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로렌조 오일 (Lorenzo's Oil, 1992) 리뷰

자식이 아플 때, 부모의 마음은 더욱 찢어지게 아픕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고쳐보려고 하지요. 그런데, 이 병이 난치병일 경우에는 정말이지 가슴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로렌조군의 난치병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른바 ALD 라는 병인데, 당시에는 치료법이 없어서 2년 안에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게 됨을 알게 됩니다. 그러자, 오돈 부부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아들 로렌조는 쇠약해가고, 시간은 흘러가고, 긴박함 속에서 관객은 오돈 부부의 혼신의 노력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남편 오거스트 오돈은 해결책으로 "필사의 공부"를 선택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ALD 병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아이의 병에 도움이 될 수 ..

공부 논쟁 리뷰

올해 하반기, 이 한 권만이라도! 라면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두 번 정도 정독해 나갔습니다. 공부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그만큼 반가웠고, 기뻤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흔히 볼 수 있는 고민들,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앞에서 저자는 가차없이 "전력질주 해봐" 라고 조언합니다. 1년간 뛰어봐야 비로소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이에요. 형제는 사실 거침이 없이 막 던지지만, 그 속에는 충분히 핵심을 꿰뚫는 예리함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1등이 아니면 뭐 어때? 1등이 다른 것도 전부 잘할 것 같니, 그게 증명되었니? 1등 들이 자기들 편하게 구조화 해놓은 이 사회에 쫄지 마! 라고 박력 있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용감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내 탓으로 계속 돌릴 필요도 없습니..

리뷰[Review]/책 2014.12.15

노팅 힐 (Notting Hill, 1999) 리뷰

아름다운 여배우와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영국 런던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덤까지. 노팅 힐은 잘 알려진 로맨틱 영화 입니다. 주연 배우 외에도, 스파이크라는 독특한 조연이 펼치는 혼신의 연기(?)도 무척이나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말이지요. 아, 그렇다고 괜한 큰 기대를 하기 보다는, 조용한 날에 맑은 마음으로 보기에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게, 한 걸음식 다가서기 때문이지요. 영국 런던에 거주중인 윌리엄 태커의 책가게는 오늘도 한가롭고 적자가 예상되는 와중에 있습니다. 게다가 매장에는 좀도둑까지 있으니 이거야 원...... 그럼에도 윌리엄은 무척이나 신사적입니다. 도둑에게 다가가 책을 되돌려 놓던지, 값을 지불하던지 말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

끝까지 간다 (A Hard Day, 2013) 리뷰

저는 삶을 되돌리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밥벌이의 고단함 앞에서는, 연이어 터지는 어려운 일들 앞에서는, 마치 배터리가 떨어져버린 휴대폰 처럼 무기력하게 변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질문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이보게, 무기력한게 답이 아니지 않은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삶의 기운을 충전해도 좋겠고, 억지로 라도 계속 앞으로 가봐도 좋겠고, 무엇인가 답을 향해서 움직이는 그 노력들을 바라왔습니다. 그리고 영화 끝까지 간다 에서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 해보는 매력적인 주인공 고건수 형사가 등장합니다! 이제 막 30대 후반에, 경찰 짬밥만 10년! 형사로서는 유능했지만, 집안 에서는 아내와의 이혼. 딸바보로 오늘도 열심히 모범(?) 경찰로 활약중인 고건수! 그러나 ..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리뷰

닉과 에이미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실로 멋진 커플입니다. 두 사람 모두 글재주가 뛰어나서 밥벌이를 잘 해나갈 수 있으며, 여주인공 에이미의 경우 명문 하버드대학교 출신입니다. 이런 괜찮아 보이는 부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영화는 결혼 5주년을 기념하며, 갑자기 사라져버린 에이미를 찾아 나서면서 그 서막을 엽니다. 에이미는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는 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걸까? 에이미의 친구는 있었을까, 친구가 있었다면 그녀가 정말로 진짜 친구였을까? 하나부터 다섯까지 영화는 관객에게 단서만 일찍 던져줄 뿐, 해답은 천천히 보여줍니다. 부부 사이인데도,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말이 되니? 싶지만, 정신과 선생님들의 강연을 들어보면, 실제로는 서로에 대해서 오해도 하고, 가령 미워하..

