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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MISBEHAVIOR, 2015) 리뷰

영화 여교사를 보고 나니, 뒷맛이 영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때로는 질투로 눈이 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영화의 장점은 긴장감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펼쳐지고 있어서 지루할 부분이 없고, 배우들의 열연이 좋습니다. 인간의 끝을 달리는 효주선생을, 김하늘이 섬세하게 표현해내어서 일면 그녀를 이해하고 공감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효주는 계약직 교사로서,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담임까지 맡게 되어서 업무량이 늘어 집에도 더 늦게 가게 되었는데... 어휴, 집에는 백수 남자친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작가를 꿈꾼다는 남친은 아직 한글 문서 1장도 써넣지 않고, 효주에게 기대어 사는 존재. 지칠대로 지친 효주는 잔소리가 폭발합니다. 여기까지야 뭐..

콩: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 2017) 리뷰

그래요. 가끔은 별 생각 없이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압도적 크기를 자랑하는 콩이 등장해서 박살내고, 포효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고 나오면 마음이 절로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다쳐서 아프면 가만히 감싸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주변의 위협에는 분노할 줄 알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소중히 다루는 모습. 같이 보았던 친구의 말을 빌려, 콩이 사람보다 더 낫네! 영화는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를 향해, 대규모 탐험단이 조직되어 모험을 떠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인류는 인공위성이라는 놀라운 기술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이 곳 미지의 섬에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직접 알아보고 증명하기 위해서 미국은 대규모 팀을 보내게 됩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적국 러시아가 먼저 정..

띠를 띠고 신을 신으라(사도행전12:1-19)/홍종일목사

띠를 띠고 신을 신으라 (사도행전12:1-19)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불가능한 많은 일들을 만납니다. 인간의 힘이, 지혜가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결코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또 거대한 자연재해나 핵폭발같은 경우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혹시 병원에 가보셨나요? 종합병원. 그 동네에는 크게 두종류의 사람밖에 없습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종사자와 환자와 보호자들. 그래서 거대한 병원에 온갖 편의시설과 화초를 갖다 놓아도 실제로 병원에 오래 있고 싶어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특히나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암같은 경우에 걸렸다하면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사망합니다. 5년 안에. 그러나 암이란걸 모르는 사람들은 살 확률이 무려 1/4정도나 된답니다..

정관누리교회 2017.03.10

우리에겐 아직 사명이 있습니다(출애굽기4:27-)/홍종일목사

우리에겐 아직 사명이 있습니다 (출애굽기4:27-) 우리네 인간은 유한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수명은 그래서 80에서 90정도에 그칩니다. 원래 인간의 수명은 120년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세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120세를 제대로 살지 못합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인간의 수명은 120년으로 가정합니다. 조선시대에 120세를 산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거의 신선입니다. 즉 대부분은 100년 근처에도 못가보고 죽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조선시대 평균수명이 40몇년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한때 거의 천년 가까이씩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해 지면서 점 점 우리는 수명이 줄어 들었습니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굶어 죽거나 전쟁터에서 또는 짐승들에게 맞아 죽거나 물려 죽거나 의사와 약..

정관누리교회 2017.03.10

이다 (Ida, 2013) 리뷰

저는 삶이 지난 평범한 날들과는 다르게, 소중하고 특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영화 이다는 한 소녀가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흑백으로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어디에서나 수녀로서 정해진 평범한 틀을 지키려고 하지만, 사건을 겪으면서 가치관이 달라지기도 하는 등, 그 동선을 생각해보면 인간은 정말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구나를 깨우치게 됩니다. 비교적 짧은 흑백영화임에도, 로튼토마토 신선도 95퍼센트라고 하는데, 영화광인 저도 매우 강한 영감을 선물받은 귀중한 작품이 되어주었습니다. 예컨대 너무 힘들게만 느껴지는 날이 있기 마련입니다. 일하는 공간이 부쩍 부담스럽기만 하고, 부모님은 이제 나이드시고 오래도록 아프시고... 아, 그래, 이것이 살아가는 무게구나 하는 책임감이 느껴지고, 더 이상..

