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디태치먼트 (Detachment, 2011) 리뷰

영화를 보는 도중 몇 번씩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리고 응원하게 됩니다. 아! 이 좋은 선생님이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미국의 고등학교는 정말이지 무시무시 했습니다. 학교 영화인데도, 청불 등급이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교권이 바닥에 추락해 있고, 선생님을 모욕하질 않나, 또 어떤 여학생은 옷이 뭐... 그럼에도 그런 현실과 싸워나가는 선생님들, 그리고 정면으로 조명을 비추고 있습니다. 사실 선생님들도 지쳐간단다, 라고요. 해서, 디태치먼트 영화는 마음에 남을 작품이고, 슬픈 작품이며, 강렬한 힘이 담긴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픈 씬과 눈부신 씬들이 교차해서 지나가니까요. 헨리 선생님은 학교에서 왕따로 외면받는 메레디스 양에게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의 편이야 라..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2014) 리뷰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입니다. 왜 지인 J양은 하필 또 이런 명작을 권해줘서 저를 혼란스럽게 한단 말인가요!? 누군가 두 가지 중에 양자 택일을 하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택할까요!? 150만원의 보너스, 혹은 동료의 실직 중에 고르라면 무엇을 고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정한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150만원 큰 돈입니다. 1년치 전기세와 수도, 가스비를 사용할 수 있겠죠. 놀기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아마도 차세대게임기를 풀세트로 구입하고도 넉넉히 남을 겁니다. 남들따라 한 번만 동료를 외면하고서 말이지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흑인 친구가 제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해 줘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웃이 고통받는 선택은 하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돈을 포기하는 입장을 선택할 것입니다..

컨저링 (The Conjuring, 2013) 리뷰

애써 잔인하거나 끔찍하지 않은, 잘 만든 공포 영화 라길래, 마음을 먹고 공포영화 시청에 도전했습니다. 상당히 유명한 작품인 컨저링 입니다. TV에서 여름특집으로 심야에 방영해 주었는데, 저도 놀람러가 되기로 했습니다. 비명소리는 못 질렀어도 이미 충분히 후덜덜, 재미도 있고, 흥미도 있고, 남는 것도 있는 수작 영화 였습니다. 세상에는 분명한 악과 저주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제법 오래 가더라고요. 그러므로 우리가 선하게 살아서, 그 영향력을 남기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삶임을 미리 결론지을 수 있겠네요. 영화 컨저링의 스토리는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골의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고, 여기서 악령이 가득한 현상을 목격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어쩐지 다양한 악령들이 나오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2013) 리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우선 좋았습니다. 제 필력은 못 따라갈터이고, 그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겨봅니다. 우선, 유럽에서도 아름답다는 리스본의 이국적 풍경을 보는 것도 덤으로 즐거웠네요. 그런데 영화의 메인은 그보다 한걸음 더 들어갑니다. 포르투갈의 혁명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거기서 개인이 어떤 행동을 취했느냐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령, 청년의사 아마데우가 리스본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비밀경찰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해 살려내는 장면은 무엇이 중요했느냐의 기준이 됩니다. 이 행동으로 아마데우는 혁명집단에서 반역자로 취급받거나, 심지어 얼굴에 침까지 맞게 됩니다. 참 가혹합니다. 의사로서 아픈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자신의 첫 번째 사명대로 살았을 뿐인데도, 배신자로 찍히고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사실..

러스트 앤 본 (Rust and Bone, 2012) 리뷰

"의외였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해외 리뷰어의 이 짧은 두 마디가 러스트 앤 본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있음에 기뻐하게끔 안도하게끔 해줍니다. 영화 속으로 더욱 빠져들어간다면, 사람은 어떤 역경을 만나더라도 놀라운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 나가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 나간다는 경이로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놀라움, 감탄, 아! 그래, 이거야! 이런 단어들이 차례차례 떠오릅니다. 넘어졌음에도, 부서졌음에도, 삶은 여전히 반짝인다는 사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심야에 제법 고급진 영화였습니다. (웃음) 러스트 앤 본은 예전부터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 였는데, 기회가 잘 없다가 심야에 ..