우아한 세계 (The Show Must Go On, 2007) 리뷰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조직에 몸담아왔고, 이제 중간 관리자가 되어서,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는 인정받는 사람입니다. 적어도 이 조직세계에서는 말이지요.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며, 이제 마지막 꿈, 가장답게 집에서도 인정받기만 한다면, 그의 행복도 완벽할 것만 같습니다. 영화 우아한 세계는 이 점에서 독특한 조직폭력 영화 입니다. 조직 폭력배의 친구나, 조직 폭력배의 가정을 카메라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톨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 인구가 왜 조직에 몸담게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도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정말 어려웠을 때, 보스가 자신을 도와줬기 때문에, 인구 자신도 조직에 대해서 헌신하는 모습만 펼쳐질 뿐입니다...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리뷰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인류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일까? 에서부터 시작해서, 너와 내가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관한 하나의 시선으로 접근한다면 재밌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SF영화 답게 많은 대목을 광대한 우주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긴 합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들었던 이 말을 기억합니다. 사람은 말야, 정말로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이야 말로 각각의 우주라는 말이지. 덧붙이자면, 박쥐가 살아가는 초음파 영역의 세계가 있다면, 인간은 인간만이 인지하고 살아가는 고유한 세계가 있다는 것이에요. 그러면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란, 어땠을까요. 예로부터 옷을 입어야 했고, 날씨 변화에 적응해 와야 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각종 백신이..

맨 인 블랙 (Men In Black, 1997) 리뷰

명작 SF코미디로 이름 높은 맨 인 블랙을 보게 되었습니다. 완전 감동에 덧붙여 찬사를 보내고 싶은 정말 잘 만든 영화에요. 모처럼 웃으며, 혼자 박수치면서 볼 정도였는데요. 영화가 잘 묘사한 거침없는 우주인의 모습과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들어 주는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 거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일상의 장면들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 단골가게 아저씨 아주머님이 외계인!? 물론 영화는 누구나 외계인이라는 설정영화 라기 보다는, 악당 버그 외계인 (→바퀴벌레로 묘사되는) 에 맞서서 싸워나가는 비밀 첩보 조직에 관한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놀라웠던 것은 1997년이라는 숫자였는데요.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B급 전개이면서도..

영화 소원 (Hope, 2013) 리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지나치게 혐오스럽거나, 지옥같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강자에게는 친절하고 서비스가 푸짐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왔고, 약자에게는 알아서 열심히만 살아보라며 그냥 방치해 둔 것인게 아닐까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영화 소원의 첫 머리에서 저는 일상적인 부부 동훈-미희의 먹고 사는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에서부터, 학부모 모임에서 거의 20만원을 그어댈 수 밖에 없는 것까지, 다양한 일상을 눈여겨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떻게든 알아서 잘 크겠지 라고 했던, 바로 그 순간에 영화 속 주인공 소원양은 아동 성범죄 피해자가 되어서 끔찍한 일상을 버텨내야만 했던 것입니다. 큰 길로 다니라는 엄마의 말씀을 들었음에도, 또 주변에 친구들이 어느 정도 있었음에도 이 참..

아는 여자 (Someone Special, 2004) 리뷰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의 소개로, 아는 여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식 로맨틱코미디의 정수를 보았다고 표현할 만큼, 그 해맑음이 아름다운 영화이고, 이나영의 깨끗함이 더욱 사랑스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은 스토리가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따지고보면 대부분의 "이야기 원형"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리고 특별히 의도적으로 꼬아놓지 않은 정면승부를 택한 것을 생각해 볼 때, 저는 아는 여자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여기 남자주인공 동치성이 있습니다. 여자에게 차여서, 심란한 인생이고, 야구마저도 자살볼을 던져댄다고 놀림받는 황당한 인생입니다. 게다가 난데없이 젊은 나이에 시한부 판정까지 받았고, 사는 것이 하염없이 구렁텅이 끝으로만 떨어지는 기분이 듭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