종이 달 (Pale Moon, 2014) 리뷰

일본 영화 종이 달,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금융 범죄 영화 인데도, 긴장감이 느껴져서 참 재밌었네요. 2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날 줄이야! 여러가지 격언들이 금방 떠오릅니다. 어릴 적 버릇은 커서도 계속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 (우리네 상상과는 다르게) 돈으로는 행복을 쉽게 살 수 없다는 것. 오히려 두려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섬세하고, 정중하게 그려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람 보는 눈을 가지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도 좋은 교훈입니다. 서론을 풀어서 써놓고 보니까 뭔가 대단한 것이 담겨 있는 작품으로 여겨지지만, 그냥 가볍게는 10억원으로 즐겨보는 아주머니의 일탈 여행으로 보셔도 충분할 꺼에요.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다보니, 스토리가 빈틈없이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질투가 부른 참극(창세기4:1-15)/홍종일목사

질투가 부른 참극 (창세기4:1-15) 오늘 우리는 가인과 아벨에 관한 고사를 되돌아 보려고 합니다. 가인과 아벨의 비극은 질투가 낳은 참사임과 동시에 인류 최초의 살인입니다. 이때부터 인류는 살인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것도 형제가 형제를 죽이는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가인과 아벨은 바로 아담과 하와의 자식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인류를 만드시고 그 다음대에 벌써 살인이 벌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 당시 사람들의 수명은 거의 천년에 육박하기 때문에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코 창조이후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살인의 원인은 질투입니다.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질투해서 그를 죽인 것입니다. 질투는 사랑이 아니라 미움이 바탕이 됩니다...

정관누리교회 2017.03.07

딥워터 호라이즌 (Deepwater Horizon, 2016) 리뷰

oksusu 주말 추천 영화, 무난한 7.2점의 IMDB 점수, 솔직히 재난영화라 조금 고민했지만 시청하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음, 예컨대 어린 시절에 봤던 포세이돈 어드벤처 같은 재난 영화는 잔상이 하도 강해서 아직도 흐릿하게 기억에 남아 있네요. 재난 속에서 사람의 목숨이 꺼져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지요. 그래도 이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보고 나면 배울 게 있었습니다. 감정 과잉 과정을 빼고, 사고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도 이 작품의 숨은 장점이라 생각하고요. 포스터가 상징하고 있는 그대로 입니다. 석유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호가 대폭발에 휩싸이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 사고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 재난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오히려 대단히 ..

로건 (Logan, 2017) 리뷰

마블 영화 로건 입니다. 137분, 제법 긴 영화인데도, 긴장감이 계속 흘러갑니다. 내용도 묵직하게 오늘의 인류를 경고하고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청불 등급 영화 답게 끔찍한 싸움 장면이 종종 표현된다는 것 정도? 울버린의 야성미가 폭발하면 말릴 사람은 없고, 주변에는 죽음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로건(울버린)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자연 회복 능력이 떨어져 가고, 지쳐 가는 모습이 약간씩 안쓰럽기도 했네요. 그렇습니다. 이번 영화 로건에서는 특수 능력자들이 다들 문제가 하나씩 있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어두운 미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 때 엑스맨들을 이끌었던 프로페서 X 는 뇌에 문제가 발생한 90대가 되어서 세상의 추적을 받고 있고요. 로건은 이제 세상을 조용하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Will You Be There?, 2016) 리뷰

기욤 뮈소 원작,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인생을 되돌리고, 다르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삶을 어떻게 해볼 것인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소재 부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수현이 참 좋은 의사가 되어 있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의료 봉사를 통해서 오지의 아픈 이들을 애써 도와주고, 덕분에 한국에서는 다른 의사 선생님들이 수현의 빈자리를 뒷감당(?) 해야 하고요. 따뜻하고 여린 마음으로 인해, 그 덕분에 좋은 의사가 되었다는 극중의 명대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이렇게 잘 나가는 소아과 과장님 수현에게, 어느 노인이 알약이 담긴 통을 선물로 건네줍니다. 호기심에 약을 먹었다니 아니나 다를까, 1985년. 정확히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거기에는 젊은 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