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검사외전 (A Violent Prosecutor, 2015) 리뷰

검사 역의 황정민, 사기꾼 역의 강동원. 이른바 이름값이 있습니다. 누적관객수도 970만명에 달하는 오락영화 검사외전 입니다. 스토리의 구성이 약간 치밀하지 못해서, 무리인 것 같은데도 중간에 대충 넘어가고, 우연에 살짝 기대어 버리는 측면 역시 없지 않아 있지만 -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즐거운 복수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는 다혈질 검사가, 피의자를 너무 강압적으로 수사하는 도중에, 그만 사망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법원은 사건에 대해서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고, 변재욱 검사는 중형인 징역 15년이 구형되었습니다. 공부를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머리가 맑았던 열혈 변 검사는 이 사망사건이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얼핏 눈치채었지만, 재판은 그리 공정하지 못하게 흘러갔습니다. ..

영화 시크릿 (Secret, 2009) 리뷰

별다른 계기 보다는, 심야에 청불스릴러를 케이블에서 해주길래 영화 시크릿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주연배우들 차승원, 송윤아, 류승룡의 연기를 기대하면서 보게 되었네요. 내용은 이해하기 간단합니다. 조직의 2인자가 살해되었고요. 그 현장에서 범인은 누구일까 추적해 나가는게 주 목적입니다. 주인공 성열 형사는 낌새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맙니다. 현장에 있던 귀걸이 한 짝이, 아내 지연의 것이며, 게다가 유리잔에는 아내 립스틱이 묻어 있는 거 아니겠어요. 영화 시크릿은 아내가 뭘 숨기고 있구나! 를 줄기로 해서 진행되어 갑니다. 조금 고의적인 답답한 느낌이 있는 것은, 성열 형사와 아내 지연은 서로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거에요. 부부관계가 아니라, 그냥 같이 살고 있는 두 사람 처럼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래..

미인어 (The Mermaid, 2016) 리뷰

중국 영화로 엄청난 흥행과 수익을 냈던 작품, 로맨틱 코미디 영화 미인어 입니다. 한국에서는 누적관객수 4천여명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옥수수님이 한 번 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주말에 쉬면서 즐겁게 감상했네요. 100분짜리 영화고,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조금 유치한 느낌도 살짝 있지만, 관객에게 재미와 의미의 이중 메시지를 던지려고 노력한 흔적이 잘 보입니다. 인간에게 다가가려는 인어의 무리한(?) 미인계! 그리고, 돈이라면 뭐든 되는 줄 알았던 탐욕에 눈 먼 중국 재력가들의 막 사는 인생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담겨 있습니다. 힘든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젊은 사업가 류헌은, 청정지역 청리만에 대한 개발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기 시작합니다. 일단 맑고 깨끗한 청리만 - 이 땅을 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리뷰

개성이 강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이 다시 우주에서 활약을 펼쳐나간다는 소식에 기뻤습니다. 개봉하자 마자, 곧 공휴일이고 해서, 신나게 영화관으로 달려갑니다. 처음 시작은 지구에서의 자동차 장면과 끝내주는 음악 한 곡이 들려옵니다. 알고보니, 리더 스타로드의 아버지, 어머니의 사연이었습니다. 스타로드는 혼혈이지요. 아빠는 외계인, 엄마는 지구인. 이번 작품에서는 출생의 비밀이 큰 화두가 될 것을 처음부터 알려주고 있습니다. 괜한 사족을 덧붙이자면, 쿠키 영상이 5개나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영화가 완전히 끝날 때 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십시오! 이제 화면은 아름답고 광활한 우주로 펼쳐집니다. 거대한 우주 괴물 녀석과 한 바탕 싸우고 있는 가오갤팀, 처음부터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레이저를 아무리 쏴대..

마음의 사생활 리뷰

도서관에서 방황(?)하다가 뜻밖에 좋은 책을 만나면 고맙고 즐겁고 행복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 마음의 사생활을 접하게 되자, 망설임 없이 금세 다 읽어내려가고, 공감하고, 도움을 받습니다. 시작부터 거침없이 공감한 대목들을 힘껏 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완벽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대목은 제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완벽주의자가 되겠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미워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완벽해지겠다는 것은 삶을 즐기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p.162)" 그러므로 선택은 명료해집니다. 완전한 삶이 아닌, 평범해도 편하게 노력하는 삶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소소한 블로그 생활에 거대한 용기가 됩니다. (이제는 10년차에 달하기 때문..

