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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2014) 리뷰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입니다. 왜 지인 J양은 하필 또 이런 명작을 권해줘서 저를 혼란스럽게 한단 말인가요!? 누군가 두 가지 중에 양자 택일을 하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택할까요!? 150만원의 보너스, 혹은 동료의 실직 중에 고르라면 무엇을 고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정한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150만원 큰 돈입니다. 1년치 전기세와 수도, 가스비를 사용할 수 있겠죠. 놀기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아마도 차세대게임기를 풀세트로 구입하고도 넉넉히 남을 겁니다. 남들따라 한 번만 동료를 외면하고서 말이지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흑인 친구가 제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해 줘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웃이 고통받는 선택은 하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돈을 포기하는 입장을 선택할 것입니다..

컨저링 (The Conjuring, 2013) 리뷰

애써 잔인하거나 끔찍하지 않은, 잘 만든 공포 영화 라길래, 마음을 먹고 공포영화 시청에 도전했습니다. 상당히 유명한 작품인 컨저링 입니다. TV에서 여름특집으로 심야에 방영해 주었는데, 저도 놀람러가 되기로 했습니다. 비명소리는 못 질렀어도 이미 충분히 후덜덜, 재미도 있고, 흥미도 있고, 남는 것도 있는 수작 영화 였습니다. 세상에는 분명한 악과 저주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제법 오래 가더라고요. 그러므로 우리가 선하게 살아서, 그 영향력을 남기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삶임을 미리 결론지을 수 있겠네요. 영화 컨저링의 스토리는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골의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고, 여기서 악령이 가득한 현상을 목격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어쩐지 다양한 악령들이 나오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2013) 리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우선 좋았습니다. 제 필력은 못 따라갈터이고, 그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겨봅니다. 우선, 유럽에서도 아름답다는 리스본의 이국적 풍경을 보는 것도 덤으로 즐거웠네요. 그런데 영화의 메인은 그보다 한걸음 더 들어갑니다. 포르투갈의 혁명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거기서 개인이 어떤 행동을 취했느냐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령, 청년의사 아마데우가 리스본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비밀경찰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해 살려내는 장면은 무엇이 중요했느냐의 기준이 됩니다. 이 행동으로 아마데우는 혁명집단에서 반역자로 취급받거나, 심지어 얼굴에 침까지 맞게 됩니다. 참 가혹합니다. 의사로서 아픈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자신의 첫 번째 사명대로 살았을 뿐인데도, 배신자로 찍히고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사실..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마태24:1-)/홍종일목사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마태24:1-) 똑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보면서 어떤 이는 이 사건의 좋은 점을 보고 어떤 이는 이 사건의 잘못된 점을 봅니다. 어떤 이는 이 사건의 드러난 면만을 보는가 하면 어떤 이는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이면의 감추인 부분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봅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이지만 같은 느낌을 가지기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상대방이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은근하게 비유로 말한다면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이가 그 내면에 감추어진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장황하게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주님과 제자들의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서 살펴봅니..

정관누리교회 2016.08.17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시편121:1-8)/홍종일목사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시편121:1-8)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본시는 성전 순례시 15편 가운데서 두 번째 시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년에 적어도 세 번은 성전을 순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예루살렘사람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큰 일입니다. 더구나 평야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순례는 단순한 여정이 아니고 높은 산으로의 등산이기도 합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800m가 넘는 높은 지대에 위치합니다. 다윗성은 처음 산성이었습니다. 성전 역시 산에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있는 산을 이스라엘사람들은 시온산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산은 시온산이 되는 셈입니다. 지금은 여름입니다. 엄청 덥습니다. 평지를 가만히 걸어가는 것만 해도 ..

