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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Fast Five, 2011) 리뷰

단순히 스피디한 액션과 질주를 상상하고 보았다가, 의외로 감탄이 나왔던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입니다. 제목을 확 바꾸어 쉽게 접근하면, 분노의 질주 5탄 이야기 입니다. 브라질을 무대로한 화끈하고 시원스러운 액션 영화로 탈바꿈 했고, 전통의 노선이었던 자동차 배틀 장면은 본편에 길게 등장하지 않고, 엔딩 크레딧에 그냥 휙 넣어버렸다는 파격적인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제작비는 1억달러가 넘고, 흥행 수입도 6억 달러가 넘습니다. 자동차를 유려하게 질주시키는 건 여전하지만, 특히 싸움의 이유가 제대로 되었다! 라고 호평하고 싶습니다. 권력의 검은 돈을 좇아서 한 탕을 노리는 역발상이 재치 있습니다. 정말로 시대를 예언한 듯, 요즘 어둠의 경로로 탈세를 일삼았던 일부 재벌가의 충격..

조선의 신분제 - 양천제와 반상제

조선은 아직까지는 신분제 사회였습니다. 15세기에 규정된 양천제, 이것이 경국대전(법전)에 명문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는, 사람들을 양인과 천민으로 신분을 나누었습니다. 양인의 권리는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요. 다시 말해, 법적으로는 농민의 아들도 얼마든지 일단은 "출세의 길이 있기는 있었다"는 겁니다. 권리가 있으면 의무도 따르겠죠. 의무는 조세, 공납, 역이 있고요. 생각해 볼 것은, 왜 일반 농민들이 과거시험을 칠 수 있었는가 하니, 법적으로는 권리가 보장받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천민의 경우, 권리 자체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의무도 없긴 한데, 실제로 천민의 삶이란, 국가와 주인에게 그야말로 시달리면서 살아야 했지요. 여기까지가 양천제의 기본개념니다. 법적으로 갑오개혁을 통해 신분..

영화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2013) 리뷰

사실 5월 16일, 개봉 당일날 극장으로 달려가서 보았던 작품이었는데, 이래저래 생각할 시간을 갖느라 리뷰를 이제서야 쓰네요. 드라마임에도 1억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 그리고 호화로운 파티장면과 이면의 허무까지 담겨있는, 영화로 보는 명작소설이라 할 수 있겠네요. 평가에 관해서는 우선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고 생각하는데요. 개봉 당일 영화관에는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여러가지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모처럼 영화같은 영화였다. 2. 2시간 20분동안 잘 잤니? 3. 기대가 너무 컸었나 4. 괜찮았는데 지루한 듯... 등등 개인적으로 사심을 담아 평하자면, "호흡이 긴 영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희망을 품에 안은 주인공 개츠비를, 긴 호흡으로 그리며, 인생을 살아가는 ..

조선 경제 생활의 이모저모

조선 전기 경제 파트의 마지막 문서이네요. 초심을 잃지 말고, 가볍고 경쾌한 정리로 출발합니다. 논농사는 주로 직파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 그냥 간단합니다. 직접 땅파고, 볍씨를 뿌리는 농사법이지요. 단점은 벼와 잡초를 구분하기 어려워서 수확량이 약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이앙법이라고 해서, 난이도 높은 농사가 있긴 있었습니다. 고려 말기부터 이어진 혁신적인 농사 기술인데, 일부 남부 지방에서 시행되었지만, 별로 장려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앙법은 수확량도 많고, 잡초 뽑는 고생도 덜하지만, 5~6월에 옮겨심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가뭄이 들어버리면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쳐버리기 때문에, 상대적 안정도가 떨어집니다. 약간 도박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차마 이앙법을..

