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402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리뷰

처음부터 좀비는 없었습니다. 인간의 끝없는 연구의지가 우연히도 분노한 침팬지를 만들어 냈고, 또한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든 내세우는 사람들이 마침내 좀비의 시초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영화 28일 후는 사람에 의한 좀비 탄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 번 퍼쳐버린 바이러스는 매우 급속도로 확산되어, 영국 도심가를 일순간에 침묵에 빠뜨립니다. 런던이 정적에 빠져 있는 초반의 장면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평소와 다르게 사람이 활기차게 다니지 않는 곳이란 매우 어색한 공간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좀비들은 대단히 빠르고, 분노에 가득차 있습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라 하겠네요. 사람을 발견하면 해치려고 덤벼드는데, 아휴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한편, 이 점도 인상적인데 이 작..

영화 히트 (Heat, 1995) 리뷰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오래된 명작 영화를 방영 해줄 때는 기분이 저절로 즐겁습니다. 90년대 걸작 액션 영화 히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일품인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다고 합니다. 한 쪽은 강력계 수사 반장이고, 한 쪽은 프로 범죄자 입니다. 서로가 완전히 반대편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이지만, 이 영화는 두 사람을 직접적으로 만나게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공유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라는 점인데요. 불완전함. 그런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알 파치노가 열연한, 빈센트 반장은 결혼 생활이 이번이 3번째 인데다가 거의 뭐, 강력계 일과 결혼한 상황에 가까웠습니다. 집에 돌아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딱히 없다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로버트 ..

여행자 (A Brand New Life, 2009) 리뷰

김새론 양의 빛나는 열연이 돋보이는 인상적인 영화 여행자 입니다. 슬프고,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 그렇지만 그래도 희망은 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영화 소개문에 나오는 이 말이 굉장히 좋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상처나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에, 그 어떤 것보다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처와 콤플렉스가 있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것, 그렇게 생에 대한 찬사를 어렴풋한 불빛으로 계속 비춰주는 느낌을 받습니다. 영화 여행자에서 진희는 행복에서 절망으로 곧바로 환경이 바뀌고 맙니다. 아빠는 그렇게나 나에게 잘대해주었지만, 어느날 자신을 고아원에 맡겨두고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게 됩니다. 진희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Wicker Park, 2004) 리뷰

남녀간의 깊은 사랑에 관한 영화지만, 어쩐지 슬픔도 묻어 있는 작품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입니다. 이 작품 역시 지인 J양 베스트 영화 목록에 있어서 이번에 보게 되었는데, 저는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여러가지 추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은사님과 김밥 한 줄 들고, 산에 오르며 담소를 나누던 추억, 씨앗호떡을 나눠먹으며 스페인풍의 상점가를 거닐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와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또 함께 운동을 한다며, 산을 오르 내리던 추억, 그 때는 몰랐는데 참 행복했던 시간들입니다. 이제는 멀어진 사이. 내가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그런 후회도 최근에 많이 했습니다. 그 외에도, 첫눈에 반했었던 다정한 사람과의 기뻤던 시간도 잊을 수 없습니..

식코 (Sicko, 2007) 리뷰

제 책상에는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지급신청 안내문 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해동안 병원비를 너무 많이 냈다면, 국가가 일정금액 이상은 책임질테니, 병원비로 일정액 이상 많이 냈던 돈들은 되돌려주겠다는 뜻입니다. 어머님이 많이 아프고 나서야, 우리나라 복지가 그나마 조금은 되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장애 판정을 받은 이후로는, 사회복지사가 가정에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도 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조금씩 복지가 발전해 나간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영화 식코는, 미국의 의료보험과 복지시스템에 관한 적나라한 고발 영화 입니다. 돈이 없으면 어떻게 되느냐, 병원에서 나가라고 하고, 아무렇게나 다른 병원으로 쓰레기처럼 던져놓기도 하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며, 충격적입니다. 미국에서 보험에 들..