정관누리교회 2016.08.17

러스트 앤 본 (Rust and Bone, 2012) 리뷰

"의외였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해외 리뷰어의 이 짧은 두 마디가 러스트 앤 본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있음에 기뻐하게끔 안도하게끔 해줍니다. 영화 속으로 더욱 빠져들어간다면, 사람은 어떤 역경을 만나더라도 놀라운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 나가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 나간다는 경이로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놀라움, 감탄, 아! 그래, 이거야! 이런 단어들이 차례차례 떠오릅니다. 넘어졌음에도, 부서졌음에도, 삶은 여전히 반짝인다는 사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심야에 제법 고급진 영화였습니다. (웃음) 러스트 앤 본은 예전부터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 였는데, 기회가 잘 없다가 심야에 ..

폭스캐처 (Foxcatcher, 2014) 리뷰

레슬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고, 열정은 어떻게 변질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멋진 영화 폭스캐처 입니다. 스포츠 영화라기 보다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고, 무엇이 실패를 가져다 주는지를 눈여겨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굴지의 재벌가 상속인 존 듀폰이 나옵니다. 하지만, 어딘지 정상처럼 보이질 않아요. 레슬링 훈련소에 나타나 갑작스레 총을 탕 쏘면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굉장히 소름끼쳤습니다. 인터넷에서도 흔히 보는 말이 매우 가슴 아프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자는 사람들을 짐승처럼 아는건가? 더욱 슬픈 장면도 있습니다. 레슬링 세계선수권에서 이른바 폭스캐처 팀이 금메달을 따고, 파티를 즐기는 장면입니다. 다들 축배를 들고, 값진 승리에 대해서 만끽하고..

더 헌트 (The Hunt, 2012) 리뷰

더 헌트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사실 나는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행복한 나라 덴마크에서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며, 끔찍하게 사회로부터 경멸받고 외면받는다는 제법 무거운 내용의 작품입니다.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살핀 후에, 미리 단단히 마음을 먹고 영화를 보았지만, 그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얼핏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냥꾼 문화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 표적을 한 명 정해놓으면, 그 다음은 우리 스스로가 치열하게 생각하기를 멈춰버립니다. 그 대신에 돌멩이를 하나 듭니다. 그리고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라고 합리화 하면서... 주인공 루카스는 대단히 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유치원 선생님 입니다. 한적한 시골 도시에서 새롭게 직장을 ..

겸손과 온유(에베소서4:1-)/홍종일목사

겸손과 온유 (에베소서4:1-) 오늘 설교제목은 겸손과 온유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이 갖추어야 될 덕목입니다. 겸손과 온유는 누가 보아도 합당한 말이지만 이를 삶의 자세로 견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실로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요즘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게다가 습도까지 높기 때문에 온몸이 땀투성이면서 또한 불쾌지수가 상승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고 욕을 하고 막말을 내뱉습니다. 더구나 도로에 차량은 넘쳐나고 주차공간은 부족합니다. 길은 좁고 마주보고 서있는 차량들은 서로 양보만을 요구하고 버팁니다. 막말을 하고 서로 싸우게 되고. 제가 볼 때 부산사람들이 서울사람들보다는 좀 더 거칩니다. 이게 아마 도로여건하고 연관이 있지 싶은데 부산이 원래 동래하고 대신동일대의 좁은 지..

정관누리교회 2016.08.12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디모데후서1:6-)/홍종일목사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딤후1:6-) 우리 인간은 참 간사합니다. 평소에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사는 듯이 마치 이 세상을 초월한 듯이 굴다가도 아주 자그마한 역경이라도 만나면 그리고 그 역경을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면 마음에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들고 나아가 세상이 두려워지고 그리고 의기소침해 집니다. 가끔가다가 이 세상의 물질문명과 돈과 권세와 문화를 보면 참 두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많음을 믿고 물질보다 영혼을 더 소중히 여기고 육의 사람이 아니라 영의 사람임을 자부합니다. 그러나 때로 자본주의 논리의 냉혹함에 두려워 집니다. 그렇게 무시하던 돈이, 물질이 생각 외로 더 거대하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 넓은 세상에서 나를 도울이 없어서 한탄하며 무서워집니다..

정관누리교회 201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