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895

2013년6월9일/여리고성 전투(여호수아6:1-)/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6월 9일 주일 예배 여리고성 전투 (여호수아6:1-) 세상에는 우리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기한 일들을 우리는 항상 과학적으로 분석하려 해왔고 뭔가 그럴듯한 설명으로 우리를 논리적으로 합리화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니까 ‘신비란 없다’란 가정 하에 뭔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도록 해서 인간이 납득한 후에야 그러한 신비를 받아 들입니다. 신기한 일들을 신비로 인정하지 않고 뭔가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어야만 속이 시원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모든 것은 과학의 지배, 이성과 논리의 지배를 받게끔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과학적이란 말을 믿음이란 말보다 높은 곳에 놓게 되었습니다. 이성과 믿음, 과학과 믿음은 서..

정관누리교회 2013.06.10

영화 터미널 (The Terminal, 2004) 리뷰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을 선물해 주는 숨은 수작, 영화 터미널을 소개합니다. 톰 행크스와 스필버그 감독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이름값"은 하고 들어가는데요. 세계적으로도 2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던, 이색적인 휴먼드라마 입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이 있고, 터미널에서 일어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정밀하게 담아낸 작품이고요. 놀랍게도 별로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기에도 좋고요.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는, 이제 막 터미널에 도착해서, 꿈꾸던 뉴욕시티를 가보기 위해서 들떠 있는 "이방인" 입니다. 영어도 서툴고, 확실한 목적도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의 어느 작은 나라 출신인 것..

근세문화사 3 - 조선의 불교와 민간신앙

제목은 일단 불교와 민간신앙이지만, 워낙 성리학 관련으로 분량이 많다보니, 지난 이야기에서 못다한 후일담까지 살펴보도록 할께요. 16세기에 마침내, 절대로 성리학! 을 주류로 삼고 있는 사림파들이 집권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학파별로 계보가 나눠지게 됩니다. 계보로는 서경덕 - 조식 - 이황 계통의 영향을 받아서 형성되는 "동인당" 이 있고요. 이이와 성혼의 영향을 받아서 형성되는 "서인당"이 있습니다. 이른바 동서로 분당이 된거지요. 한편 이후에 또 분화가 일어나는데요, 서경덕과 조식의 영향을 받아 북인 / 이황쪽의 영향으로 남인 / 이이쪽은 노론 / 성혼쪽은 소론, 이렇게 각각 연결되어 나갑니다. 큰 흐름을 기억해 둔다면, 사림은 분화되었고, 성리학자들은 세부적으로 상당히 ..

2013년6월2일/생명의 양식(요한복음6:22-)/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6월 2일 주일 예배 생명의 양식 (요한6:22-) 오늘 우리는 조금 어렵고 재미없는 말씀을 배우려 합니다. 옛날 선지자나 사사들의 활약, 예수님과 사도들의 기적들을 배우는 부분은 참 재미가 있습니다. 홍해가 갈라지고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고 물위를 걷고....그런데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 대해서 우리가 배우려 하면 어렵고 지겹고 재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그건 땅의 것보다 하늘의 것을 더 중히 여기는 말씀이 우리하고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이 말씀이 얼마나 인기가 없고 재미가 없으며 사람들이 싫어했느냐하면 이 말씀을 하고난 후에 모인 무리들과 주의 제자를 자처하던 사람들이 다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열두제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떠나버렸습니..

정관누리교회 2013.06.03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리뷰

4년만에 다시 만나는 스타트렉 신극장판 두 번째 이야기, 다크니스편 입니다. 제작비만 거의 2억 달러에 가까운, 호화 블록버스터 영화인데, 극장에서 보길 정말 잘했다 싶었습니다. SF영화로서는 이번 작품 역시도, 수준 높은 완성도와 긴장감을 자랑하고 있으며, 매력적인 인물들과 정교한 스토리라인도 일품입니다. 캡틴 커크가 이끄는 이번 우주 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 볼 것인가! 그 화려한 세계로 출발합니다. 존재감이 대단한 인물인, 벌칸스타일 "스팍"은 영화 시작부터 "결단이 무엇이며 룰을 지킨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오늘도 논리와 시스템을 중요하게 여기며, 원칙대로 살아가며, 거짓말은 하지 않는, 그럼에도 묘하게 빠져드는 이 남자 스팍! 그리고 목숨보다 원칙을 중시하는 스팍의 결정이 못..

