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895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2002) 리뷰

첩보 액션 영화로는, 본 시리즈가 멋지다 라는 의견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본 아이덴티티" 역시 굉장히 매력적인 전개를 자랑하는 걸작입니다. 정체를 잃어버린 남자, 그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여인이 만나서, 첩보기관에 맞선다는 설정이 흥미롭게 펼쳐지면서, 몇 가지 생각을 툭 던져주기도 합니다.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며, 2003년 북미 비디오 대여순위 1위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작 첩보 영화, 본 아이덴티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자, 우선 서론으로 가볍게, "나는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에 우리는 얼마만큼 답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직업으로 답할 수 있겠지요. 또 어떤 사람은 OO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겠고요. 혹자는 쿨하게 "나는 나지" 라고 짧게 ..

조선후기 정치사 - 탕평 정치, 영조와 정조

17세기 중반,후반 ~ 18세기 초반, 숙종이 다스리던 시절을 "환국 정치" 라고 부릅니다. 정권이 몇 번씩이나 뒤바뀌었음을 말합니다. 게다가 정권이 어느날 딱 바뀌면, 반대파에게는 집앞에 사약그릇이 친절하게(?) 배달되기도 합니니다. 치열한 정치싸움 때문에, 부작용도 심각했던 시절이지요. 처음에 정권을 잡았던 것은 남인 세력이었지만, 빼앗기고, 다시 뺏고, 하다가 결국 끝까지 살아남은 쪽은 "서인"이었습니다. [환국 정쟁]을 거치며, 남인은 세력이 거의 몰락 해버렸고, 잘 알려진 장희빈(장옥정)도 남인쪽이었기 때문에 사약을 먹어야만 했지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마련이라서, 장희빈이 정말 독한 여자였을까 라는 것도 의문을 가져볼만 합니다. 승자 서인 세력이 써놓은게 진실은 아닐 수도 있을테니까요. 이..

안녕 다정한 사람 리뷰

소설가 김훈에서 부터, 젊은 피 장기하까지, 열 명의 여행기가 담겨 있는 책 "안녕 다정한 사람" 이야기 입니다. 사실 지인이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책이라면서 하도 흥미롭게 보고 있길래, 저도 관심을 가지고 늦게나마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등장하는 가수 이적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너무 감동적으로 읽었던 대목은 뜻밖에도 이병률 시인의 에스토니아 및 핀란드 여행기였는데, 정말 신선했습니다. 아,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으니까요. 먼저 소개해보자면요. 가령 이 동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국적인 성가대회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40여명이 합창 연습을 하는데요. 대회라면서, 놀랍게도 정작 지휘자는 "좋은 결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12월에 이렇게 모여서 연..

리뷰[Review]/책 2013.08.07

조선후기 정치사 - 예송논쟁의 이해 2편

지난 문서에서 계속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예송 논쟁이라 함은, 예법과 관련된 논쟁인데요. 서인과 남인의 견해가 달랐습니다. 이전까지는 나름대로 살아남은 두 당이 "공존의 토대"를 유지해 왔다면, 결정적인 두 차례의 예송 논쟁 이후로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싸움이 격해져 갔고, 급기야 나중에는 한 쪽이 독식하는 "일당 전제화"로 흘러가는 씁쓸한 모습으로 진행됩니다. 대체 예송 논쟁이 뭐였는가,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우선 1차 예송 논쟁부터 천천히 파악할까요. 인조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어요. 첫째는, 소현세자이고, 둘째는, 봉림대군 입니다. 그리고 인조 시기에 조선 최대의 굴욕 중 하나인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게 대패하며 항복선언" 을 하잖아요. 왕자도 청나라로 끌려가고요. 이래저래 비참했습니다. 여..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리뷰

최근 웹상에서는 "기대하지 말고 영화를 보면 괜찮은 작품" 이라는 묘한 평가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 말은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크게 했다가 실망을 했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그래도 볼만은 했었다 라는 평가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퍼시픽 림이야 말로, 딱 이런 평가에 어울릴 법 합니다. 로봇의 압도적 크기에 감탄하게 되면서도, 어쩐지 살짝 지루한 전개나, 특별한 감동은 없는 전개에 실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2천억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해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로봇 장면들은 충분히 볼만하겠고요. 이런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봐야지! 라고 주장하며, 7월에 극장에서 보았는데, 연출력 면에서는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흡입력 면에서는 어딘지 극으로 끌어들..

