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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 (Speed Scandal, 2008) 리뷰

배우 박보영의 연기가 정말 훌륭했던 과속스캔들 입니다. 물론 극중 주인공은 차태현과 왕석현군도 있지만, 영화는 박보영의 감정에 대해서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해 나가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같은 꽤 무거운 주제도 감동적이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족은 어쩌다보니 아이를 일찍 갖게 되어서, 지금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되었지만,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이지, 그 자체로서는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관점으로 리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인기가 크게 없는 연예인 남현수는 그래도 라디오에서 한 자리를 맡으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수입이 되어주는 TV광고까지 찍게 되면서, 포스터대로 잘..

통일신라의 발전 - 왕의 시대, 귀족의 추락

백제-고구려를 차례로 없애버리자, 이제 당나라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당나라는 욕심을 드러내며, 안동 도호부, 웅진 도독부, 계림 도독부를 차례차례 설치 합니다. 즉 한반도의 주요 지방에다가 각각 군사행정기관을 두면서, 거의 협박에 가깝게, 신라를 속국의 길로 내모는 셈이지요. 당연히 신라가 이럴려고 나-당 연합을 한 것은 아닙니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이제 신라도 결사항전 태세로 바뀝니다. 그래? 당나라? 한 번 붙어보자! 속국을 거부하며, 어제의 연합은 오늘의 전쟁으로 바뀝니다. 나-당 전쟁의 시작 입니다. 신라는 육지에서 펼쳐진 매소성 전투 에서 승리했고, 해상에서 펼쳐진 기벌포 전투 까지 승리하면서,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깜짝 놀란 당나라는 안동 도호부가 멀리 요동 지역까지 퇴..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리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상당히 충격적인 영화, 머신건 프리처 입니다. 독일인 감독이 만든 영화는 흥행부터 충격적인데 3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흥행수입 1백만 달러 조금 넘게 벌었다고 합니다. 단위를 쉽게 이해하자면, 3천원 가지고 백원이랑 바꾼 셈이지요. 비록 흥행에는 참패했다지만, 저는 한 번 꼭 보라는 추천을 받아서, 이 영화를 최근 보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영화 안에 상당히 많은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를 따라서 살펴보자면, 초반에는 샘 칠더스가 방탕한 삶을 버리고, 세례를 받는 계기로 완전히 다른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총을 좋아하고, 술을 가까이 하며, 즐겁고 신나게 살다가, 과거와 단절하면서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샘..

삼국시대의 종언 -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7세기 백제 의자왕부터 출발해 봅니다. 삼천궁녀 설화로 알려져 있는 욕먹는 의자왕은 실제로는 그렇게 막돼먹은 군주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초기에는 사려깊고 총명한 인물에 가까웠지요. 신라의 배신으로 성왕이 전사한 것을 기억하며, 백제는 힘을 모으자마자, 바로 신라에게 칼끝을 겨누며, 무섭게 맹공을 펼칩니다. 의자왕 은 옛 가야지역의 최대거점 대야성을 빼앗는데, 당시 대야성에 있던 신라의 유력자 김춘추 일가의 사위와 딸이 사망합니다. 김춘추는 딸도 죽고, 사위도 죽고 참 불행했었지요. 백제가 매섭게 몰아붙이자, 신라는 급한 상황이 됩니다. 신라가 급할 때 찾아가게 되는 그 곳, 추억의 고구려가 있었지요. 몇 세기전 왜구를 몰아내며 우리를 도와준 고구려, 이번에도 도와주지 않겠니~? 신라의 사신으로 파견된 ..

내 깡패 같은 애인 (My Dear Desperado, 2010) 리뷰

마지막 1분까지도 사랑스러운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입니다. 전혀 닮은 데가 없는 두 사람이 펼치는 달콤씁쓸한 로맨틱코미디 인데, 이 정도로 할 말 확실히 하는 영화도 드물지요.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며, 취업준비생을 응원하며, 착한 사람들만 고생하고 있다며, 진짜 나쁜 놈들이 누구인가 묻고 있습니다. 깡패보다 더 나쁜 권력자들의 불편한 모습까지 모두 다 보여주는 오늘 이 영화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정말 깡패 같은 박중훈의 연기도 굉장했습니다. 꿈을 향해 달리는 정유미는 사랑스럽고요. 아, 그러고보니 영화의 동철과 세진은 공통점이 있네요. 최고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일단 동철은 건달 치고는, 최고가 아닙니다. 조직의 형님을 대신해 감옥에 갔다왔을 정도로, 의리와 충성은 끝내주지만, 정작 입..

