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039

74. 적게 가져도 좋은 것들

적게 가져도 좋은 것들은 의외로 많은 지도 모른다. 다르게 표현해보면, 많이 가질 수록, 뜻밖에 고민을 만드는 것들이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 하나가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이 많다고 해서, 그가 점점 총명해지는 것이 아니고, 또는 그 안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서, 그것을 흡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오는 날 피아노 연습을 갈 계획인데, 이 또한 아마추어 피아노 연습자인, 나는 10시간씩 하는 것보다는, 하루 30분-1시간이면 된다. 충분히 적은 시간인데도, 단련될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놀랍다. 그런 조금 독특한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스무살 때, 아주 성공적인 길로 계속 가지 않았음이, 어쩌면 다행스럽다. 비도 오고, 많은 사람이 그리운, 아침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얼..

모닝페이지 2025.10.14

73. 웃음을 선물해주는 사람들

요즘 컨디션 난조로, 내가 웃을 일이 많이 없어졌다. 이게 다 시험 압박, 대학원 진학 압박 이라고 둘러대고 싶을 지경이다. 부산대 앞에서 토스트를 어느 때처럼, 사먹는데 이모님께서 일부러 말을 거신다. 다정하셔라... 내 나름의 최선의 답을 냈더니, 슬쩍 또 웃으신다. 겨우 오후 1시. 공부하러 가는 길이냐고 묻길래, 용감히 네 라고 외친다. 뭐, 가방에 생물 - 아니 생명과학 책이 들어 있기도 했고. 늦게라도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는 중이라고 고백했더니, 이모님이 이번에는 더 크게 웃으시며,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신다. 뭉클하게 웃고 말았다. 사실은 조금은 눈물이 났다. 참 고마웠다. . 저녁에는 가난한 학생인 탓에, 7~8천원에 해결할 수 있는 녹OO 까지 갔다. 예약 손님으로 자리가..

모닝페이지 2025.10.13

72. 마음이 고장 난 기분

교회에서 좋은 소리들이 들린다. 기도가 좋았다고 했다. 피아노 소리가 듣기 좋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나는 마음이 계속 가라앉는다. 그것은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보다는, 나에 대한 흔들림과 회의감 때문일테지... 약간의 경험이 쌓인 지금으로선, 이럴 때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좋은 날이 또 올 것이라고 믿고, 그저 하루 하루를 사는 것이다. 그렇게 도서관에 또 갔고, 그렇게 또 과학서적들을 빌려왔고, 하나도 모르는 것보다야. 0.1 만큼이라도 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패러데이나 오일러 같은 천재는 아닐테니까. 전혀 아닐테니깐. 살아가는 것이 슬퍼지려 하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말자. 지나간 일은, 그저 잊어버리는 지혜로움에 기대어 보자. 그게 ..

모닝페이지 2025.10.12

71. 게이머 나 - 오랜만이야

의식적으로 게임을 안 한지가 한참 되었다. 1분 1초라도 책을 보고, 열심히 질주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여겨왔다. 사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한참을 살아가는 느낌이었다. 좀 놀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 물론, 개인차가 있다고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도 SNU 나, 의과대학을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어느 의사쌤은, 게임을 잘하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것과 연결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방긋) 하루 잠깐 환기적인 게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대로 말한다면,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는 무례한 적이 많았기에, 그 반성이 여전히 크다. 게임은 그래도, 기계와 노는 것이니깐. 써놓고 보니깐, 어쩐지 씁쓸한 맛도 느껴진다. . 그럼..

모닝페이지 2025.10.11

[피아노 9편] 세 가지 방법, 다정한 음색.

선생님께서 부지런히 먼저 오셨다. 나는 서두른다고 했는데, 겨우 시간에 맞췄다. 빨래에, 설거지에, 분리수거에, 집안일... 휴 ㅠㅠ... 바이엘 진도를 여전히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신다. 드디어 2번째 책 마지막이 보일 정도다. 그 대신에 엄격함은 변함없으셔서, 안 되는 구간은 10번 연습이라고, 콕! 못 박으신다. 휴 ㅠㅠ... 오랜만에 돌아온 어레인지 찬송가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던지, 선생님의 세련된 레슨은 너무 멋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열심히 대안을 생각해가면서, 플랜 A, B, C를 다 마련하셨다. A는 낮은음 자리표를요... 또 B는 이 손 모양 보이죠? 그리고요, 또 이렇게 화음을 눌렀을 때는... 고민하다가 화음을 눌러보기로 한다.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답다..

