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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5편] 플랫 - 반음

나는 아는 게 없다. 백지 였다. 어쨌든 오늘부터는 제목이, 돌아온 피아노가 아니다. 그냥 피아노다. 겨우 3~4달 레슨 받는다고... 피아노를 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나는 그래서 작전을 바꿨다. 2배, 3배만 노력해보자. 즉 - 일단 매일 피아노 30분에서 시작하는 것. 두 달 쯤 지나니... 양손을 드디어 누르고 넉 달 쯤 되어가니... 반음을 드디어 익힌다 말할 것도 없이 지혜로운 원장님 혜안 덕분이다. 할 수 있는데까지 엄격하게 밀고 가시는데, 마치, 아주 아주 잘 쓰인 소설책 같은 기분이다. 따라가기만 했는데, 어느 구간을 넘는 기쁨. 희열 이라는 단어도 좋지만, 더 솔직히는 힐링이 된다. 그토록 맑은 그랜드피아노를 아침부터 명랑하게 치고 있노라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을 뿐더러, 잡념 ..

46. 그리움 - 반짝반짝 빛나던 그 선생님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저 눈물이 먼저 흐른다. 전화를 걸었다. 먼 곳에 있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아! 여기 그 선생님이 계신 학교가 맞아요!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맞은 편 목소리가 그토록 반갑고 설렜다. 나의 마음은 그렇게 전해졌다. 어린 시절, 반짝반짝 빛나던 그 선생님께, 나는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갚을 길이 없기만 하다. 용기를 내서, 먼 곳까지 찾아갈까 깊이 고민하다가도, 열 번, 백 번을 생각해봐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을 고이 접는다. 그럼에도 보고 싶은 마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연필로 쓰여있다면... 사랑을 쓱싹쓱싹 지울 수 있었겠지만, 깊은 사랑은, 흔적으로 남아 있어서 아무리 지워보려고 해도... 그리움은 깊어 간다. 우리는 동갑내기 ..

모닝페이지 2025.09.16

44. 응원가

우연히 학생 1015 를 만났다.남친도 있길래 모른체 지나가려는데...먼저 해맑게 미소지으며 인사를 건넨다.남친까지도 인사를 내게 건넨다.어쩜 이리도 예쁘고 다정하고 착할까...그 투명한 맑음에 마음이 깨끗해진다.응원할께 L.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니야구중! 11-11.딱! 그리고 이기따 아이가!야구는 팀스포츠라서 좋다.하필 야구소녀(?) 0127 도 보고 있었고,수제자 윤양도 보고 있었던 것이다.다들 리모컨 안 던져서 고마워 ㅋㅋㅋ멋진 하루었다.사실은 매일 멋진 하루겠지?오늘도 일단 웃고 본다.그렇게 집을 나선다!앗! 또 PNU 앞이네.29번 기사님 감사합니다.29번 레이예스도 파이팅!10월 16일 부산 만세.김민성 16번. 완전 멋진 끝내기 였고,장두성 달려 달려. 롯데야 달려!- 2025. 09. 1..

모닝페이지 2025.09.14

43. 정거장

오늘은 버스 정거장 이름이 바뀌었다가끔 있는 일이다어떤 정거장 이름은 수십년째 그대로다서동고개 정거장도 그러할 듯 하다예전에 89번 버스가 다녔다고 한다영도 인근까지 한 번에 갔다고 한다하지만 89번 버스는 내 추억 속에만 있다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까...그래도 노력이라도 해봐야지!곧 부산대학교 앞이다.버스를 내리고, 또 움직여본다.- 2025. 09. 13. 늘 감사한 29번 버스 안에서 허지수

모닝페이지 2025.09.13

[일기05] 가끔은 넘어질꺼야!

