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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6] 악인의 꾀, 그리고 심판과 멸망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시편 1편을 정말 좋아한다. 물론 1편 1절도 좋지만. 후반부도 매우 즐겨서 읽어보곤 하는데, 대략 이렇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중략)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 [시편 1편 4~6절] 짧은 겨우 5줄 이지만, 그 폐부를 찔러대는 깊이가 나는 옛날부터 좋았다. 기독교의 핵심은 구별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조금 더 강하게 말한다면, 악인들에 대하여, 그래 - 너희끼리 놀아라 이 저질들아. 지금 깔깔거리지? 망하는 거? 심판 불에 타는거? 우리 다 보인단다. 구약 성서는 그래서 때때로 두려움 이라는 감정도 든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판단..

52. 시작이 반이다

시작한다는 것은 꽤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실 시작해 버리면 어쩔 수 없을 때도 있다. 피아노만 해도 그렇다. 기왕 시작했으니, 도레미파솔 치다가, 어느새 바이엘 2권 중반을 넘었다. 어렵게만 느껴지다가, 어느새 즐거운 구간을 찾게 된다. 늦깎이 학생이, 중등 과학을 백지에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뜻모를 웃음이 난다. 그런데? 원래 삶은 조금 우스운 게 낫다. 편안한 길로 살면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경고 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안주" 이기 때문이다. (술안주 그거 말고 -_-;) 아무튼, 요즘에 SF 소설에 빠져 있는 김에, 또 심심한 김에, 느린 속도로 통합과학을 시작한다. 분명히 일단 시작했으니, 절반은 왔다! (벌써?) 친구들, 엄~..

모닝페이지 2025.09.22

못 배운 과학자와 그를 존경하는 나

아마 이 프로필을 처음 읽는 분이 계실 것 같으니, 굳이 말씀드리자면, 저는 중학교 중퇴생 입니다. 네? 한 마디로, 못 배운 사람 입니다. 운 좋게도, 금정 야학에서, 부산대학교 선생님들 (특히 사범대학) 의 도움 덕분으로, 검정고시 과정을 늦은 나이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못 배운 사람이었으므로, 대학은 포기한 채, 그저 가방에 책을 넣어 다니며, 제 1 취미를 독서로 삼았습니다. 산다는 것은 너무 알 수 없는 일이다보니, 나이를 제법 먹어서, 정규 대학 과정을 전액 장학생으로 다니게 되었고, 말도 안 되게 높은 꿈이었던, 부산대학교 대학원 입학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2025년은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됩니다. 05.15. 에 사랑하는 제자의 연락을 받았고, 이번 09 월에 ..

프로필 2025.09.21

051. 다시, 선생님의 길. (최종)

10년 혹은 15년 만인가. 여하튼. 다시 이 길 앞에 서게 될 줄은... 정직히, 나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다만 이제껏 해 온 일이란, 좋은 강의를 잘 듣고,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이 전부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이 전부였다. . 어른들의 세계는 이상하다. 아이들에게 늘 비슷한 이야기를, 귀가 따가울만큼, 하고 또 한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공부해라. (최근의) 어느 날, 내가 그토록 아끼는 친구가 밤 늦게 연락이 왔다. 거의 자정 무렵이었다. 이 과목이 너무 힘들어요. (잠시, 언급하자면 - 과학이었다!) 나는 그 S.O.S. 신호를 듣고서, 아주 깊이 생각을 하곤 했다. . 변함없이, 미래를 여는 열쇠는 상상력이고 믿는다. 그리고, 그 힌트는 수학과..

모닝페이지 2025.09.21

49. 위선과 정직의 가까움

위선과 정직은 가까운 거리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남의 어려움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연락을 한다면, 그것이 정직일 리 없다. 나는 정직한 사람이 제일, 훌륭한 길을 걷고 있다고 믿는다. . 그리고 나 역시 위선의 삶으로 물들까봐, 깊은 고민을 던져본다. 그래. 다시 책을 펴자. 다시 공부하자. . 사실은 위선과 정직은 전혀 친구가 아니다. 위선자의 밤은 고통이고, 정직의 밤은 오직 행복 뿐이다. - 2025. 09. 19. 허지수 - 정관행 106번 버스 안에서

모닝페이지 2025.09.19

[2025.09.18.]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오늘은 디스토피아를 만났다. 인간이 불량품인 세계. 타인이 지옥인 세계. 헌신은 무가치로 돌아왔다. 싸늘한 비웃음은 나를 쳤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버텨낼 만큼 꽤 튼튼했다. 나는 방패를 들었다. . 오늘은 유토피아를 또한 만났다. 아무 조건도 없이 도와주신다고 한다. 타인이 기적인 세계. 다른 사람을 위해서 깊이 고민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멋져서, 그 선한 모습에, 나는 눈물이 흐른다. 그렇게 잿빛의 디스토피아가 마침내, 돌이키는 길에 선다. 사라진 유토피아의 길이 다시 보인다. 미래는 결국 공동체의 사회가 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연대할 것이다. . 사람은 변한다. 그 오래 전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

프로필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