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 997

리더십의 종말 리뷰

오늘날 처럼, 개인의 힘이 커진 시대가 있을까요. "분노한 트윗 하나가 브랜드를 무너뜨릴 수 있다" 라는 재치 있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21세기는 개인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전파되고 때로는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에 뭐하나 잘못 올렸다가 고생했던 사람들을 꽤 알고 있잖아요. 반대로 익명의 누리꾼들이 모이면, 수사조직을 능가하는 탐색력을 보여주면서, 숨겨져 있던 진실도 드러나곤 합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리더십은 환상일 수 있으니, 비판적으로 냉정하게 좀 바라보자. 그리고 떠오르는 주연들인 팔로어들에 집중해 보자 입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50년대, 60년대 연방정부가 옳은 일을 한다는 여론은 거의 70%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은 우호적이었고, "아메리카 드..

리뷰[Review]/책 2013.04.01

초한지 : 영웅의 부활 (The Last Supper, 2011) 리뷰

오늘은 좀 더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쓰는 편이 좋겠습니다. 흑흑, 포스터에 속았습니다. 200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액션 블록버스터 라는 말은 반쯤은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절대로 자웅을 겨루며 피튀기게 싸우는 "액션"영화가 아닙니다. 영화 초한지 영웅의 부활은 상당히 이색적인 전쟁 영화입니다. 각 개인의 선택과 의문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는 듯 보였습니다. 역사는 승자의 논리대로 기록된다는 일반적 인식을 재확인 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빠르고 감각적인 내용을 너무 기대하다간, 실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하. 다시 말하지만, 박력 넘치고 스피디한 전개가 아닙니다. 굉장히 무겁고 차분한 느낌을 영화 내내 이어갑니다. 이걸 버티지 못하면, 중간에 지루하다고 뛰쳐나갈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세 남자 (유방..

고대의 경제 생활 - 귀족과 농민의 대비되는 삶

마치 귀족을 안티하는 데 앞장서는 사람이 되는 기분이 살짝 듭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ㅠㅠ 삼국시대부터 살펴보면, 고대의 귀족들은 녹읍(또는 식읍)이 있어서 수조권(세금 걷는 권리)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노비들이 있어서 각종 생활 서비스도 다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부자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재테크(?) 하면서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농민들을 노비로 만들거나, 땅을 빼앗기도 합니다. 아후, 어찌 귀족을 좋아할 수 있겠어요. (이걸 조금 가혹하게 패러디로 비유하자면,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면서, 남이 일하는 것의 일정금액을 매달 가져가고, 돈이 많으니 나 대신 가사도우미를 불러서 귀찮은 일에서 해방되고, 남는 돈으로는 공격적 헤지펀드나, 혹은 사채업을 하면서 높은 수익..

토지제도의 개념이해, 머리가 아파도 들여다보기.

솔직히 토지제도에 대한 이해는 쉽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추억을 소개하자면, 제가 십몇년전 그렇게나 좋아하던 신선생님이 유독 토지제도 이야기 할 때만 미워보였습니다. 하하. 그 선생님은 엄청나게 열정을 불사르면서 조세, 역, 공납, 그리고 녹읍 관료전 등등을 이야기 했지만, 제가 눈치를 살피면서 둘러봤을 때, 명확히 이해한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가 꽤 끔찍하게 보이던 순간 중 하나였네요. 재밌게 써볼 자신은 없지만, 우선 기본적인 개념을 한 번 생각해보는 측면에서, 조금 느리더라도 기초부터 천천히 들여다본다면 좋겠습니다. (역사는 정치외에도, 경제, 사회, 문화 파트도 같이 폭넓게 봐야하는 학문이니까요. 토지제도는 여전히 학자들이 연구중이고, 정확하게 확정내리기는 곤란하지만, 기본..

영화 고백 (告白, 2010) 리뷰

제가 기억하고 있는 여배우 마츠 다카코는 밝고 명랑했습니다. 일본 드라마 히어로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재치 있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그게 벌써 한참 전이니, 확실히 사람의 느낌은 변하는가 봅니다. 영화 고백처럼, 상당히 냉정하며, 무서운 역할을 잘 할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아 정말 싱크로율이 엄청났습니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마츠 다카코의 표정 연기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영화 고백에 대해서 제가 언급하자면, 이 작품은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철저한 복수극의 완결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질문을 던진다는 측면에서도 괜찮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청소년 보호법이라는 방패로 인해서, 10대들의 범죄를 가볍게 면죄해 주는것이 올바른 행위인가?" 라고 ..

