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조선의 행정조직 -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편안한 마음으로 조선의 행정조직들을 살펴봅시다. 조선의 관료들은, 중앙을 담당하는 경관직과, 지방을 담당하는 외관직으로 나눠서 살펴보는게 편하겠지요. 먼저 중앙의 경관직은 의정부와 6조, 그리고 3사, 그 외 몇가지 기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의정부에는 3정승이 존재하고요, 이들은 지금의 수상이나 국무총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6조는 실무를 담당하는 곳이라 할 수 있으며, 각각 이,호,예,병,형,공조가 있습니다. 지난 문서에서 잠시 살펴보았지만, 의정부 서사제로 가느냐 6조 직계제로 가느냐는 살짝 차이점이 있습니다. 서사제는 신하의 동의를 받고서 일을 처리해 가느냐 이고, 직계제는 곧바로 실무팀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3사에는 사간원, 사헌부, 홍문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언..

킬 빌 2 (Kill Bill: Vol.2, 2004) 리뷰

감각적인 영화 킬 빌, 그 두 번째 이야기에 관한 리뷰입니다. 사실 1편과 2편은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1편이 일본을 무대로 한바탕 잔혹극을 펼쳐나가는 행위라면, 2편은 소수정예를 상대로 한 걸음씩 선명하게 복수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만화 같은 액션 영화이므로, 처음부터 리뷰의 중심주제를 "할 수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정해놓고,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킬빌2 의 매력적인 세계속으로 들어가봅시다. 킬빌2의 시작은 "설명하기"에서 출발합니다. 주인공 브라이드의 결혼 장면을 섬세하게 살펴보면서, 악당 빌의 감정을 어느 정도 소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혼과 함께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브라이드와, 이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던 빌의 잔혹함이 잘 대비되..

일생에 한번은 체 게바라처럼 리뷰

제목 한 번, 참 와닿는 책입니다. 일생에 한번은 체 게바라처럼! 저는 블로그에서 시북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백하건대 20대시절 잠깐동안의 닉네임은 시북(★Che)였습니다. 체 게바라 평전과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에 열광하는, 패기 있는 삶을 꿈꾸는 청년이었지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공부방의 친구 한 녀석이 유독 최진기샘을 좋아했습니다.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꼭 교사를 해보고 싶다며 열공 중인데, 덕분에 저도 최진기 라는 이름에 좀 더 친숙해 질 수 있었지요. 최진기와의 간접적인 만남들, 예를 들자면, 간단한 철학입문서와 생존경제 강의 등... 상당히 유쾌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최근 최진기는 여러가지 책들을 연이어서 선보이면서, 특유의 경쾌하고 직설적인 이야기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리뷰[Review]/책 2013.05.01

조선 체제 안정 과정 - 유교적 법치 국가를 향하여

새로운 나라가 세워졌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법과 제도가 완성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안정화 되는 과정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조선은 태조 이성계에 의해서 건국되었다지만, 어디까지나 태조는 무인 출신이고, 칼잡이 아니겠어요. 조선의 밑그림은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정도전이 다 그려놓습니다. 대체 무슨 일들을 했을까요? 정도전이 꿈꾸던 조선의 스케치를 따라가 봅시다. 조선경국전(법전), 경제문갑을 통해서 통치질서를 정해나갑니다. 또한 불씨잡변을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불교를 비판합니다. 정도전은 어디까지나 재상중심의 정치질서를 지향했으며, 민본적 통치 규범을 꿈꾸던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잠깐 장문 여담으로, 정도전은 취중에 이런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중국 한나라 건국에 빗대어 "한고조가 장자방 장량을 이용한..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2011) 리뷰

마법 같은 두 가지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입니다. 하나는 상상력의 예찬입니다.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주인공 "길"은 자신이 꿈꾸는 삶이 무엇인지 드디어 알게 되고,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게 된다는 내용이 멋지게 그려집니다. 둘째로 결국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라는 점입니다. 저처럼 "추억보정"이 자주 걸리는 사람들에게, 영화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원래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가지지 못한 것,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한없이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말이에요. 그러므로 미련없이, 환상적인 과거를 버리고, 현실부터 제대로 보자고 슬쩍 이야기 해줍니다. 덧붙여서 시작부터 펼쳐지는 파리의 예술적인 모습은 입이 쩍 벌어질만큼 멋집니다. 음악도 귀를 즐겁게 해주고요. 한편 ..

