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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사생활 리뷰

도서관에서 방황(?)하다가 뜻밖에 좋은 책을 만나면 고맙고 즐겁고 행복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 마음의 사생활을 접하게 되자, 망설임 없이 금세 다 읽어내려가고, 공감하고, 도움을 받습니다. 시작부터 거침없이 공감한 대목들을 힘껏 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완벽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대목은 제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완벽주의자가 되겠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미워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완벽해지겠다는 것은 삶을 즐기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p.162)" 그러므로 선택은 명료해집니다. 완전한 삶이 아닌, 평범해도 편하게 노력하는 삶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소소한 블로그 생활에 거대한 용기가 됩니다. (이제는 10년차에 달하기 때문..

리뷰[Review]/책 2017.05.03

재심 (New Trial, 2016) 리뷰

영화 재심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제일 안타깝고 놀라운 것은, 이 사건(일명 약촌 오거리 사건)이 아직 얼마 되지 않은 2000년에 일어난 실화 사건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사회적 약자가 누명을 쓰고, 범인으로 내몰려서, 가장 황금 같은 청춘의 세월, 그것도 십여년을 감옥에서 보냈다는 것에... 탄식이 나옵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이 정도로 비겁하고, 망가져 있구나를 체감하게 됩니다. 영화 속 경비 아저씨의 일갈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요즘은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라며? 사실 따지고보면 지옥이 더 나아, 거기는 공평하게 나쁜 놈들은 죄를 받으니까, 그런데 여기 헬조선에서는 나쁜 놈들이 도리어 버젓이 큰 소리를 치고 있거든." 영화 이야기로 출발해 봅니다 - 돈도 없고, 빽도 ..

엠마오로 가는 길(누가복음24:13-35)/홍종일목사

엠마오로 가는 길 (누가복음24:13-35) 지난주는 부활절이었습니다. 달걀을 삶아서 포장하고 그리고 나누는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저희들이 전도지를 나누어 줄때는 보이지 않던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 내년에는 더 많은 달걀을 삶아서 나누자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하지요. 매년 조금씩 더 발전하는 부활절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어떤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인의 65%가 부활을 믿지 않는답니다. 글쎄요, 그 정도로 부활이 인기가 없습니까? 하기야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믿기 어렵습니다. ‘예수믿는다고 해서 굳이 부활까지 믿어야되나?’ 그런데 안타깝게도 부활은 기독교를 기독교로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려고 하는 인간..

정관누리교회 2017.04.28

히든 페이스 (The Hidden Face, 2011) 리뷰

청불 수작 스릴러 영화 히든 페이스를 더욱 잘 감상하시려면, 몇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첫째, 예고편을 보지 않을 것, 둘째, 스토리라인을 굳이 먼저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에 관련된 심리스릴러로 생각하고 시청을 하면 그 색다른 전개방식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은 없으며, 목욕 등의 노출씬이 살짝 야한 느낌이 있습니다. 여배우 두 사람이 나오는데, 예쁘고 개성 있습니다. 파비아나 역할을 맡은 마르티나 가르시아양은 별명이 콜롬비아의 소피 마르소 라나...? 벨렌 역할을 맡은 여배우도 개성 있고, 연기를 잘 해내서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약 1시간 30분동안의 애정다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남자 지휘자 아드리안의 연인, 벨렌이 갑자기 떠나가면서 시작되고..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3) 리뷰

해양 영화로는 정말 수작인 마스터 앤드 커맨더를 뒤늦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케이블TV가 있는 좋은 세상인 것 같습니다. 대신 동네 DVD대여점은 모두 문을 닫고 말았지만요. 잡담은 이쯤해두고, 이 영화는 상당히 세밀한 느낌을 받습니다. 19세기 초반, 나폴레옹 전쟁 시대, 프랑스 거대 함선 아케론 호와, 영국의 서프라이즈 호가 바다를 무대로 맞서는 모습을 정중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서프라이즈의 함장 잭인데, 이 밖에 조연들에게도 초점을 충분히 맞추고 있어서 한 편의 바다 위 인간 극장의 느낌 역시 받았습니다. 잭은 인간미 넘치는 함장으로 선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으나, 때로는 괴로운 결정도 해야 하는 등 힘든 리더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호는 아케론 호를 쫓아서 브라..

