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훌라 걸스 (Hula Girls, 2006) 리뷰

재일 한국인 3세, 이상일 감독의 작품 훌라 걸스는 일본 개봉 당시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던 작품입니다. 입소문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며 꾸준히 롱런하면서 12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지요. 제30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는데,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한 작품이 아닌데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11년만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잘 만든" 영화라는 의미지요. 주연 아오이 유우의 풋풋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영화 훌라 걸스는 사회적 배경들이 더욱 잘 그려지고 있어서 보는 내내, 잔잔하게 흐르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기에 여인들이 모여서 춤추는 경쾌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접근한다면, 조금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저마다 사연이 들어가 있고, "살아보고 싶..

수조 방식 고찰 - 기득권이 잘 사는 이유는 토지때문?

개인적 여담으로 오늘 문서를 시작하자면, 예전에 스포츠매장 담당자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게 사장님 내외분은 참 열심히 일을 했고, 간신히 먹고 살 만큼의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하하, 저도 별반 다를게 없었고요. 그런데 건물주 아주머니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달라졌습니다. 첫 달에는 고맙게도(?) 가게에서 수십만원치 옷과 신발을 구입하더니, 몇 년도 채 안 되어서 자동차가 외제차로 바뀝니다. 이 건물에는 한의원도 있었고, 임대료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작년 서울 명동의 임대료는 세계 9위를 자랑했었지요. 도심지의 임대료는 장난 아닙니다 :) 저는 이런 뼈있는 농담(?)을 종종 들었습니다. 자기 건물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진짜 복받은거지 뭐. 자기 건물은 고사하고, 내 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Bedevilled, 2010) 리뷰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TV에서 자주 해주는 인상적인 제목의 영화가 있는데, 김복남 어쩌고... 웰메이드 잔혹 영화라는데 어떤 느낌이었어? 제게 돌아오는 불친절한(?) 답변은, "보고 싶으면 보든지!" 였습니다. 그 때, 살짝 감을 잡았습니다. 이 작품, 무엇인가 굉장한게 있을꺼야! 시작부터 빨려들어가는 내용은, 끝날 때까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거침없이 밀어붙입니다.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잔혹 영화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복수극 좋아하는 분들께, 감히 양손으로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전해주는 주요테마는 불친절한 인간들에 대한 핏빛 복수이지만, 전개 방식은 상당히 괴로운 측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김복남양은 영화 초반부터 중반까지 내내 가혹하리만큼..

조선의 토지제도 변화 - 수조권의 소멸, 녹봉의 전면실시.

아~ 왔습니다. 토지제도를 보는 시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즐길 수 없기에 피하고만 싶은 토지파트여! 그래도 천천히 조선의 토지제도 변화를 살펴봅시다. 쉽다고 계속 생각하면서, 접근한다면 그나마 조금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서론부터 바람잡는 중;;;) 어쨌든 고려 말 50만결의 경지 면적이, 조선 시대로 와서 15세기 중반에는 160만결까지 커질만큼, 조선은 농업을 중시하던 사회였지요. 중농억상의 조선이었습니다. 조선의 성리학적 경제관의 특징부터 살펴봅시다. 키워드는 "검약" 입니다. 다른 말로, 절약이며 절제 입니다. 사치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거지요. 고려시대가 보여주는 화려함과는 상당히 지향하는 바가 다릅니다. 결과물로 예를 들자면, 고려 청자는 럭셔리하고 샤방샤..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2005) 리뷰

엄청난 특수효과도 없으며, 다만 자연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고, 그 속에서 선을 넘어가는 두 남자의 인생이 그려지고 있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특히, 진한 여운을 남기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그 질문에 순진한 돌직구를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듯 보입니다. "네가 있었기에 인생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어, 고마운 사람, 영원히 잊지 않을 사람... 그대." 자칫 비난 받을 수 있는 주제인 동성애를, 주로 정중한 심리묘사에 쏟았다는 것도 칭찬받는 점이고요. 아, 이 작품은 남자의 인생과 사랑을 깊숙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도를 따라서 결혼을 하고 생활하는 게 언제나 행복이라 할 수 있는걸까? 왜 사회는 소수자를 차별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걸까? 과연 동성 간의 사랑을 이해해본다면 어떤 모습일..

