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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향유옥합 그리고 유다(마태26:6-)/홍종일목사

마지막 향유옥합 그리고 유다 (마태26:6-) 오늘 본문에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기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기사를 보면서 무엇을 제일 먼저 떠올립니까? 그 향유가 삼백데나리온 짜린데 그렇게 비싼걸 겨우 주님의 머리에 한번 붓고 말다니 낭비가 너무 심하다? 마리아가 도데체 주님으로부터 무슨 사랑을 받았길레 그렇게 비싼걸 쏟아 부었을까? 가룟 유다의 ‘그걸 팔아서 가난한 이에게 나누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말이 틀린건 없는 것 같은데? 예수님의 생애에 총 세 번의 향유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향유는 예수님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동방박사들이 가지고 옵니다. 향유라고 하지 않고 유향이라고 했지만 똑 같은 말이지요. ‘향유’를 거꾸로 하면 ‘유향’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님이 사역을 시작하실 때에 ..

정관누리교회 2016.08.23

표현의 기술 리뷰

유시민 선생님의 신작이니까, 표현의 기술을 별다른 고민도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뭐가 담겨 있지? 그런 식이지요. 책의 표현 한 대목이 정말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누리꾼의 말이었지요. 나는 진보 보다는 "권력의 개들을 제압할 줄 아는" 자유를 이야기 하는 유시민이 더 통쾌하다는 것이죠! 명확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유시민 선생님의 문체도 참 마음에 듭니다. 표철 논란에 대해서도 너무 솔직합니다. "제가 가진 지식과 정보 중에 스스로 만든 게 얼마나 되나 생각해 봤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거의 없더군요. 지식과 정보만 그런 게 아닙니다. 글 쓰는 데 동원하는 어휘도 누가 만들었는지 알 도리가 없고, 즐겨 쓰는 표현과 문장도 사실은 다 어느 책에선가 본 것이에요." 이 석 줄의 문..

리뷰[Review]/책 2016.08.22

스타트렉 비욘드 (Star Trek Beyond, 2016) 리뷰

스타트렉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스타트렉 비욘드 개봉소식에 가슴 설렘이 있었습니다. 친한 친구를 설득해서 팝콘과 함께 영화를 즐겨보자고 말합니다. 호감형의 지구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적과 싸워나간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친구는 커크 함장을, 저는 스팍을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영화가 끝나고서는 의견일치를 신나게 했습니다. 재밌는 우주 여행이었어! 악역 크롤처럼 되진 않아야 겠지? 변화를 거부하고, 나홀로의 세계에 갇힌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야! 앗, 그런데 왠지 뜨끔합니다. 저도 실은 나홀로 리뷰어에 가깝기 때문이죠! 저는 고집쟁이 리뷰어 입니다. 사진 좀 많이 담으라는 친구의 조언을 묵살하고, 묵묵히 글로만 도배해서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합니다. 게다가 실은, 좋아요 혹은 공감도 잘 받지 못..

디태치먼트 (Detachment, 2011) 리뷰

영화를 보는 도중 몇 번씩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리고 응원하게 됩니다. 아! 이 좋은 선생님이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미국의 고등학교는 정말이지 무시무시 했습니다. 학교 영화인데도, 청불 등급이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교권이 바닥에 추락해 있고, 선생님을 모욕하질 않나, 또 어떤 여학생은 옷이 뭐... 그럼에도 그런 현실과 싸워나가는 선생님들, 그리고 정면으로 조명을 비추고 있습니다. 사실 선생님들도 지쳐간단다, 라고요. 해서, 디태치먼트 영화는 마음에 남을 작품이고, 슬픈 작품이며, 강렬한 힘이 담긴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픈 씬과 눈부신 씬들이 교차해서 지나가니까요. 헨리 선생님은 학교에서 왕따로 외면받는 메레디스 양에게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의 편이야 라..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2014) 리뷰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입니다. 왜 지인 J양은 하필 또 이런 명작을 권해줘서 저를 혼란스럽게 한단 말인가요!? 누군가 두 가지 중에 양자 택일을 하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택할까요!? 150만원의 보너스, 혹은 동료의 실직 중에 고르라면 무엇을 고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정한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150만원 큰 돈입니다. 1년치 전기세와 수도, 가스비를 사용할 수 있겠죠. 놀기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아마도 차세대게임기를 풀세트로 구입하고도 넉넉히 남을 겁니다. 남들따라 한 번만 동료를 외면하고서 말이지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흑인 친구가 제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해 줘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웃이 고통받는 선택은 하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돈을 포기하는 입장을 선택할 것입니다..