곧 닭이 울더라(개정판,마태26:69-)/홍종일목사

곧 닭이 울더라(개정판) (마태26:69-)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의 아침에 새로운 소망을 보고 기뻐합니다. 고난주간도 지났고 이제는 정말 주님의 부활을 기뻐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고난주간이니 부활절이니 하고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데 사실은 정말 맥빠지게도 기독교인의 65%가 부활을 믿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답니다. 이거 정말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산다는걸 믿는건 정말 어렵습니다. 물론 우리 주님은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으로 계실 때 십자가를 지셨고 그리고 돌아 가셨다가 삼일 만에 다시 사신 때는 분명 사람으로 계실 때 였습니다. 성육신하신 주님은 분명 인간이셨고 또 죽으셨고 다시 사셨습니다. 그..

정관누리교회 2017.04.24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리뷰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영화 문라이트 입니다. 주말에 또 갓수수(oksusu)님께서 풀어주셔서 놓치지 않았습니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가정 환경의 중요성 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극의 주인공 샤이론처럼, 삶이 슬픔 뿐이고, 눈물로 뒤덮여 있다면, 누군가가 다가와 안아주고 구원해 주었을 때, 그에게 끌림을 느낀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폭력에 배신까지, 관람하기에 즐거웠던 작품은 아닌데도, 여운이 남는 것은 그럼에도 사람은 누군가를 향해서 살아간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샤이론 곁에 아무도 없었다면,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를테지요. 영화는 3부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샤이론(별명 리틀..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Rolling Home with a Bull, 2010) 리뷰

이번에 소개할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임순례 감독님의 말을 빌리자면,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천천히 라는 주문을 걸어줄 즐거운 영화입니다. 우리는 정작 스스로의 마음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영화에서는 소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감정을 하나씩 꺼내고, 알아가는 과정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내용에는 약간의 불교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그래서 조금은 어렵기도 하고, 생각을 요구하게 됩니다. 저는 분석적인 접근을 잘 할 줄도 모르고, 그런 파고듬의 블로그도 아니기 때문에, 소소하게 느낀 바를 담담히 써내려가고자 합니다. 영화 포스터대로, 이 소가 지랄(?)맞은 주인과 함께 여행하고 있음에도, 사랑받고 있어서 바닷가 경치를 감상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소가 여행 도중에 아파하자,..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리뷰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또 그것을 풍요롭게 누려가는 것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선택과 포기가 따릅니다. 무엇이든 흥미롭고, 다재다능을 갖춘다는 것은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 인사이드 르윈이 보여주는 한 (통기타) 포크 음악가의 여정은 꿈과 희망으로 그려져야 마땅할테지요. 기타 하나,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그의 삶이 담겨 있는 노래들, 과연 행복이었을까요. 이 영화는 현실을 충분히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해서 말해줍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음악이 있지 않느냐고. 뉴욕의 뮤지션 르윈은 가난해도 정말 가난합니다. 잠잘 곳이 없다보니, 이곳 저곳 사람들에게 빌붙어 지내는 충격적인 모습이 초반부터 등장합니다. 그러..

러시 : 더 라이벌 (Rush, 2013) 리뷰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 케이블과 oksusu 등을 기웃거려 봅니다. 해외 IMDB 평점 8.1에 달하는 수작 러시 더 라이벌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작부터 뉘르부르크링 6글자가 보입니다. 갑자기 가슴이 설레입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코스입니다. 20대 시절에 레이싱 휠까지 장만해, 그란투리스모 게임을 일 마치면 매일 열심히 했었고, 20km에 달하는 뉘르부르크링을 달리고, 또 달리고, 녹화까지 했었습니다. 300 마력이 넘는 차로 빠른 속도로 멋지게 질주하면, 비록 가상세계였지만, 차와 내가 하나가 된 기분으로, 가슴 가득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F1 이라니요, 450 마력이 넘는다니요. 7분대로 이 코스를 달린다니... 환상적입니다. 자동차들의 엔진소리가 마치 포효처럼 들립니다. 1976년 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