰[Review]/책 2016.02.01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리뷰

취향 저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르가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영화 입니다. 수학 이야기, 전쟁 이야기, 아름다운 여인의 등장, 그리고 암호!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이 정말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라는 분야를 놓고 살펴보면, 저는 느릿하게 즐기는 게임들을 참 좋아합니다. 한 녀석이 가만히 지켜보더니, 너는 맨날 퍼즐 아니면 시뮬레이션 장르냐고 타박을 합니다. 어느 지인은 슈팅 게임에 빠져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서론은 이쯤해둡시다. 길어봐야 잡담이니... 주인공 앨런은 한 분야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바로는, 24시간 몰입 상태에서 지내는 고독한 인간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미는 뚝 떨어지고, 자신..

서민적 글쓰기 리뷰

요즘 운동을 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산을 오르고, 기분에 따라선 거리 산책도 합니다. 겨울날이라서 산의 풍경이 다소 아쉽습니다. 봄날처럼 화사한 느낌 보다는, 오히려 청명하고 시원한 산의 공기가 가장 강렬합니다. 서민 교수님의 특징은 독특하고 강렬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실력을 발휘하고자 마음을 품은 뒤로는, 어떻게든 시행착오를 거치며 훈련하고 글의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노력했고, 마침내 유머러스하고 성공적인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 한마디로 멋있습니다. 정직하면서도 강렬하게 글쓰는 것. 지금의 저로써는 부럽기만 합니다. 하하. 글로 요약하는 것 하나 만큼은 저도 꽤 자신이 있었습니다. 2007년부터 블로그를 했으니, 거의 10년차 블로그에, 방문자도 그럭저럭 만족할 만큼 다녀가..

리뷰[Review]/책 2016.01.26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리뷰

선생님 왜 떠나셨어야만 했나요. 새해 첫 번째 도서 글을 선생님을 추모하는 글로 써야 하는 가슴 아픈 제자의 마음을 아시나요. 한 번도 직접 만나뵌 적 없지만, 글로 읽고, 강의를 찾아듣던 나 같은 제자도 있음을 당신은 아시고 계셨겠지요. 그래서 당신 역시도 끝까지 세상과 소통하고자 마지막 강의를 책으로 엮어주셨겠지요. 신영복 선생님, 당신의 글을 한 번도 빠르게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담론, 428쪽을 꼭꼭 곱씹어가면서, 마침내 그 긴 여정이 다 왔는데... 그 눈부신 젊은 날, 루쉰(노신)을 알게 되고, 내가 아Q가 아닌가 반성해 왔는데... 그렇게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가시기에, 나는 그저 침묵으로 묵념만을 하게 됩니다. 아, 선생님, 저는 세상이 단 한 사람의 힘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다만..

리뷰[Review]/책 2016.01.24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2015) 리뷰

새해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각성" 이라는 말을 제 스스로에게 마법처럼 걸어봅니다. 영화 리뷰, 그냥 마음 편하게 손 가는대로 쓰면 된다고 다짐합니다. 화려한 언변, 색다른 시선, 그럴듯한 책글귀 모두 포기해도 좋습니다. 나는 그냥 내가 느낀대로 표현하는 그 정직함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스타 워즈 깨어난 포스 라는 영화가 너무나 즐거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요즘 영어공부를 합니다. 늦은 나이에 합니다. 상관하지 않습니다. trip 이라는 단어를 배웁니다. 영영사전에 이렇게 써 있습니다. a journey for some purpose 그러니까, 번역하면 목적을 가지고 여행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trip 이라는 단어는 한글로는 여행 외에도, 출장, 이동 등의 뜻도 담겨 있습니다. 왜..

그의 슬픔과 기쁨 리뷰

2015년, 올해 제가 직접 올리는, 마지막 글입니다. 정혜윤 작가님의 열혈 팬입니다. 이 이야기를 저는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가장 곤궁한 자들의 외침에 귀를 막는다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이 생각도 몇 번이나 머릿 속으로 정리해가며 남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하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야 하며, (할 수 있는 한)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 그러므로 나만 은혜받았다며, 잘 살면 된다가 아니다. 나에게만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 사회의 잘못된 모습들에 대하여 어쩔 수 없다며 절망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위해서 헤드라이트를 비추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정혜윤 작가 입니다. 나는 그..

리뷰[Review]/책 2015.12.24

그렇다면 정상입니다 리뷰

하지현 선생님의 오랜 팬입니다. 야호, 책이 출간되었다니 반가움이 밀려옵니다. 표지부터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줍니다. 이런 일로 병원에서 만나지 말자! 그러니까, 소소한 일들은 우리가 잘 견딜 수 있다고 힘있게 격려하는 책입니다. 원래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어쩐지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들입니다. 그래? 벙커1 특강! 거기서 들었던 내용이구나! 책으로 나왔구나! (이건 당연히 너무 뻔한 칭찬 이라, 제 글의 진정성 마저 의심됩니다만) 서민 교수님, 강상중 교수님, 정혜윤 작가님들 처럼 오랜 글쓰기 경력의 하지현 선생님은 원래 뭐 거의 소설가 수준으로, 가독성 있게 책을 잘 쓰시기 때문에, 이 책은 깔끔한 정리를 거쳐서 내용 이해도가 훨씬 높아져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내용..

리뷰[Review]/책 2015.12.02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리뷰

나이가 들어가도 공부하는 영원한 학생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달콤하고 유혹적인 것들은 참 많고, 긴 호흡의 책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흥미거리를 가까이 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야,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다른, 한마디로 모순적인 삶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가까이 해야 할 이유를 고민하는 와중에 제게 위로가 되었던 것은 유시민 선생님과 조국 선생님이었습니다. 유시민 선생님은 글쓰기 특강에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서광이 될 것을 권하였습니다. 조국 선생님의 결론은 매력적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현실을 뛰어넘는 비전과 계획이 시작될 수 있고, 그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 찰리 채플린의 명대사가 수록되어 있는데, 정말 여러 번 읽어보았습..

리뷰[Review]/책 2015.07.25

바위를 들어올려라 리뷰

저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사상을 참 좋아합니다. 오래 전, 왜 일하는가 라는 책에서 그는 핵심을 매우 간단히 정리해 말하곤 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이런 식이지요. 그리고 이번 신간 바위를 들어올려라는 그 두꺼운 분량과는 다르게, 역시 기본적인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갈 것, 공과 사를 철저히 구별할 것, 선한 동기를 가질 것 등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철학의 힘"을 보여준 것에 있습니다. 세라믹을 만드는 제조업을 오랜 기간 하다가, 오로지 철학에 의지해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통신업에 뛰어드는 것을 볼 때,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것이 기회다 라고 판단되었을 때는 무모해 보일만큼 과감하게 뛰어들고 밀어..

리뷰[Review]/책 2015.07.25

미움받을 용기 리뷰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는 것에 행복이 있다고 여겨 왔습니다. 반대로 불행에 대해서는 자유가 없는 인생은 불행하다고 생각했지요. 대체로 이러한 세계관을 따라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의 기로 앞에서는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억지로 마음 속 이상을 추구했던 적이 있었는데, 주로 돌아오는 것은 후회감이었네요. 적어도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서는 회의해 본다거나, 방황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이 책 미움받을 용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식에 대한 안티테제가 가득하다는 표현 그대로,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였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가 매우 더디었습니다. 몇 번씩이나 책 읽기를 멈추고, 생각을 곱씹어 보고, 그동안의 사고방식의 틀을 재검토 하는 시간이었네요..

리뷰[Review]/책 201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