리뷰[Review]/책 2017.05.03

재심 (New Trial, 2016) 리뷰

영화 재심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제일 안타깝고 놀라운 것은, 이 사건(일명 약촌 오거리 사건)이 아직 얼마 되지 않은 2000년에 일어난 실화 사건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사회적 약자가 누명을 쓰고, 범인으로 내몰려서, 가장 황금 같은 청춘의 세월, 그것도 십여년을 감옥에서 보냈다는 것에... 탄식이 나옵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이 정도로 비겁하고, 망가져 있구나를 체감하게 됩니다. 영화 속 경비 아저씨의 일갈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요즘은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라며? 사실 따지고보면 지옥이 더 나아, 거기는 공평하게 나쁜 놈들은 죄를 받으니까, 그런데 여기 헬조선에서는 나쁜 놈들이 도리어 버젓이 큰 소리를 치고 있거든." 영화 이야기로 출발해 봅니다 - 돈도 없고, 빽도 ..

히든 페이스 (The Hidden Face, 2011) 리뷰

청불 수작 스릴러 영화 히든 페이스를 더욱 잘 감상하시려면, 몇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첫째, 예고편을 보지 않을 것, 둘째, 스토리라인을 굳이 먼저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에 관련된 심리스릴러로 생각하고 시청을 하면 그 색다른 전개방식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은 없으며, 목욕 등의 노출씬이 살짝 야한 느낌이 있습니다. 여배우 두 사람이 나오는데, 예쁘고 개성 있습니다. 파비아나 역할을 맡은 마르티나 가르시아양은 별명이 콜롬비아의 소피 마르소 라나...? 벨렌 역할을 맡은 여배우도 개성 있고, 연기를 잘 해내서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약 1시간 30분동안의 애정다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남자 지휘자 아드리안의 연인, 벨렌이 갑자기 떠나가면서 시작되고..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3) 리뷰

해양 영화로는 정말 수작인 마스터 앤드 커맨더를 뒤늦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케이블TV가 있는 좋은 세상인 것 같습니다. 대신 동네 DVD대여점은 모두 문을 닫고 말았지만요. 잡담은 이쯤해두고, 이 영화는 상당히 세밀한 느낌을 받습니다. 19세기 초반, 나폴레옹 전쟁 시대, 프랑스 거대 함선 아케론 호와, 영국의 서프라이즈 호가 바다를 무대로 맞서는 모습을 정중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서프라이즈의 함장 잭인데, 이 밖에 조연들에게도 초점을 충분히 맞추고 있어서 한 편의 바다 위 인간 극장의 느낌 역시 받았습니다. 잭은 인간미 넘치는 함장으로 선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으나, 때로는 괴로운 결정도 해야 하는 등 힘든 리더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호는 아케론 호를 쫓아서 브라..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리뷰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영화 문라이트 입니다. 주말에 또 갓수수(oksusu)님께서 풀어주셔서 놓치지 않았습니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가정 환경의 중요성 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극의 주인공 샤이론처럼, 삶이 슬픔 뿐이고, 눈물로 뒤덮여 있다면, 누군가가 다가와 안아주고 구원해 주었을 때, 그에게 끌림을 느낀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폭력에 배신까지, 관람하기에 즐거웠던 작품은 아닌데도, 여운이 남는 것은 그럼에도 사람은 누군가를 향해서 살아간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샤이론 곁에 아무도 없었다면,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를테지요. 영화는 3부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샤이론(별명 리틀..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Rolling Home with a Bull, 2010) 리뷰

이번에 소개할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임순례 감독님의 말을 빌리자면,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천천히 라는 주문을 걸어줄 즐거운 영화입니다. 우리는 정작 스스로의 마음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영화에서는 소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감정을 하나씩 꺼내고, 알아가는 과정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내용에는 약간의 불교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그래서 조금은 어렵기도 하고, 생각을 요구하게 됩니다. 저는 분석적인 접근을 잘 할 줄도 모르고, 그런 파고듬의 블로그도 아니기 때문에, 소소하게 느낀 바를 담담히 써내려가고자 합니다. 영화 포스터대로, 이 소가 지랄(?)맞은 주인과 함께 여행하고 있음에도, 사랑받고 있어서 바닷가 경치를 감상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소가 여행 도중에 아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