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영화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리뷰

역시 영화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와닿는 느낌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를 제가 맨처음 봤을 때는,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실화에다가 감동적인 내용이었지만, 서구물질주의 특유의, 풍족하게 가질 수 있을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메시지에 조금 거부감이 있었나 봅니다. 그로부터 대략 6년 정도가 지나서, 다시 영화를 보면서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영감이 찾아와, 저를 마음 깊이 울립니다. 오늘 저는 경제적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그 "돈"이라는 녀석 말이지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돈이라는 종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만큼은 제법 풍족하게 자란 탓도 있겠고, 돈 때문에 일어나는 온갖 다툼..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2006) 리뷰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상당히 무서우면서도, 가슴 아픈 다중적인 느낌의 영화 입니다. 아프리카의 모습을 정밀하게 보여주는데,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할 수 있고, 짓밟을 수 있는지, 매우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 입니다. 아프리카는 낙원이 될 수 있다는 영화 속 대사는, 풍부한 자원 보다 인간의 선택이 훨씬 더 중요함을 정중히 말해주는 듯 합니다. 간단히 말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가 독점하면 지옥이 펼쳐지고, 적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와 나누기 시작하면 천국이 되는 것입니다. 값비싸며, 아름답고, 마음을 사로잡는 다이아몬드, 이렇듯 변하지 않는 굳건한 보석들은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거금이 투자되기도 하는, 비극적 물..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리뷰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는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정말 잘 만든 액션 영화입니다. 특히 매력넘치는 세계관이 일품인데, 누가 정의이며, 무엇이 올바름인지 생각해 보기에도 너무 좋습니다. 3부작 영화의 1편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젠가 나올 후속작도 참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븐 역의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리뷰는 이렇듯 사심이 담겨 있습니다 :) 인상적인 인물들 위주로, 차분하게 그들의 생각과 선택을 살펴보면 재밌겠지요. 우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주연 에릭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영화는 에릭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생생하게 시작됩니다. 영화의 단골 악당인 나치는, 이번에도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 만행을 보여주는데, 비정한 태도로, 에릭의 마음을 파괴해 버립니다..

플라이트 (Flight, 2012) 리뷰

덴젤 워싱턴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영화 플라이트는, 시작부터 재밌는 대사가 나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이) 비디오게임 같지 않은가? 라고 부기장에게 농담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이 대사는 80년대, 90년대에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대쯤 와서는 비디오게임이, 현실과 근접한 수준까지 성장했고, GTA같은 작품하나 만드는데 엄청난 돈이 투자되기도 합니다. 자동차 게임을 신나게 하고 있으면, 놀랄 만큼 상쾌하고, 축구 게임을 보고 있으면, 실제 축구 경기를 보는 듯한 깨끗한 화면과 동작들에 종종 놀랍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진 셈입니다. 주인공 휘태커 기장의 삶이 지금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 그는 현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환상 속에 살고 있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 1994) 리뷰

베토벤과 음악을 다루고 있는 명작 영화, 불멸의 연인을 살펴볼까 합니다. 베토벤의 인생을 그려내고 있는, 전기 형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스터리를 좇아나가는 전개감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베토벤이 정말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라면, 당연히 음악이겠지! 라는 저의 허접한(!) 추리력도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베토벤의 감각적인 클래식 음악들을 사랑한다면, 이 영화, 한 번쯤 시간내서 본다면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경음악들은, 런던 교향악단이 직접 연주를 다루었기 때문에, 눈만 아니라, 귀까지 즐거울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물론 음악을 사랑하고, 악기를 좋아하지만, 재능은 영 꽝입니다. 베토벤 같이 존경받는 대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영감을 얻으며, 무엇을 생각했기에 위대한 유산들을 남길 수 있었는가..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 리뷰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저마다 재능이 다르고, 가끔 누군가는 탁월하기까지 합니다. 똑똑한 데다가 감미로운 음악까지 들려줄 수 있다면, 저절로 호감이 갈지도 모릅니다. 가벼운 느낌으로 쓰자면, 저처럼 "해도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은 부러움 반, 놀라움 반으로 이른바 천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인공 프랭크는 비상한 두뇌와 연기력을 발휘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자신감을 무기로 해서, 프랭크는 수표 위조를 비롯해서, 각종 사기 행각을 벌입니다. 범죄 영화 치고, 이토록 깊은 여운을 주고, 실화이면서, 영감을 주는 영화도 드물 것입니다. 스필버그는 확실히 대단하네요. 처음부터 프랭크가 위조 수표 전문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

영화 세 얼간이 (3 Idiots, 2009) 리뷰

3 이라는 숫자는 안정감도 주고, 많은 것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램프의 요정이 괜히 세 가지 소원 이야기를 말했겠어요. 세 가지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이 인상적으로 많기 때문이 아닐까요. 의사에 관해서 저는 이런 교훈을 본 적이 있습니다. 병을 고치는 의사, 사람을 고치는 의사,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있다. 후자로 갈수록 더욱 놀라운 의사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학문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요. 학문을 파고들어서 박식해지는 사람이 있으며, 학문을 응용하고 활용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유명한 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21세기에는, 학문을 스스로 이루어가면서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

영화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 1990) 리뷰

1990년 3월의 봄날, 귀여운 여인이라는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했습니다. 1천4백만 달러의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기록적인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1990년 미국흥행수입 1위를 기록합니다. 귀여운 여인이 거둔 수입은 무려 4.6억달러가 넘습니다. 제작비 대비, 30배가 넘는 수익을 안겨다준 대박 잘 만든 영화가 되었지요. 세계적인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젊은 시절을 보는 풋풋한 즐거움도 있습니다. 예쁜 여배우의 맑은 웃음은, 수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하. 백마탄 왕자님이라는 동화같은 스토리를 깔아두고 있지만, 영화는 비교적 현실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편이며, 감정의 상처, 소통의 어려움도 드러납니다. 두 세계가 만나는 일이, 결코 낭만만 들어있는 보따리는 아님을 말해주기도 합..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 2003) 리뷰

시원스럽고 긴장감 넘치는 명작 액션 영화라면 이탈리안 잡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들이 신나게 거리를 누비는 장면들은 일품입니다. 범죄와 도둑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임에도, 이탈리안 잡은 경쾌한 느낌으로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며 전개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좌절하기 보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훨씬 멋진 일임을 통쾌하게 설명해 줍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알기 쉽고 즐거운 오락 영화지요 :) 자, 그렇다면 이탈리안 잡에 대해서 도대체 왜! 리뷰를 써보는가, 과연 무슨 말을 쓸 수 있을 것인가. 이해하기 편한 영화를 굳이 해석하려 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언제나처럼, 관점과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그들이 움직인 동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지요. 영화의 첫 장면은 프로페셔..

러키스타 (2007) 리뷰

러키스타는 이른바 "일상계" 애니메이션으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일상계 애니는 별다른 극적인 사건이 없으며, 소소하고 한가한 이야기를 재밌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러키스타 역시 24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령 짱구는 못말려 처럼 중간에 한 편씩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지요. 후반부의 몇화 정도가 교토애니메이션 (교애니) 특유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출이 들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그 밝은 주제가처럼 가볍고 경쾌합니다. 그러므로, 장편의 연결된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일단 러키스타는 권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용따위는 산으로 가도 좋아, 가볍고 웃을 수 있으면 충분해, 라고 생각한다면, 러키스타를 꽤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인공격인 파랑머리의 이즈미 코나타는 저의 10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