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63

63. 기대어 살아간다

나는 못하는 것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취미생활이야, 다재다능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 생활능력으로 생각해본다면, 생활무능력자에 가깝다. 0점 신랑감이다. 심지어 그 흔하다는 자동차도 없으니까 말이다. . 그럼에도 나는 변함없이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악보를 넣고, 산책을 나선다. 거리를 걷는다. 이렇게 비오는 가을날은 조금은 우울해진다. 클라라 주미 강 선생님의 브람스를 틀어놓는다. 외출 준비를 한다. 갈 곳은 늘 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귀하고 큰 축복인가. 반겨주는 곳은 늘 있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사실은 잘 살아온 것인가. . 두 번이나 아껴주시던 교수님이 생각난다. 엇, 대학원 준비하신다면서요? 먼저 말을 건네서, 너무 당황했던 추억이 난다. 추석 끝나고, 잠시 수업 후에, ..

모닝페이지 10:15:07

62. 골대를 맞춘다는 것

아버지와 나란히 새벽부터 축구를 본다.못 말린다 진짜. FCB vs PSG슛!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다,인생은 때론 열심히 해도 비가 내린다.그래서 그저 매순간 즐거워 하는게...나는 참 좋더라.오늘도 PNU 토스트 이모님들 덕에 너무 웃었고,피아노는 갑자기 잘 쳐지길래 실컷 뿌듯해 하다가,이 자만심 하면서 또 한없이 반성도 한다 ㅎㅎ아! 이 변덕쟁이 마음아.그래도 무모하게 뛰어들어줘서 고마워.비겁하게 살지 않아줘서 정말 고마워.오늘은 어쩐지 나에게 다정해진다.고마운 하루.- 2025. 10. 02. 허지수 / 시북

모닝페이지 2025.10.02

59. 시험, 공부, 눈물.

시험기간. 공부의 길은 노력만큼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그 대신에, 불안이는 두근두근 우리를 괴롭힌다. 또르르. 아이들의 눈물이 보인다. 나는 심지어 어린 시절, 특수목적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금의 과학고? 그 때에도, 전교 2등. 심지어 전교 1등의 눈물을 안다. 누가 또 감히 인생의 가능성을 점수로 논할 수 있는가? 지금도 의문투성이다. 나는 늘 61점 혹은 72점에 만족해왔다. 꼭 시비를 걸었다. 왜 99점? 106점? 노력 안 하니! 그 높은 곳에 뭐가 있는지 가끔은 잘 모르겠다. 128번역이 다가온다. PNU 부산대 역이다. 2의 7제곱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나도, 조금은 이상하긴 하다 :) 몇 몇, 아이들은 분명히 속이 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통과의례. 모든 것에 100점 받지 않아도, ..

모닝페이지 2025.09.29

58. 감사한 일 3가지만 적어보기

통과에 성공했다. 프로필 사진을 바꿔서 기분이 좋아졌다. L 에게 자랑을 했다 ㅋㅋ 자랑한 김에 과학책도 잔뜩 빌려왔다. 이번에는 K 에게 자랑을 했다. 나는 못말린다. K는 미소로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J 에게도 자랑을 보낸다. 꽤 많이 웃어주는 리액션이 역시 근사하다. 이제 강의를 듣는다. 솔직히 반은 졸면서 듣고 있다. 반구 ㅍ.... 어? 아무튼, 큰일났다. 학점이 물건너 가는 소리가 들린다 ㅋㅋㅋ 아무튼 감사한 일 3개는 다음과 같다. 인스타에 최신 사진을 올렸다. 피아노 실력이 는거 같다고 칭찬을 들었다. 친구들 중에 몇 명을 좀 웃겼다. 좋은 책을 잔뜩 빌려왔다. 됐다. 이제 자야지. 너~무 졸린 하루 하루가 계속 된다 ㅠㅠ.... - 2025. 09. 28. 허지수.

