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850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2007) 리뷰

전혀 지금 시대에 봐도 어색하지 않은 명작 로맨틱코미디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이야기 입니다. 이 작품은 아무래도 10대 하이틴이 보기보다는, 우리(?)처럼 이미 20대까지도 훌쩍 넘긴 사람들이 보기에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위로도 많이 받았는데요. 그것은 과거를 살아가는 내 모습을 많이 반성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알고 봤더니, 그 못난 주인공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겁니다. 영화에서의 남주 알렉스는 한 때의 스타였고, 지금은 라이브 공연하기에는 저질 체력이 되어버린 추억의 스타이고, 아리따운 여주 소피는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의심하고, 성공의 문턱에서 도망가기를 선택해버리..

명량 (Roaring Currents, 2014) 리뷰

천만명이 넘는 분들이 명량을 보았고, 또 호평도 많은데, 제가 무슨 리뷰를 하나 보태겠습니까. 다만 위화감에 대하여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당시의 일본사(史)에도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리스마의 아이콘 오다 노부나가가 반란 당하고, 또 그 당시 일본의 배들은 각각의 세력들이 있었다는 것, 이런 점들도 명량을 유심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느낀 위화감은 간단한 문제였습니다. 이순신은 어떻게 영웅으로서 서 있는가 입니다. 이순신은 영화 중반부에서 독백하며 괴로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럼에도, 그는 전투에 있어서는 이른바 군신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군 뿐만 아니라, 적들에게까지 이순신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순신을 통해서..

영화 해무 (海霧, 2014) 리뷰

여기 여섯 명의 선원이 모였습니다. 만선의 꿈을 꾸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먹고 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살기는 살아야 하는데, 배는 낡았고, 물고기는 잘 잡히지도 않습니다. 강력한 포스를 내내 보여주는, 철주 선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이러다 다 죽게 생겼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알아보자. 그렇게 해무는, 무거운 배경과 함께 시작되는 것입니다. 사람을 밀입국 시키는 것이 철주 선장이 맡은 일입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일.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만 하는 일. 오랜 동료를 데리고, 그리고 어쩌면 친자식 같은 동식이도 데리고, 철주 선장은 컴컴한 어둠 속으로 배를 몰아갑니다. 해무는 꿈을 싣고 살아가다가, 마침내 그 끝이 "파선"일 때, 어떻게 해야하는 지 보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 리뷰

마블 스튜디오의 새로운 서막을 알린다는 작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확 줄여서, 가오갤. 친한 지인과 함께 영화관에서 매우 즐겁게 감상했던 작품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기 때문에, 남자분들에게 좀 더 어필할 내용이라고 생각되고, 또한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판타지 SF 계열 중에서도 힘을 모아서, 악당과 맞붙는 전형적인" 왕도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략 제작비 1,700억, IMDB 평점도 8.6에 해당하는 2014년 최고의 액션 영화 중 하나 입니다. 추천 꾸~욱! 또 한 가지 이 영화의 숨은 미덕은, 다양한 캐릭터를 알맞게 잘 구성시킨다는 점에 있습니다. 살인병기로 훈련받은 가모라의 박력 넘치는 액션, 의외의 전략가 로켓의 기발한 수법들, 실력과 성품을 겸비한 과묵한 그루트 등 저마다의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리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결단하는 유인원 시저의 이야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참으로 잘만든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인지, 또한 싸움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영화는 별달리 대사 없이도, 강렬한 표정으로 관객에게 진심을 전해줍니다. 저는 몇몇 대목에서 매우 흥미로웠는데, 이번 리뷰는 그 장면들을 돌아보면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우리가 이루어 놓은 평화는 영원히 가지 않는다는 점. 평화라는 말은 참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단어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평화롭게 살아간다면, 무기를 내려놓고 살아간다면, 막말을 멈추고 살아간다면, 상처받을 필요도 없고, 서로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을테니까요. 유인원들은 그렇게 규칙을 정해서 살아가고자 합니다. 유인원은..