지하철 안이 너무나 졸립다.잠들꺼 같아서 일부러 일어난다.눈에 보이는 사람을 관찰한다.오른쪽에 일곱 명이 앉아있다.그럼 반대편도 대칭이니 일곱 명...14명 중 - 독서인원은 0명 이었다그 옆 칸으로 가보니 역시 0명 이었다.28명 중 0명.지하철 1마디 - 총 42명의 일반좌석 중,앉아서 책 읽는 사람은 정말 0명 이었다.희망이란,아이들은 그럼에도삼삼오오 모여 웃는다.과감하게 맨 뒤 땅바닥에 앉아버리기도 한다.그래. 너희가 대한민국의 미래다.말만 하고,돈만 떠드는,이상한 외계인이 아닌.청소년, 너희야 말로 21세기의 "멋진 인간"이구나.너희들에게 늘 배운다.얘들아! 가끔은 넘어져도 얼마든지 괜찮아!- 2025. 09. 12. 지하철을 바라보며. 허지수.- 스마트폰에 세뇌된 세상을 바라보며.

42. 고민하는 느린 시간

책은 참 잘 고르지만좋은 책은 빨리 안 읽는 편이다.때로는 천천히 손가락까지 짚어가며그 말이 담겨진 의미를 차분히 생각해보기도 한다.그 과정 자체가 너무 좋다.약간은 피아노와 닮은 것 같다.악보를 섬세하게 보고, 구간을 정확하게 누른다.어떤 때는 좀 더 소리를 크게, 어떤 때는 다소 여리게.이만하면, 나는 요즘 제법 책과 피아노 중독이다 ㅎㅎ시간이 흘러,좋은 책이 있으면 이야기 한 마디 건네고 싶고...좋은 음악이 있으면 연주봉사 해보는게 늦은 꿈이다...인스타그램을 심심해서 좀 했더니하루에 1,500명씩 오더니,시작 8일만에 1만2천 방문자를 넘겼다...나도 내가 당황스럽다 ㅜㅜ그래도 아이들 덕분에 비교적 쉽게 인스타 배워간다.오늘도 고마워. 사랑해.또 이 글 볼꺼니 0127 아가씨. 힘내길 응원한다...

모닝페이지 2025.09.12

41. 정돈

나는 정돈을 정말 못한다.무엇인가를 빠뜨릴 때도 제법 많다.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완벽한 사람은 없다는게 다행이다.오늘의 시작은 멋진 커피와피아노 연습. 어느새 작은 습관인지도 모르겠다.물론 공부는 해야 되니, 신형 태블릿도 챙겨간다.날씨가 좋다.여행가기 좋을 가을 날에,피아노와 책으로의 여행이라니!그것도 사실 많이,그것도 아주 많이 기쁜 날이다.- 2025. 09. 11. 허지수 (목요일 오전에)

모닝페이지 2025.09.11

[돌아온 피아노 4편] 단, 한 곡의 기쁨.

엄격한 원장님이 레슨을 마치며, 미소를 건네셨다. "오~ 연습 많이 하셨네요!" 그렇게 단 한 곡을 알게 되었다. 언제든지 친구처럼 연주할 수 있는, 단, 한 곡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아... 그 기쁨이 끝나기도 전에! 박 원장님은 또 다시 아름다운 곡을 알려주신다. 나는 솔직히 바이엘 02 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그런 일에 신경 쓰실 분이 아니다. 나는 행복이 물감색처럼 번져간다.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보이는 것처럼, 다채로운 음악소리가 오고 간다. 선생님. 다만 오늘도 고맙습니다. - 2025. 09. 10. 허지수 (지하철에서)

40. 어려운 단어 - 배려

남을 생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나는 챙겨준다고 생각했어도상대방 입장에서는 피곤함이 될 수 있다.그래서 아이들의 깨끗함이 너무 영혼을 맑게 한다.아이들은 시인이다.아이들의 작은 미소는 보람이다.이번에도 솔직히 쓴다면,교사는 다신 하고 싶진 않지만...그럼에도 좋은 아이들과는 웃으며 지내고 싶다.인생은 어쩌면, 이것이 전부인 것만 같다.아이들을 사랑하고,나의 시간을 귀중히 여기고,단지 그 속에서 추억을 쌓아가는 것이...전부인 것만 같다.- 2025. 09. 10. 허지수.- 부산 베를린 음악학원에서.

모닝페이지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