조선후기 정치사 - 예송논쟁의 이해 1편

조금 도식화 해서 조선 후기를 이해한다면, 16세기 붕당 정치, 17세기 환국 정치, 18세기 탕평 정치, 19세기 세도 정치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는 왜란과 호란, 즉 양란을 거치면서 성리학적 가치도 흔들리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번 문서에서는 치열한 붕당 정치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예송논쟁이 무엇이며, 정치적 물타기 기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면 좋겠구나 싶습니다.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모습이 펼쳐진다는게 상당히 재밌습니다. 우선 복습겸, 조선 전기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면, 훈구와 사림의 싸움이 있었잖아요. 15세기 처음 조선을 장악하던 것이 훈구파 였다면, 이 때 사림은 3사를 장악해 나가며 훈구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갑니다. 열받은 훈구파는..

조선 후기 군사 제도의 변화 - 5군영과 속오군

설명하자면 복잡해지고, 암기하자면 단순해지는, 조선 후기 군대의 변화를 살펴보는 문서입니다. 간단히 핵심부터 정리하면, 전쟁을 거치면서, 중앙군은 5군영 체제로, 지방군은 속오군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앙군은 이제 급료를 주는 시스템으로 바뀌며, 보다 튼튼한 군대를 추구했고요. 그러면 차분하게 한 번 군사 제도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할까요. 먼저 중앙군의 변화. 기존의 5위에서 → 5군영 체제로 바뀝니다. 뭐가 달라졌는고 하니, 훈련도감이 생기고, 수도 외곽까지도 중앙군이 직접 관리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훨씬 방어하는 지역이 넓어진 셈이지요. 전쟁으로 인해, (임진왜란 때 엄청 깨졌잖아요) 수도의 수비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인식한 후, 중앙군은 좀 더 정예로 갖춰야 겠구나 라고 생각한 것이지..

설국열차 (Snowpiercer, 2013) 리뷰

400억이 넘게 들어간 제작비, 봉준호 감독의 신세계. 폐쇄적이기 때문에, 함축적이고 매력적인 세계관. 지옥 같은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 주말에 지인과 함께 영화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휴가 기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화제작이라 그런지, 모처럼 영화관에 꽉꽉 들어찬 사람들과 함께, 시원하고 독한 기차 여행을 하고 온 느낌입니다. 덧붙여 나름대로 독특한 글쓰기가 되고 싶다는 부질없는 욕망(?)으로 인해, 다른 분들의 리뷰는 보지 않았고,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 정도만 찾아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던 바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내용은 무겁고 어두운 편입니다. 가족용 영화라고는 당연히 보기 힘들고, 오히려 인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

2013년8월4일/나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아모스5:4-)/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8월 4일 주일 예배 나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 (아모스5:4-)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아모스를 설교하려고 합니다. 아모스하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라는 말은 잘 아실겁니다. 바로 아모스 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이스라엘이 남북조로 나뉘었을 때 남쪽 유다왕국의 드고아 출신입니다. 그런데 이 선지자는 남쪽에서 태어났지만 특이하게 북쪽 이스라엘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사람입니다. 아모스는 이스라엘과 주위 열국들에게 하나님이 각각 그들의 죄 7가지를 들어서 멸망시키겠다는 말씀을 선포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최전성기인 여로보암2세가 다스리던 때입니다. 영토도 가장 넓고 돈도 가장 많아서 이런 때에 멸망을 선..

정관누리교회 2013.08.05

마법의 순간 리뷰

영감을 선물해주는 유명한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짧은 트윗 글" 모음이, 카투니스트 황중환 씨의 작업과 함께 만나면서 매력적인 지혜의 서가 탄생한 느낌입니다. 약 3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지만, 실제로 글은 페이지당 서너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아주 빠른 속도로 읽을 것 같았는데, 꽤나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대목부터 소개하면 좋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진정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요. 지혜로운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전진하기의 어려움"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을 좇기 보다는, 현실에 어느 정도 안주하거나, 합리화 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당장 그 선택이 더 쉬울테니까요. 또 ..

리뷰[Review]/책 201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