액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리뷰

며칠 전, 친구와 길을 걷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래의 내 모습이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줬으면 좋겠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아니 어쩌면 세계 어디에나, 오늘날 많은 2030의 청춘들이 힘들어 하고, 괴로워 하는지도 모릅니다. 걱정도 없이, 따라서 생각도 없이 살아왔던, 저는 미래의 내가 존재한다면, 오늘날의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네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하, 무슨 초능력도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별달리 떠오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이른 새벽 6시 30분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 아가씨가 김어준 총수의 어록을 카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밤새 고민 많던 그녀는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황급히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다음과 ..

#1 [Android] 파이널 판타지 6 (2014) 리뷰

※ FF6을 전혀 모르는 분들에게는 본문이 난해할 수 있습니다. 그 점은 필력부족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동호회 가족분들 - 죠커님, 감꼭지님, 햐안거성님 외, 많은 고전RPG 팬들에게 바칩니다. (2014년 3월 작성) ※ 누설이 들어 있습니다. 누설 없이 게임을 플레이 하실 분들은, 꼭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당부드립니다. 1. 서론 살아가는 이유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가면서, 스스로가 "실패한 인생"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실을 회피하는데 매우 능숙한 편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어디까지나 사회적으로 실패한 인생일 뿐, 개인적으로 만족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면 된다고 자위했습니다. 대체 어느 날 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를 끈기 있게 해내지 못하..

노무현이, 없다 리뷰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인데, 심야의 빗소리를 듣고 있으니 바람은 서늘하게만 느껴지고, 2014년의 5월은 슬프고 아프기만 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책 중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책인, 노무현이 없다 라는 책을 며칠간 들춰보았습니다. 무엇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가장 먼저, 제가 좋아하는 작가 정혜윤PD의 표현을 가져오겠습니다. "노 대통령은 죽기 전에 성공과 좌절이란 자서전을 썼다. 미완이었다. 끝맺지 못한 생각들로 가득한 메모 같은 글들이 많았다. 하지만 끝맺음 있는 생각들이 또 어디 있겠는가? 완전 종결되는 꿈이 어디 있겠는가? 죽음에 임박한 마지막 순간에는 우공이산이라는 고사성어를 벽에서 떼어냈다. 그 우공이산을 다시 벽에 거는 일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 몫이다. (p.60)" 이 ..

리뷰[Review]/책 2014.05.26

반걸음만 앞서가라 리뷰

2014년 4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잔인한 사회에서 아무 잘못 없는 많은 아이들이 끝내 죽어갔습니다. 책임지는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힘을 다시 내야 하고, 오늘의 현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겠지요. 4월초 부터 잠깐씩 읽고 있던, 리더십 서적 반걸음만 앞서가라에 대해서 리뷰를 남겨놓고자 합니다. 당분간 도저히 글을 쓸 엄두조차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다시 힘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오랜만에 책 이야기 출발합니다. 강상중 교수님은 리더가 해야할 중요한 일 중에는, 의미부여능력이 있다고 소개합니다. 즉 오늘날의 리더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삶의 ..

리뷰[Review]/책 2014.05.03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리뷰

관계.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결국 인생이 보다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진이 거의 절반, 여행의 감성이 거의 절반, 그렇게 풍경과 추억이 빼곡하게 가득 들어차 있는 풍요로운 책,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야기를 남겨놓을까 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나이든 한 사람이 나를 외롭지 않게 덮어주었던 경험 - 자기는 없고 언제나 다른 사람만 생각하는 것 같은 사람 이 존재한다는 이야기" 가 대단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정확하게 위와는 반대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타인은 없고 언제나 자기 입장부터 챙기는 계산적 사람" 그 역겨운 오만함을 저는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알게 된 것은..

리뷰[Review]/책 201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