2013년5월19일/오병이어의 기적(요한복음6:1-15)/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5월 19일 주일 예배 오병이어의 기적 (요한복음6:1-15) 오늘날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는 근본 이유는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입니다.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염려하고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옛날 동양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높은 산위에 도사가 산다고 생각했고 이들이 도를 닦아서 신선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선이 가지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뭡니까? 첫째는 죽지 않는다는 거, 둘째는 안먹어도 산다는 거, 셋째는 병이 걸리지 않고 도술을 부리고 뭐 이렇게 기타등등의 특징이 나올 겁니다. 저는 그 중에서 안 먹어도 된다는 것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안 먹어도 된다! 안먹어도 되면 뭘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관누리교회 2013.05.20

터미네이터 2 (Terminator 2: Judgment Day, 1991) 리뷰

어린 시절 정말로 좋아했던 영화 터미네이터 2 였습니다. 알몸으로 등장하는 호방한 첫 장면과, 소름돋는 마지막 명장면은 평생 잊혀지지가 않았지요. 20년도 더 지나서, 내용을 다 알고도 다시 본다면 재밌을까 싶었는데, 여전히 놀라울 만큼 재밌고, 긴장감 넘쳐서 깜짝 놀랐네요. 절륜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명작의 힘인가 봅니다. 한편, 단지 터미네이터가 너무 멋있고, T-1000 이 너무 무서웠던 어린 시절의 간단한 이해를 넘어서, 이제는 시간을 넘나들면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라의 모습까지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멸망이 보인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새삼 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서론에 데이터를 덧붙이면, 이 작품은 IMDB TOP100에 ..

16세기 조선 경제의 붕괴, 부패가 낳은 비극.

처음에 한국사 정리를 계획했을 때, 약 두어달 정도의 기간을 잡아, 50개의 문서로, 읽기 쉽게 노트정리를 옮겨 놓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커지고, 재밌기도 했기에, 지금은 좀 더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하자면, 이제 절반 정도의 이야기라는 거지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지점이 슬프고, 비극적이라서 많은 생각들이 복잡하게 떠오릅니다. 이번 문서에서는 조선 전기의 경제 상황을 살펴볼텐데, 임진왜란을 맞이하게 되는 16세기 말, 이 당시 상황이 얼마나 처참했던가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고찰해 볼까 합니다.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쓰자면, (근세의 경제) 조선 전기의 조세 - 공납 - 역, 그리고 환곡까지 보는 문서입니다. 조세는 지난 문서에서 많이 살펴보았기 때문에, 복습 개념에 가..

훌라 걸스 (Hula Girls, 2006) 리뷰

재일 한국인 3세, 이상일 감독의 작품 훌라 걸스는 일본 개봉 당시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던 작품입니다. 입소문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며 꾸준히 롱런하면서 12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지요. 제30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는데,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한 작품이 아닌데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11년만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잘 만든" 영화라는 의미지요. 주연 아오이 유우의 풋풋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영화 훌라 걸스는 사회적 배경들이 더욱 잘 그려지고 있어서 보는 내내, 잔잔하게 흐르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기에 여인들이 모여서 춤추는 경쾌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접근한다면, 조금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저마다 사연이 들어가 있고, "살아보고 싶..

수조 방식 고찰 - 기득권이 잘 사는 이유는 토지때문?

개인적 여담으로 오늘 문서를 시작하자면, 예전에 스포츠매장 담당자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게 사장님 내외분은 참 열심히 일을 했고, 간신히 먹고 살 만큼의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하하, 저도 별반 다를게 없었고요. 그런데 건물주 아주머니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달라졌습니다. 첫 달에는 고맙게도(?) 가게에서 수십만원치 옷과 신발을 구입하더니, 몇 년도 채 안 되어서 자동차가 외제차로 바뀝니다. 이 건물에는 한의원도 있었고, 임대료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작년 서울 명동의 임대료는 세계 9위를 자랑했었지요. 도심지의 임대료는 장난 아닙니다 :) 저는 이런 뼈있는 농담(?)을 종종 들었습니다. 자기 건물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진짜 복받은거지 뭐. 자기 건물은 고사하고, 내 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Bedevilled, 2010) 리뷰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TV에서 자주 해주는 인상적인 제목의 영화가 있는데, 김복남 어쩌고... 웰메이드 잔혹 영화라는데 어떤 느낌이었어? 제게 돌아오는 불친절한(?) 답변은, "보고 싶으면 보든지!" 였습니다. 그 때, 살짝 감을 잡았습니다. 이 작품, 무엇인가 굉장한게 있을꺼야! 시작부터 빨려들어가는 내용은, 끝날 때까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거침없이 밀어붙입니다.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잔혹 영화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복수극 좋아하는 분들께, 감히 양손으로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전해주는 주요테마는 불친절한 인간들에 대한 핏빛 복수이지만, 전개 방식은 상당히 괴로운 측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김복남양은 영화 초반부터 중반까지 내내 가혹하리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