코요테 어글리 (Coyote Ugly, 2000) 리뷰

참 유치해보이면서도, 들을 때 마다 어쩐지 가슴 뭉클한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꿈을 위해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까?" 저마다 다른 답변을 내놓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마다 다른 변명을 내놓습니다. "그럼요, 나는 오늘을 꿈을 위해서 하얗게 불태우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 먹고 사느라 바쁜 사람, 잠시 꿈을 미룬 사람, 꿈을 포기해버린 사람, 또 다른 꿈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 참 많은 사람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오늘 주인공 바이올렛은 그 출발이 대담하고, 시원하며, 경쾌합니다. 이제 이 곳 뉴저지를 떠나서, 뉴욕시티(!)에 가서 음악하는 사람이 될래!!!! 아버지는 딸의 패기를 말려보고 싶지만, 워낙 확고한 바..

발해의 문화와 제도, 계층 고착화에 대하여.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라는 점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각 나라마다 문화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비슷한 옷을 입고 있으면 구별하기가 살짝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장면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 사람이라면 수저와 젓가락을 나란히 놓고서 밥을 먹을테고, 일본 사람이라면 젓가락만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열을 논할 필요는 굳이 없고, 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다는 의미 입니다. 노래만 해도, 중국풍, 일본풍, 우리나라 전통민요는 그 곡조와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발해의 특징은 온돌문화 를 들 수 있습니다. 당나라의 역사서 구당서와 신당서에도 발해의 풍속이 고구려와 ..

발해의 발전과 갑작스러운 멸망 - 대체 왜 그랬을까요?

그래도 제가 어린 시절만 해도, 발해를 꿈꾸며 같은 곡들이 큰 유행을 타고 했었습니다. 지금 아이들이라면, 뭐야 그 곡은? 이렇겠지요. 한편, 1940년에 발표된 신라의 달밤 같은 노래도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라면 현인 같은 가수를 잘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오늘은 고대 정치의 마지막 파트로, 발해를 살펴볼텐데요. 다행히도(?) 혹은 불행히도(!) 발해는 역사적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분량이 다소 적어 공부하기에는 약간 편할테지만, 시험에 한번씩 꼭 나오기도 하므로, 잘 체크해둔다면 좋겠습니다. 우선 발해 건국은 대조영이 동모산에서 698년에 건국 합니다. 자, 이제 훗날 926년에 거란에게 멸망한다로 오늘은 끝? 하하, 아닙니다. 국사를 암기만 한다면 그건 슬픈 일입니다 ㅜ.ㅜ.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리뷰

저는 이따금씩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합니다. 한참 젊은(?) 나이인 30대에 벌써 부터 무슨 죽음 타령인가 싶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저는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표현되었듯이, 결국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둘째로, 결국 죽을 것이라면, 쓸데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그 쓸데없는 집착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예컨대 블로그에 광고를 다는 문제를 언급해 보자면, 저는 본문 하단에 구글 광고를 살짝 넣었을 뿐인데, 수년이 흐르자 도메인 비용정도는 매년 벌 수 있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좋아하는 도메인을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서 즐거웠지요. 그런데..

리뷰[Review]/책 2013.03.29

노라 없는 5일 (Five Days Without Nora, 2008) 리뷰

별로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노라 없는 5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화 노라 없는 5일은, 죽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전 정보가 없었던 저는 처음에 노라가 집을 나가서 5일 동안 사라졌고, 마침내 사랑을 깨닫게 되는구나 식의 스토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뭐, 단순한 제가 늘 그렇지요. 하하. 영화 첫 부분은 상당히 정성스러운 장면들과 함께 문을 엽니다. 누군가가 정갈하게 테이블을 차리고, 그릇을 놓고, 수저를 놓고, 노라의 전남편 "호세의 집"에는 고기를 배달시키고... 만찬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주인공 호세는 20년 전에 이혼한 노라의 집을 찾아갑니다. 노라의 집이 참 가까이에 있거든요. (최소 10인분은 넘을듯한) 배달 온 고기가 워낙에 많아서, 자신의 집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