모닝페이지 2025.09.28

57. 심심해서 INTJ

MBTI는 기본적으로 심심풀이다.해보면 늘상 INTJ 전략가 형이다.그나마 내향 90% 에서 80% 까지는 왔구나.기쁜 작은 일이 있었다.교수님께서 미래직업에 대해 길을 만드신다.애써!많은 힘든 일도 교수님의 백만불 미소가 있어 좋았다.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그래, 수고 많았어. 그냥 자버리자.괴로운 며칠만 더 견디고. 늘 어깨를 펴자.솔직히 INTJ 면 어떻고 ESFP면 어떠리.좋은 사람이니? 라는 짧은 질문에정직하게 YES만 해도 충분할꺼 같다.- 2025. 09. 26 수업을 미치고- 녹초가 되어버린 ㅋㅋ 허지수

모닝페이지 2025.09.27

56. 예쁘고 빛나는 아이들에게

부산대학교 쪽에 볼일이 있어서 정문을 지나는 길이었다. 길에서 내려오는데, 익숙한 학교 옷이 보이고, 축구 유니폼들이 보였다. 축구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전공이 해외축구 아니겠는가! (반은 자랑?) 어쩐지 다정한 아이들을 만났으면 좋겠구나 바라고 있었는데... ... 정말로 만나버린 것이었다. 정말 예쁜 그 친구들을 만나버린 것이었다. 큰일 났다. 가방에는 줄 게 없는데, 뭐라도 꺼내서, 챙겨주긴 했지만... 지갑이 가난한 걸 어떡해 ㅠㅠ... . 오늘은 사실 개인적으로는 울적한 날이었다. 하나의 도전이 실패했고, 현실은 역시 만만치가 않아! 그러던 날이었다. 그래서, 아마 훨씬 기뻤던 것 같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들은 마치 한 폭의 마법 그림 같았다. 굳이 토드 로즈 하버드 ..

모닝페이지 2025.09.26

55. 인스타그램 대성공

재미 삼아 시작했다. 아이들과 연결만 되어 있으면, 대성공이라 믿었다. 끝내 연결되었다. 행복했다. 심심했다. 그래서 게시물을 몇 개 올렸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점점 익숙해졌다. 어느덧 하루에 1,000명씩 오게 되었다. 공식 파란 마크가 괜히 탐이 나서 (?) 재미 삼아, 또 신청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은 일어났다. 인스타에서 승인을 해주시는게 아닌가!?!? !?!?!? 왓 !?!?!? 그렇게 해서, 어제부터 인스타그램 파란 마크 계정이 되었다. 여전히 하루 방문자가, 놀랄 만큼 많다. 하루에 하나 정도는 올리고 싶은데, 솔직히 이제 슬슬 올릴 게 떨어져간다. 그러다보니 나도 내 생각이라도 올릴 수 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파카 펜을 꺼낸다. 무엇을 써야 할지 잠시 생..

모닝페이지 2025.09.25

54. 잃어도 좋은 것들

며칠 뒤면, 운전면허 시험을 앞두고 있다. 연습은 빼먹지 않고 철저히 나가고 있다. 떨어진다면 운명이다. 운전이라... 잃어도 좋은 것 중 하나다. 한편, 피아노는 꼭 갖고 싶은 영역이다. 연습을 빼먹지 않도록 훈련하고 있고, 실력은 거의 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꼬박꼬박 현재 바이엘 02 의 중순 고개를 넘겼다. 이런 말은 조심스럽지만, 석사 학위의 길 - 역시 주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나에게 과분한 길인데다가, 학비도 생각해야 하니깐. 지금까지도 충분히 뒤늦게 열심히 걸어왔고, 제법 뿌듯했다. 그 대신 과학공부만큼은 꼭 내가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것이다. 어머니께서 엄하게 꾸짖으실 것이다. 남자가 했던 말은 지켜야지! 내 컴퓨터 앞에는 나란히 아버지의 사진과 어머니의 사진이 놓여 있..

모닝페이지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