방황하는 칼날 (Broken, 2014) 리뷰

방황하는 칼날은 지인의 추천작이었습니다. 보고 나서, 마음 한 구석이 굉장히 아려옵니다. 단지 미성년자 라는 이유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형량이 줄어든다는 현실에 참혹한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 상현은 그토록 집요하게 범인들을 뒤쫓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적으로 복수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끔찍한 일을 겪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관객에게 고통스럽게 묻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평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각오해야겠지요. 불편하니까요. 살아가다보면, 억울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천벌 이라는 말이 쓰여있어서, 하늘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는데, 요즘에는 신관 이라는 세계관이 비웃음을 당하는 처지로 땅에 떨어져 있으니, 사람을 ..

변호인 (The Attorney, 2013) 리뷰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80년대 군부가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일어난 살벌했던 비극 중에 하나를 살펴보게 됩니다. 영화는 서두에 허구임을 밝히고 있지만, 그 앞 문구가 우리를 아찔하게 해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 어쩌면 우리가 잘 아는 그 사람이 변호인이겠지요. 가방 끈 짧고, 그런데 사법고시를 통과했고, 판사를 하다가 부산에 내려와 변호사를 개업한 사람은, 그래요... 그 사람 노무현 입니다.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오래 전 시절, 야학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노사모라는 단체가 매우 초창기 였는데, 한 선생님께서 정치인 노무현을 지지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대통령이 된 사회가 된다면, 조금은 더 민주적인 사회가 되어서, 좀 더 세상살이가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

나이트 크롤러 (Nightcrawler, 2014) 리뷰

이번 리뷰에서는 감상 후, 소감부터 힘껏 질러보고 싶네요. 나이트 크롤러, 정말 흥미롭고, 새로웠습니다. 비유하자면, 시원하고 짜릿한 탄산수와 같은 느낌 입니다. 시나리오가 매우 잘 구성되어 있으며, 게다가 주연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서늘합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이렇게 탄탄한 영화를 보게 되어서 즐거웠으며, 인간 욕망의 무서움이 무엇인지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명언있잖아요. 거지는, 단지 더 버는 옆 거지를 보고서 부러워 한다! 삐뚤어진 자기 욕망의 덫에 빠진다면, 그리고 반성하지 않는 삶에 빠지게 된다면, 우리도 저런 소시오패스 - 사회망을 이용하는 범죄자와 다를 바 없는지 되물어 봐야겠습니다. 자극적인 보도에 눈멀어 있는건 아닌지 깊이 되돌아 봤습니다. 인터넷에 글 자주 올리는 사람으로서..

진주만 (Pearl Harbor, 2001) 리뷰

제법 오래된 전쟁영화지만, 진주만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쟁 앞에서 젊은이들의 한 번뿐인 청춘이 엇갈리는 모습이 꽤 안타깝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정도 비틀어지고, 사랑도 뜻대로 되지 못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전쟁씬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 앞에서는 절대로 안 된다, 못하겠다 라는 말은 하지 말게.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그렇게 이행되어 나갑니다. 목숨을 걸고, 전선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젊은이들, 그것도 자발적 이라는 데, 더욱이 커다란 힘이 실려 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 이라는 나라가 강대국으로 일어서 있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머리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실은 영화를 보다보면 알게 되겠지만,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한 것이야말로, 치명적인 실수로 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리뷰

긴 호흡을 두고서 보기에 좋은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입니다. 미국의 20세기 풍경과 의리로 뭉쳤던 갱단의 삶을 은은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남자의 일생이라고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누들스가 일생의 벗을 만나서 함께 갱단을 구성합니다. 정말 예쁜 아가씨와 사랑을 꿈꿔보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누들스는 의리를 지키고자 감옥을 다녀오게 되었고, 밀주사업을 동료들과 하면서 크게 성공을 하기도 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그러나 그 속에서 웃을 수 있는 것이 인생. 인상적인 음악과 함께 긴 영화는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이 참 많았습니다. 1921년 어린 시절의 누들스가 맥스와 만나는 장면, 두 사람은 밀매에 관한 좋은 제안을 제안해서 벌써부터 성공을 거머쥐게 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