2013년3월24일/예수와 세례 요한(요한복음3:22-)/홍종일목사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3년 3월 24일 주일 예배 예수와 세례요한 (요한복음3:22-) 이번 주는 고난주간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는 주님의 부활절입니다. 그런데요 우리는 주님의 부활절에는 기쁨으로 참여하지만 주님의 고난은 함께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기쁨에 참예하려면 그와 함께 고난에도 참예해야 함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요즘 대형교회 목사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마치 자기가 그리스도인 듯 합니다. 그들은 신도들이 그리스도에게 바치는 영광을 훔치고 엄청난 부를 향유하며 마치 자기가 중세의 종교 귀족이나 신흥재벌인 듯이 여깁니다. 오늘날 공공연하게 자기를 그리스도로 포장하는 사이비 교주들을 제외하고도 많은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라 실상은 그리스도의..

정관누리교회 2013.03.26

신라의 발전과 중흥 - 늦바람은 강하고 무서운 법

삼국시대에서 신라는 발전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었습니다. 초창기의 신라는 중앙 집권 국가라고 보기 힘들며, 지배층도 박,석,김 3성씨가 교대로 왕위를 계승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놀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다가 4세기에 들어와, 오랜 세월 집권하게 되는 내물왕 때 와서야, 본격적인 중앙집권국가의 틀을 마련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내물왕은 지배자의 칭호를 이사금에서 마립간(대족장이라는 뜻)으로 바꾸었고, 마침내 김씨가 왕위를 세습하도록 하는 등 어느 정도 국가로서의 자리를 잡아나갑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신라가 자발적으로 정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국가는 좋든 싫든, 외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되어있습니다. 신라는 4세기 말에 왜구의 침입으로 심하게 고생했고, 수도가 ..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The Hunger Games, 2012) 리뷰

미국에서만 무려 4억달러, 세계적으로 6억8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판타지 대작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이야기 입니다.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개봉초 미국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관람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제니퍼 로렌스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추천에, 늦게나마 헝거게임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3가지가 겹쳐보이더군요. 이미 평론가분들이 잘 지적한대로, 오디션프로그램, 배틀로얄, 그리고 스포츠세계. 대담한 상상력이 일품인 헝거게임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 합니다. 저야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로 보았고, 영화에서의 배경 설명을 조금 살펴보자면, 사람들은 구역을 나누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1구역, 2구역...12구역까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1구역이 잘 나가고..

백제의 전성기와 추락, 근초고왕과 성왕 이야기

역사를 생각해 볼 때는, 언제나 연결고리를 염두해 두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무슨 영향을 받았는가? 당시 분위기는 어떠했는가? 라는 배경을 좀 더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의 행동을 보다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백제를 살펴보기에 앞서, 살짝 부여에 대해서 언급하면 좋겠네요. 고구려는 부여에서 온 고주몽에 의해서 세워졌습니다. 옥저 역시 부여족의 갈래라 할 수 있겠지요. 자, 그렇다면 백제는? 백제는 고구려 계통의 세력이 밑으로 내려와서 세운 나라입니다. 즉 간이화살표를 만든다면 부여 → 고구려 → 백제 이렇게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지요. 백제는 훗날 남부여로 불리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부여의 피와 자부심이 흐른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부여는 5세기까지 존재했는데, ..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2) 리뷰

저는 이 영화를 중립적으로 바라볼 역량이 되지 못합니다. 예컨대,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리 가치 중립적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을 피하기 어렵고, "돈의 맛"이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니,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입니까. 다른 말로, 미국에서 만든 영화가, 반미 영화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저 역시 아무래도 다소 미국적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됨을 미리 언급해 놓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친미나, 친일은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오래도록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슬로건을 블로그에 걸어두었고, 동호회 장으로 활동할 때는, 2002년 6월 월드컵 만큼이나, 2002년 6월 효순, 미선양 사고를 선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미군이 사과는 했다지만, 당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조직이 개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