조선의 주도세력 탐구, 관학파 vs 사학파

한국사 이야기도 어느새 반환점을 넘어가고 있네요. 대망(?)의 조선시대로 들어왔습니다. 공기가 조금 고려와 다른 것 같나요? 하하, 조선시대는 임진왜란(1592)를 기준으로 조선 전기와 조선 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당연히 조선 전기부터 꼼꼼하게 살펴봐야 겠지요. 조선 전기의 주도 세력은 누가 있었을까요? 15세기는 관학파(=훈구파)가 있고요, 16세기는 사학파(=사림파)가 주도 를 해나갑니다. 따라서 이번 문서에서는 집중적으로 15세기 관학파와 16세기 사학파를 정리해 봅시다. 익숙해질 때까지 살펴보고, 생각해보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조선은 어떻게 건국될까요? 고려말 친원파 권문세족을 떠올려봅시다. 세습되는 음서제와 엄청난 대농장을 소유하던 썩은 지배층들 말이에요. 그리고, 권..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리뷰

꼭 보고 싶었던 영화 피아니스트 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로는,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 리스트와 함께 손꼽히는 전설의 명작이지요. 전쟁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함을 넘어서,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극찬하게 됩니다. 절대로, 절대로 울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하고, 영화를 보았지만, 가슴을 저미는 전율과 따뜻함에, 감정을 제대로 주체할 수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의 장면대로 입니다. 건물이 폐허가 되고, 모든 것이 붕괴되고 불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완전한 절망 가운데, 홀로 버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한 인간"이 살아서 끈질기게 서 있다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란,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절망과 무기력함에 무릎꿇지 말아야 합..

중세문화사 4 - 고려의 석탑과 공예

고려의 마지막 문서를 멋있게 끝내면 좋겠지만, 사실 뭐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각종 석탑, 불상, 자기 등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후다닥 정리하면, 석탑에는 고려 전기에 월정사 8각 9층 석탑이 있습니다. 고려시대 대표적인 석탑인데 약 15미터 높이에, 상단 부분에 종이 달려 있는게 화려하고 인상적인 위용을 보여줍니다. 강원 평창에 가면 볼 수 있고요. 고려 후기에는 경천사 10층 석탑 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원나라와 라마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크기도 엄청나고, 예전에 볼 수 없던 모양의 탑이기 때문에, 시험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석탑외에도 승탑이 유행했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왜냐하면이 중요합니다! 고려 건국 세력은 누구였나요. 호족들과 육두품..

중세문화사 3 - 고려의 과학과 건축

문화, 그 중에서 특히 예술문화는 아름다움이나 정성, 은은한 감성 같은 단어와 어울리는 듯 합니다. 이번 문서에서는 고려의 과학 기술과 건축 양식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사진도 살짝 올려봤는데, 천천히 5분간 응시하면서, 느낌 속으로 빠져들어가보면 좋겠지요. 억지로 외울 필요가 뭐 있습니까, 문화는 감수성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고려시대의 분위기에서 출발해 봅니다. 국가에서 미는 것은 역시 유학이 장려되었습니다. 전에도 살펴봤지만, 관학에서는 신분이 낮으면 유학을 배우지도 못했을 정도였고, 수도 개경에는 사립학교 유학공부가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나머지 학문들은 듣보잡... 아, 조금 심한가요. 여하튼 "잡학"으로 처리할만큼, 유학이 학문의 최고가치로 인정받았지요. 그럼에도 몇 가지 꼭 필요한 학문들이..

트랜스포터 (The Transporter, 2002) 리뷰

피곤한 일상을 잠깐 벗어나고 싶을 때, 시원스러운 액션 영화 만큼 좋은게 잘 없지요. 오래전 작품이지만, 트랜스포터도 상쾌한 질주감을 느낄 수 있는 박력있는 작품입니다. 전개가 빠른데다가, 1시간 30분 정도의 타임이기 때문에, 제이슨 스타뎀(프랭크 역)과 함께 다 덤벼!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지요. 아무 생각도 필요하지 않으며, 아무 준비도 필요하지 않으며, 그냥 앉아서 악당들을 박살내는 원초적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합시다! 원초적 즐거움 중에 하나는 역시 "빠름의 쾌감"이 아닐까 싶어요. 빠르고 시원스러운 모습은 호감의 대상이고, 우유부단 망설이는 모습은 약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굉장한 실력을 발휘하면서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가면, 존경심까지 드는데요. 주인공 프랭크 마틴은 철저한 준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