폭스캐처 (Foxcatcher, 2014) 리뷰

레슬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고, 열정은 어떻게 변질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멋진 영화 폭스캐처 입니다. 스포츠 영화라기 보다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고, 무엇이 실패를 가져다 주는지를 눈여겨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굴지의 재벌가 상속인 존 듀폰이 나옵니다. 하지만, 어딘지 정상처럼 보이질 않아요. 레슬링 훈련소에 나타나 갑작스레 총을 탕 쏘면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굉장히 소름끼쳤습니다. 인터넷에서도 흔히 보는 말이 매우 가슴 아프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자는 사람들을 짐승처럼 아는건가? 더욱 슬픈 장면도 있습니다. 레슬링 세계선수권에서 이른바 폭스캐처 팀이 금메달을 따고, 파티를 즐기는 장면입니다. 다들 축배를 들고, 값진 승리에 대해서 만끽하고..

더 헌트 (The Hunt, 2012) 리뷰

더 헌트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사실 나는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행복한 나라 덴마크에서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며, 끔찍하게 사회로부터 경멸받고 외면받는다는 제법 무거운 내용의 작품입니다.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살핀 후에, 미리 단단히 마음을 먹고 영화를 보았지만, 그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얼핏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냥꾼 문화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 표적을 한 명 정해놓으면, 그 다음은 우리 스스로가 치열하게 생각하기를 멈춰버립니다. 그 대신에 돌멩이를 하나 듭니다. 그리고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라고 합리화 하면서... 주인공 루카스는 대단히 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유치원 선생님 입니다. 한적한 시골 도시에서 새롭게 직장을 ..

엔드 오브 왓치 (End of Watch, 2012) 리뷰

LA경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독특한 영화 엔드 오브 왓치 입니다. 영화는 1인칭 카메라 시점과 3인칭을 오가기 때문에, 흡사 경찰 다큐멘터리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경찰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 있는 것 외에도, 각자가 누리고 있는 사생활도 제법 깊숙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화끈한 액션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이야기는 충실하게 들어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두 사람, 테일러와 자발라의 끈끈한 우정으로 줄거리를 살리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함께 순찰을 돌면서 호흡을 맞추는데, 도중에 농담도 해가며, 손발을 무척이나 잘 맞춥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화재씬인데요. 집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서는, 소방관이 오기도 전에 두 아이를 구하러 목숨 걸고 뛰쳐들..

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2012) 리뷰

어쨌든 이름 상으로는, 본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본 레거시 입니다. 맷 데이먼(제이슨 본역)이 나오지 않고, 그 자리를 제레미 레너(애론 크로스역)가 주연으로 자리를 꿰찼습니다. 확실히 영화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습니다만, 지난 3작품이 워낙에 명성도가 높은 전설적인 작품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교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결론을 자주 듣게 됩니다. 분명 재미는 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이 없는 것 같기도...? 너무 기대가 다들 컸기 때문이겠지요. 애론은 제이슨 본과 비교했을 때, 천하무적의 인물이 아닙니다. 두 가지의 약물을 계속해서 복용하고 있고, 이 약물이 없으면 불안해 합니다. 약한 모습을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있고, 그럼에도 정예요원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합니다. 지능이 올라가는 약..

영화 그녀 (Her, 2013) 리뷰

영화 그녀는 가상연애를 테마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가상연애라... 저도 조금은 할 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화상기능도 없던 채팅을 통해서 알게된 착한 처자와 장거리 문자 연애를 했었습니다. 연애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이성친구가 있었지요. 평생 잊지 못할 말을 몇 개 남겨주었습니다. "오늘은 일부러 예쁘게 하고 PC방에 왔어요, 채팅이라 얼굴도 못 보지만, 마음만큼은 만남의 의미를 담아서." 대략 16년~17년 정도 이전일까요? 매우 오래된 추억인데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그 뒤에 제가 매우 큰 잘못을 했고, 사랑하던 그 친구는 크게 상처 입었고, 다시는 만날 수 없었으니까요. 오래도록, 심한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 그녀에서도 이혼한 주인공이 아내를 만나서 재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