싸울 것인가, 화합할 것인가 - 병자호란과 굴욕

명분론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조선은 사대외교를 기본 으로 걷습니다. 성리학적 질서를 중시했기에, 큰 것을 섬겨야 한다는 거지요. 임진왜란 당시 선조의 도움 요청으로, 실제로 명나라가 조선을 돕기 위해서 군대를 이끌고 힘을 쏟아준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역사는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지! 라는 논리 앞에 서게 되는데요. 문제는 여진이 나날이 커져서, 이제 명을 위협하기 시작하니까, 조선의 입장이 난처해지기 시작합니다. 안그래도 오랜 전쟁으로 인구도 격감하고, 농촌도 황폐하고, 국가 재정도 어렵고, 힘든 시기였는데... 오늘의 문서 역시도 상당히 가슴 아픈 시간들입니다. 여진은 누르하치가 통일을 이루며, 17세기 초반 후금..

[PS3] 완다와 거상 리뷰

PS2 시절에도 재밌게 플레이 했었던 작품 완다와 거상이, HD로 발매된다는 소식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PS3으로 발매! 작년에 짧은 시간 중에, 그래도 "인상적이게 놀았던 추억의 작품"이 되었네요. 이번에도 솔직하게 감상평을 쓴다면, 여전히 긴장감과 즐거움은 준다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입니다. 아무래도 화면만 HD로 만든 사실상 재탕이다보니, 완다와 거상을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운 감동이 살짝 사라졌다는 것을 참고해서 리뷰를 씁니다. 특징을 위주로 간략하고 빠르게 후다닥 씁니다 :) 게임명 : 완다와거상 기종 : PS3 (HD), PS2 / 발매 : 소니 발매일 : 2011년 9월 22일 플레이타임 : 약 10시간 추측 (노멀 난이도 엔딩) 개인적평가..

가슴 설레는 그 이름 이순신 - 싸움의 태도

이번 문서에서는 싸우는 사람들을 살펴볼 텐데요. 일반적으로 평화라고 하면 좋은 것, 싸움 이라고 하면 나쁜 것으로 인식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세상사가 반드시 이분법으로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싸울 줄 알아야 하고, 나쁜 놈이 되더라도 할 말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가슴 저미는 진심을 몰라주고, 주류에서 추방될 때도 있겠지요. 때로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때로는 모욕적인 말들을 들으면서, 괴로움에 잠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르겠으나, 저는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인생을 인생답게 살아가는 사람" 이라고 찬사하고 싶습니다. 왜란에 맞서 싸운 사람들을 살펴봅시다. 함경도 길주에서는 정문부가 왜와 맞서 싸우며 값진 승리 (북관대첩) 를 거둡니다. 그리고 전승기념비를 세웁니다. ..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2007) 리뷰

슬프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느낌이 일품인 영화 이스턴 프라미스를 보았습니다. 주연 비고 모텐슨의 차가운 연기는 압도적으로 비춰지는데, 극의 주인공 니콜라이는 과거도, 실력도, 정체도,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객은 그의 모습들을 따라가며, 저절로 호기심이 발동하게 됩니다. 영화는 느린 템포로, 차분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그려집니다. 보통 사람에 속하지만 용기 있는 안나의 호기심은, 이윽코 관객의 호기심이 되고, "저 남자는 누구인가?", "이 일기장에 담긴 진실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해서 영화가 현실적으로 전개되어 나갑니다. 이 작품은 특히 초반과 후반이 굉장히 강렬한 편인데, 불과 14살 아이가 겪어야만 했던 고통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일기장을 읽어내려가는 순간마다, 강한 감정적 동요..

[PS3]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 리뷰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약 1년만에 게임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작년에 워낙 생활이 바쁘기도 했고, 또한 플삼의 렌즈가 나가는 불상사를 겪기도 했기 때문에, 이래저래 게임의욕 대폭저하의 시간을 보냈었지요. 2012년에 별로 즐겨본 작품이 없었지만, 그래도 엑실리아는 짧은 시간에 몰아치기를 통해서, 엔딩까지 보았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출시되었던 베스페리아나 그레이세스가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엑실리아에게 나름대로 기대가 있었지만, 이래저래 살짝 아쉬운 느낌도 주었던 작품입니다.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초고속 작성 답게, 중요한 것만 휙휙~) 게임명 :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 기종 : PS3 / 발매 : 반다이남코게임스 발매일 : 2011년 9월 8일 판매량 : 약 64만장 플레이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