근세문화사 2 - 성리학의 발달, 리와 기의 이야기

성리학과 리와 기의 이야기! 고백하건데, 아주 깔끔 담백 명확하게 정리할 자신은 별로 없습니다. 하하. 다만, 흐름과 느낌을 파악한다는 측면으로, 부담 없이 접근 해보면 좋겠습니다. 성리학은 송나라 주자에 의해서 집대성 되었던 학문인데요. 기본적으로는 "무엇이 정통인가"를 파고들어가는 학문입니다. 배경까지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주자가 살던 당시 송나라에는, 이민족의 침입이 잦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민족과 기존의 한족간에 대립적인 구도가 그려졌는데요. 이 때 - 이민족의 침입에도, 결연히 맞서야할 "이유와 명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순간에 성리학적 배경은, "우리(한족)가 정통이고, 우리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렇듯 난국을 풀어 헤쳐나가고, 무엇이 정통인가, 라는 느낌이 있지..

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리뷰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취향을 너무 밀고 간다면, 소수만을 위한 영화가 되기 쉽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상업적으로만 찍는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는 영화가 되버립니다. 그 중간 지점을 절묘하게 포착한 걸작 SF영화가 있으니, 스타 트렉의 새로운 극장판이라 할 수 있는,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입니다.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이 새로운 신극장판에 관하여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야 SF 영화를 참 좋아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내용이라면,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보아도 짜릿할 듯 합니다. 블록버스터 답게 제작비만 1억5천만 달러가 들어갔고, 영상미와 사운드도 일품입니다.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라..

근세문화사 1.5 - 교육기관, 그리고 성리학의 잔향

제목에 1.5를 붙인 것은, 이번 문서는 사실 별로 내용이 많지 않은 터라, 금방 정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5세기와는 상당히 다른 16세기 문화가 있는데, 대표적 특징은 무엇일까요? 사림이 집권했기 때문에, 사대적인 분위기가 흘러나온다는게 가장 인상적입니다. 16세기 역사서에는 사대적 성격이 있는 동국사략이 있으며, 유명한 이율곡이 썼던 기자실기가 있습니다. 기자가 누구냐 하면, 중국사람이거든요. 이게 무엇을 뜻하는가 하니, 사림의 성리학자들은 우리나라 정통성의 출발을 (중국)기자로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일단 집권한 사림파가 "중국을 중시하는 성리학 세계관"을 갖고 있었음을 이해해 놓고 봐야 합니다. 다시 말해, 중국인 "기자"로 인해 고조선이 중..

근세문화사 1 - 열녀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닐까?

기나긴(?) 조선 전기 이야기도 벌써 문화사까지 넘어왔습니다. 쉬엄쉬엄 정리하는 편인데도, 금방이네요. 문화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15세기와 16세기의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는 점을 배경으로 파악해 두면 좋습니다. 이미 정치 파트에서 한 번 살펴봤었지만, 15세기는 관학파가 주도세력입니다. 특징을 도식화하면, 중앙집권 추구, 사장 (→시와 문학) 중시, 타사상에 관대한 편, 기술 중시 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즉 관학파는 자주적이고, 실용적이며 민족적인 기풍의 문화가 전개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16세기는 4전5기 끝에 사림이 주도세력이 되잖아요. 이들은 향촌자치를 추구하며, 경학 (→유교 경전) 중시, 타사상 배척, 기술 천시 라고 요약됩니다. 따라서 사림파는 사대적인 경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고요. 잠..

주먹이 운다 (Crying Fist, 2005) 리뷰

최근 본 글귀 중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게 있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정상에 도달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법이다. 그런데 갖은 고생 끝에 일단 정상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사수해 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법이다. 한편 비극적이게도, 결국 정상의 자리에서 뒤쳐지기 시작하면, 다시 힘을 내어 과거의 영광인 정상 탈환을 한다는 것은 너무너무 어려운 일이다. 아이구 표현이 좀 어렵나요. 축구로 예를 들어본다면 우리나라 혹은 터키가 다시 월드컵 4강,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축구의 전설을 경험하기란 지독히 힘든 일입니다. 한 때 강호였던 폴란드만 해도 마지막으로 4강을 경험한 1982년 이후, 좀처럼 영광은 재현되지 못했고, 2014년에도 터키와 폴란드를 월드컵에서 보기란 힘들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도 비슷한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