70. 나에게는 한 때 커다란 꿈이

최유리님의 가사에서 제목을 잠시 빌려왔다. 지금은 작은 꿈이 있다. 하루에 피아노 30분 치기 같은 것이다.매일은 힘들 것 같고, 주 6일 정도? 보기에 그럴듯한 조금 더 큰 꿈도 있다. 1~3년 안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다.솔직히 나는 6개월 만에, 일반 중-고교 6년 과정을 넘어가는 바람에,훗날 여러가지로 고생하고,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또 너무 빠른 성공만이 이어진다면, 그것도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어쨌든 준비는 열심히 해야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하루에 약 1,900, 거의 2천까지 치솟던 인스타그램도,확확 쳐내고, 자르고, 온갖 미친 짓과 어리석은 짓을 한 끝에,방문을 절반으로 줄였다. 정말 다행스럽다. 반성문을 아마 스스로 100장은 썼을 것 같다.그렇게 제..

모닝페이지 2025.10.10

69. 그래도, 공부

서른이 넘어서도,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고 있으면, 대체로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이다. 우와, 계속 하세요! 끝~까지. 엥? 아직까지 공부를 한다고요? 그리고 공부는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게임이다. 그래서 대체로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영역이고.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물론 시험에서 동그라미 많은 것도 해당되는데. 결국, 대학에 가서, 혹은 사회에 나가서도, 무엇인가를 잘하려면, "깊게 생각해보는" 훈련을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시도한 일들 중에 성공한 것은 2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거절당한 일들은 많고, 오해를 샀던 적은 더 많고, 억울한 일들은 겪기 마련이고, 그런데, 그 조차도 하나의 인생 같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은 "긍정성"을 잃지 ..

모닝페이지 2025.10.09

68.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무모함

사실은 단 한 사람의 세상도, 그렇게 쉽게 바뀔리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 라는 아무 생각 없음이, 누군가에게는 "피곤함"으로 쌓여간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배려 라는 것이 참 어렵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 . 이번에 도전하면, 인스타 삼수생이다. 두 번이나 망했던 길을 왜 또 걷느냐고 물으면 할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상처는 여물 것이다. 흉터는 남을 것이다.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 것도 모른 채, 아무 상처 안 받은 채로, 세월만 허비하는 것보다는, 좋지 않았던가. 그렇게 다독여 본다. . 음악을 듣는다. 피아노를 치러 간다. 빨래를 돌린다. 맛있는 식사를 먹는다. 걷고, 운동하고, 책..

모닝페이지 2025.10.08

67. 잘못, 그리고 안녕.

대체로 잘못은 되돌릴 수 없다. 엎질러진 물은 끝내 바로잡을 수 없다. 어머니를 간병하던 30대 시절이 생각난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어머니는 떠났고, 그 슬픔의 흔적은 깊었다. . 서투른 인간관계 능력은 또 다시 탈이 났다. 작은 미소 대신에, 부담스러운 마음을 몇 번이고 만들고 말았다.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헤어짐의 인사를 해야 한다. . 시간여행을 하면, 같은 어리석은 실수를 안 할까? 그저, 최선을 다하다보면 안 되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무례한 삶을, 다르게 말해, 무엇을 모르는 삶을... 마음부터 빠르게 흘러가는 삶을, 이제와 바둑의 복기처럼 하나씩 되짚어본다. . 아무래도 말이 더 줄어들꺼 같다. 벗어나려 애써봤지만, 또 다시 극단적 내향으로 흘러간다. . 사람은 깊고..

모닝페이지 2025.10.07

66. 새벽, 쓸쓸함.

글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좋다지만, 이번 추석 아침은 조금은 쓸쓸한 기분이다. 사람은 정말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것일까?그 조차도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그래.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었으리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열에 한 두 명 정도는 나와는 길이 다른 것이다.받아들이자.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어쩌면. 그래.포기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포기하는게 좋다.내가 노력해서 해봤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잘하자.그것으로 충분하고, 또 충분하다. - 2025. 10. 06. 새벽에 허지수.

모닝페이지 2025.10.06