컨저링 (The Conjuring, 2013) 리뷰

애써 잔인하거나 끔찍하지 않은, 잘 만든 공포 영화 라길래, 마음을 먹고 공포영화 시청에 도전했습니다. 상당히 유명한 작품인 컨저링 입니다. TV에서 여름특집으로 심야에 방영해 주었는데, 저도 놀람러가 되기로 했습니다. 비명소리는 못 질렀어도 이미 충분히 후덜덜, 재미도 있고, 흥미도 있고, 남는 것도 있는 수작 영화 였습니다. 세상에는 분명한 악과 저주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제법 오래 가더라고요. 그러므로 우리가 선하게 살아서, 그 영향력을 남기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삶임을 미리 결론지을 수 있겠네요. 영화 컨저링의 스토리는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골의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고, 여기서 악령이 가득한 현상을 목격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어쩐지 다양한 악령들이 나오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2013) 리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우선 좋았습니다. 제 필력은 못 따라갈터이고, 그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겨봅니다. 우선, 유럽에서도 아름답다는 리스본의 이국적 풍경을 보는 것도 덤으로 즐거웠네요. 그런데 영화의 메인은 그보다 한걸음 더 들어갑니다. 포르투갈의 혁명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거기서 개인이 어떤 행동을 취했느냐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령, 청년의사 아마데우가 리스본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비밀경찰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해 살려내는 장면은 무엇이 중요했느냐의 기준이 됩니다. 이 행동으로 아마데우는 혁명집단에서 반역자로 취급받거나, 심지어 얼굴에 침까지 맞게 됩니다. 참 가혹합니다. 의사로서 아픈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자신의 첫 번째 사명대로 살았을 뿐인데도, 배신자로 찍히고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사실..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마태24:1-)/홍종일목사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마태24:1-) 똑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보면서 어떤 이는 이 사건의 좋은 점을 보고 어떤 이는 이 사건의 잘못된 점을 봅니다. 어떤 이는 이 사건의 드러난 면만을 보는가 하면 어떤 이는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이면의 감추인 부분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봅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이지만 같은 느낌을 가지기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상대방이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은근하게 비유로 말한다면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이가 그 내면에 감추어진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장황하게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주님과 제자들의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서 살펴봅니..

정관누리교회 2016.08.17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시편121:1-8)/홍종일목사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시편121:1-8)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본시는 성전 순례시 15편 가운데서 두 번째 시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년에 적어도 세 번은 성전을 순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예루살렘사람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큰 일입니다. 더구나 평야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순례는 단순한 여정이 아니고 높은 산으로의 등산이기도 합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800m가 넘는 높은 지대에 위치합니다. 다윗성은 처음 산성이었습니다. 성전 역시 산에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있는 산을 이스라엘사람들은 시온산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산은 시온산이 되는 셈입니다. 지금은 여름입니다. 엄청 덥습니다. 평지를 가만히 걸어가는 것만 해도 ..

정관누리교회 2016.08.17

러스트 앤 본 (Rust and Bone, 2012) 리뷰

"의외였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해외 리뷰어의 이 짧은 두 마디가 러스트 앤 본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있음에 기뻐하게끔 안도하게끔 해줍니다. 영화 속으로 더욱 빠져들어간다면, 사람은 어떤 역경을 만나더라도 놀라운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 나가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 나간다는 경이로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놀라움, 감탄, 아! 그래, 이거야! 이런 단어들이 차례차례 떠오릅니다. 넘어졌음에도, 부서졌음에도, 삶은 여전히 반짝인다는 사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심야에 제법 고급진 영화였습니다. (웃음) 러스트 앤 본은 예전부터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 였는데, 기회가 잘 없다가 심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